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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Apr 04. 2024

공투

투자를 하고 싶은데 돈이 없다.

투자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럼 다른 사람과 함께 투자를 하면 되지.

내가 모를 때 잘 아는 사람과 함께 투자하면 되잖아.


흔히 쉽게 접근하는 방법이 이렇게 공동투자를 생각하게 된다. 공투의 장점은 위에 언급했듯이  돈이 없는 소액투자자 입장에서 부동산 투자를 하고 싶은데 돈이 없다. 그런데 투자 경험을 쌓고 싶을 때 공투를 한다.

그리고 투자 노하우를 잘 모를 때 누군가 잘 아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의지하면서  그 사람이 시키는 것만 하면 되기 때문에 내 노력을 크게 하지 않고도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본인 입장에서는 어찌 보면 투자에 지름길이라 생각을 할 수 있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 오랫동안 공부를 하지 않고 고수나  강사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도 투자 경험도 빠르게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글쎄 과연 이렇게 하는 투자가 숏컷일까?

최근에 유투버이자 경매 투자자인 사람이 부동산 법인을 만들었다. 그리고 건물 투자를 공투로 진행했다. 이 분의 이름을 대면 투자자들 세계에서는 누구나 아는 사람이다. 한때 지방 아파트 투자로 시작해 상가 경매 투자를 했었고 상가 강사로 꽤 유명한 사람이다. 이 분은 수익형 투자를 전문으로 했던 사람이라 지난 상승장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리고 뒤늦게 건물 투자에 뛰어들었다. 건물 투자는 투자 단위가 일반 아파트나 상가 투자와 다르게 큰돈이 들어간다. 그래서 공동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대부분 자기 수강생들로 투자자들을 채웠다. 작게는 몇천만 원에서 몇 억까지였다.


물론 그분은 사기꾼은 아니다. 분명히 빌딩을 매입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매도 수익을 어느 정도 예상했고 분명히 선한 의도로 공투를 진행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전쟁으로 인한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시장은 급랭했고 이는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된다.

무려 -80프로 손실을 보게 된다.

다수의 소액 공동투자자들의 피눈물의 댓글이 달렸다.

이분들 대부분은 그 강사의 수강생들이다. 강사 말만 믿고 투자를 했을 뿐인데.

있는 돈 없는 돈 어렵게 끌어다가 투자를 했을 것이다.

투자를 했을 당시에는 아마도 강사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을 것이다. 물론 시장 상황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한치의 의심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전쟁과 고금리의 변수는 어느 누구도 예측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많은 수강생들이 우러러보았던 그 유튜버는 자칫 사기꾼으로 전락하는 신세가 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과연 뭐가 잘 못되었을까?

누가 잘 못했을까?


글쎄 전쟁만 안 일어났고 고금리만 터지지 않았다면 아마도 해피엔딩으로 끝났고 성공적으로 매도를 한 후 축배의 잔을 마시면서 그 강사를 칭송하며 훈훈하게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투자가 성공적으로 끝나고 잘 마무리가 됐을까?

아마도 그 공투가 성공적으로 끝났다면 아마도 더 큰 투자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아마도 이들은 그전에 작은 성공을 맛보았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작은 성공을 신뢰했기 때문에 점점 사이즈가 커져갔을 것이다.


투자라는 것이 도박과 비슷하다.

한번 따 보면 더 딸 수 있다는 착각이 인간의 본능이 밀려온다.

공투는 오히려 더 쉽다. 리더가 있고 그냥 돈만 맡기고 고민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이다.

덧글을 보면 오로지 그 강사가 모든 것을 진두지휘한 것 같다.

지역 선정, 매입, 리모델링 등등.


소액투자자 입장에서는 경험을 해본다고 하지만 그저 나의 자산을 맡기고 수익만 바라보고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되게 쉽다.

지금 보면 공동 투자자들이 그 강사를 비난하고 있지만 그 투자한 사람들도 투자를 쉽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전 재산을 아무 의심 없이 맡긴다?

그렇기에 내가 너무 노력 없이 쉽게 돈을 먹으려고 생각했는지 돌이켜보아야 한다.

과거에 강사와 수강생들의 공투 사례는 굉장히 많았다. 흔히 하는 수법이 수업을 듣고 본인 투자 멤버십을 가입하라고 한다. 가입 조건은 작게는 몇 백만 원에서 몇 천만 원도 낸다. 그렇게 가입하면 강사가 추천하는 물건을 공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럼 손 안되고 코를 풀 수 있다고 착각을 하지만 여기서부터 사고가 터진다.

물론 선의로 하는 사람도 있지만 하다 보면 선의가 사기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 선한 부자 조슈아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강사도 처음에는 경매 강사였다. 하지만 나중에 공투로 수강생들의 돈으로 사기를 쳤다. 당시에 그 카페의 공투 글을 본 세이노님(세이노님의 가르침의 저자)의 이 공투는 사기성이 매우 강하다는 글을 썼고 서로 간의 공방이 있었다. 결국 조슈아는 사기 혐의로 감옥에 가게 된다.

그 사람도 처음에는 카페 이름처럼 선한 부자 즉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파이는 커졌고 사기로 변질되었다.


공투는 어찌 보면 투자의 지름길처럼 보인다.

투자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소액밖에 없는 사람들이 가장 빠르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투자방법처럼 보인다.


하지만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

쉽게 벌려고 하면 쉽게 잃는 법이다.


투자가 그렇게 쉬웠으면 누구나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공투는 한 번은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맛을 본 사람은 계속 묻고 더불로 가다 보면 반드시 잃는 시점이 오게 되어 있고 당신의 눈먼 논을 노리는 사기꾼은 기가 막히게 당신의 그런 조급한 마음을 이용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쉽게 빨리 벌려고 하면 빨리 잃는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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