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머쉬 May 09. 2024

뭐라도 하자




부동산 투자로 부자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거는 투자에 특별히 재능이 있거나 금수저인 사람만 해당되는 거다.

나와는 거리가 멀다.

나는 돈도 없거니와 부동산에 재능이 있지 않다.

따라서 나는 절대 부자는 될 수 없다.

뭐 그렇게 단정 지어서 말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부자가 안될 가능성이 높다.


이 말은 과거 내가 회사에 입사해서 부동산 투자로 부자가 된 사람들을 보면서 처음에 생각했던 선입견이었다. 나는 이미 부자가 된 선배들은 특별한 재능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고 그것도 아니면 투자금이 많이 있어서 쉽게 부자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둘에 해당하지 않고 부자가 된 흙 수저 선배들은 때를 잘 만났기 때문이라고 치부했고 이에 반해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그저 평범한 직장인에 불과하고 이미 때는 지나갔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스스로를 깎아내리면서 자책했었던 적이 있었다.


왜 나의 부모님은 이렇게 가난하게 사셨고 나는 이를 대물림하는가?

나는 왜 부동산 투자에 재능이 없을까

지금 내가 투자를 하려고 하는 이 시기는 부동산이 하락기일까?

나는 과거 내 환경을 많이 탓하면서 투덜투덜 댔던 기억이 난다.

그러면서 꾸역꾸역 투자 공부를 이어나갔고 그러다 투자 수강생 중에 한 분을 만난다.


그분도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항상 수업을 제일 앞자리에서 들으시고  필기를 열심히 하시는 분이었다.

나는 그에게 질문을 했다.

왜 그렇게 열심히 적으세요?

다 프린트에 있는 내용인데요.

아~ 제가 기억력이 좀 없어서요.

잘 까먹어요.


프린트에 있는데요.

그래도 제가 쓰지 않으면 아예 기억이 안 나서요.

나는 그분이 참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자 좀 많이 하셨어요?

저는 요즘 투자할 때가 마땅 치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공부만 하고 있어요.


부동산 경기가 너무 안 좋잖아요.

몇 년 전에 투자한 선배들은 이미 상승장에 다 팔고 현금을 두둑이 확보했다고 하던데

님은 어때요? 나는 투덜대는 말투로 그분에게 마치 투자를 잘 알고 있는 사람처럼 물어보았다.

오래 하셨나요?

아니요. 그렇게 오래 하지는 않고 한 3년 됐어요.

아~ 그럼 투자 선배네요.


그런가요.

요즘 경기도 안 좋은데 할만한데가 있나요?

음.... 네

그래도 열심히 찾고 있고 올해도 3채 정도 매입을 했어요.

어디에 했어요.

음...

그는 지역에 대해 머뭇거린다.

에이 그러지 말고 이야기해주세요.

평촌이요.

거기는 비싸지 않아요?

글쎄요. 비싸지만 잘 찾아보면 그래도 투자할만것들이 있어요.

그리고 어디 가지고 계세요.


재개발 빌라 물건과 오피스텔 등등.. 몇 개 있어요.

많이 하셨네요?

요즘 재개발은 한 물간 거 아니에요?

당시에 뉴타운 바람이 쓸고 간 후 사람들이 재개발에 시들한 때였다.

더군다나 부동산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 더 관심을 갖지 않은  분위기였다.

글쎄요. 안 하는 것보다 좋아지지 않을까요?


언젠가는 되겠지요. 뭐라도 해야지요. 안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서요.

그래도 쉽지 않을 텐데 사서 고생을 하세요

나는 그에게 약간 무례하게 반문을 했다.

과거 저의 아버지가 농사를 지으셨어요.

한 번은 장마로 인해 벼를 심어 놓은 논이 개천의 둑이 터지면서 논이 쑥대밭이 되었어요.


심어 놓은 벼는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자갈과 돌덩이로 가득했지요.

아버지는 망연자실하시면서 멍하니 논을 바라보기를 며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둑을 다시 쌓고 돌과 자갈을 몇 날 며칠을 골라내시더라고요.

당시에 나는 아버지에게 질문을 했어요.

이렇게 해도 내년에 태풍이 오면 다시 둑이 무너지면 헛수고일 텐데 왜 똑같은 일을 하세요.


당시에 아버지는 빙그레 웃으시기만 했었는데.

그 의미를 커서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지금 분위기가 안 좋더라도 뭐라도 계속해서 투자를 해놓으면 어떤 놈은 시세가 그대로인 것도 있겠지만 어떤 놈은 오르지 않을까요? 실제로 제가 투자한 것들이 이 벼농사처럼 그래요. 어떤 놈들은 오를 기미가 하나도 안 보이고 괜히 샀나 후회가 되는 놈도 있는 반면에 어떤 놈은 찔끔찔끔 오르다가 갑자기 확 오르는 것도 있어요.


마치 농부가 씨를 뿌리는 것과 비슷해요.

내년에 태풍이 온다고 씨를 뿌리지 않을 수 없듯이 말이에요.

당시에 그분의 나이는 나보다 열 살 정도 많았던 기억이 난다.


40중반쯤으로 보였다. 당시에 나는 갓 햇병아리 투자자로서 굉장히 그분의 말이 투자를 하면서 오랫동안 뇌리에 박히게 된다. 사실 나도 아버지가 농부셨고 비슷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 뒤로 나는 부동산 경기와 내 자금과 내 실력과 상관없이 뭔가 일을 만들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무조건 된다는 막연한 믿음으로 투자를 이어나갔던 기억이 난다.

살다 보니 운이라는 것은 그저 오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은 하늘에서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나의 과거를 돌이켜보면 나에게도 좋은 운이 올 기회가 참 많았던 기억이 난다.


좋으나 안 좋으나 뭐라도 해야 한다.

안 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매거진의 이전글 내일 할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