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를 사고 싶은데 돈이 없다면...
RR(로얄동 로열층)을 사고 싶은데 죽었다 깨어나도 RR은 살 수 없다. 반대로 어떻게, 어떻게, 대출을 끌어오면 저층은 살 수 있다. 과연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냥 포기하고 돈을 더 모아서 다음에 RR을 살 것인가? 아니면 그래도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하고 못난이 저층을 살 것인가?
투자를 하는 데 있어 이것은 항상 나를 딜레마가 오게 만든다.
RR, 누가 좋은 거 몰라? 사고는 싶은데 돈이 없어서 그런 거지? 그렇다고 못난이 사서 나중에 팔리지도 않으면 어떡해? 괜히 샀네? 후회할 수도 있는 상황이 연출될까 봐. 그렇다면 아예 사지 말고 다른 것들을 고민해 볼까? 그런데 이 단지는 분명 좋은 곳이라 향후 시세 상승이 크게 예상되는데.... 어쩌지 고민되네... 쩝
과거 나는 투자를 한참 열심히 할 때 국민 평형 30평형과 40평형 아파트가 가격이 거의 붙어 있는 시기를 맞게 된다. 그래서 조만간 중. 대형도 오르겠다는 생각으로 시세 조사를 하고 해당 부동산으로 임장을 갔다. 부동산 사장님이 몇 개의 물건을 보여주셨고 RR 물건을 찾게 된다.
당시만 해도 투자를 많이 한 상태여서 자금 여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이 물건을 꼭 사고 싶었다. 왜냐하면 투자금이 7천만 원이면 45평 로열층을 살 수 있었고 지금이 가장 바닥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당시에 7천만 원이 있었냐고? 물론 없었다. 매매가 4.7억, 계약금 10프로도 걸기 힘든 상황이었다. 나는 어떻게, 어떻게 해서 5프로인 2천 5백만 원으로 계약을 하고 잔금을 네 달 뒤로하기로 했다. 네 달이면 어떻게든지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부동산 사장님이 진짜 저렴하게 나와 있는 물건이 있는데 저층을 은근히 추천을 했다.
매매가 4.4억인데 주인이 나가면 4억에 전세를 세팅해 준다는 것이었다.
4천만 원만 들어가면 45평을 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2층이었다. 말 그대로 못난이였다. 보통은 투자금이 7천만 원 이상 들어가는데 4천이면 살 수 있었다. 그런데 2층? 그렇다고 4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집에 돌아와 계속해서 이 못난이 물건이 내 생각에 밟혔다.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돈도 없는데... , 사도 안 오르면 어떡하지?, 사지 말까?
내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과거 이런 저층 투자를 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에라 모르겠다' 더 이상 떨어지기는 힘들 거야 생각을 하고 사장님에게 전화를 걸고 돈이 없어서 그런데 계약금 3프로만 하면 안 되겠냐고 하고 잔금은 6개월 뒤에 하는 것으로 해주면 하겠다고 사장님에게 쇼부를 쳤다. 당시에 7~8년 동안 침체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집주인들은 어떻게든지 집을 팔고 싶은 생각이 간절한 상황이라 이런 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 주었다.
과연 나는 두 채의 45평 아파트의 잔금을 치를 수 있었을까? 내 수중에 3천만 원이 전부인 상황에서 미친 선택을 한 후 나는 계약금을 5%, 3% 프로 송부 후 새벽이 되면 자연스럽게 미라클 모닝이 되었다.
어떻게 잔금을 치르지? 할 수 있을까?
나는 대출 브로커들에게 계속해서 전화를 돌렸다. 그렇게 며칠을 수소문한 끝에 마침내 내가 원하는 대출을 맞출 수 있었다.
다행히 잔금을 칠 때 즈음 집값이 조금 올라가서 담보가치 상승으로 정말 어렵게 맞췄다.
RR 물건은 신용대출을 활용해 7천만 원으로 전세 끼고 매입, 못난이는 백 프로 대출로 잔금을 치게 된다.
그리고 집주인이 나간 후 나는 RR 물건은 전세를 주었고 못난이 아파트는 셰어하우스를 만들었다.
당시에 너무나 돈이 없었기에 인테리어는 꿈도 꾸지 못했다. 대충 홈스타일링 정도에 중고 사이트에서 집기류를 사서 세팅을 했다. 방 4개, 침대가 9개를 넣어서 세팅했다. 시작하기 전에 예상 총매출은 360만 원, 이자로 150만 원 지출, 관리비 빼고 나니까 얼추 200만 원이 고정수입이 나오는 구조였다. 계산상으로 그렇다. 하지만 코로나가 터지면서 학생들이 학교를 가지 않으면서 수익률은 급격히 안 좋아졌다가 코로나가 풀리면서 만실을 다시 채웠지만 금리 상승으로 수입이 급격히 줄었다. 그리고 최근에 대출을 갈아타면서 수익률이 조금 올라간 상황이다.
이것도 작은 사업이다. 계획은 계획일 뿐, 현실은 냉혹하다.
그렇다면 지금의 시세는 어떨까? RR 물건은 9억 초반의 시세이고, 못난이는 7억 중반이다.
그때 3천만 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는데 1.5억 차이가 났다.
단순 결과만 보면 그때 더 미친척하고 둘 다 RR을 샀어야 했는데 후회가 들었다. 그런데 둘을 사기에는 1.4억이 있어야 했고 둘 다 욕심을 냈다면 하나는 포기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저층을 선택해서 내 돈 하나도 안 들어가고 대출로 산 물건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매달 임대료가 나온다. 말 그대로 내 돈이 하나도 안 들어간 상태에서 150만 원 이상이 나오고 있고 시세는 3억이 올랐다면 이보다 좋을 순 없다.
못난이를 산 것은 후회는 없다. 당시에 RR을 살 돈은 죽었다 깨어나도 없었으니까 하지만 사람인지라 뒤늦은 아쉬움은 있다. 더 대출을 해서라도 RR을 샀으면 좋았을 것을.... 더 대출할걸....
RR은 전세 끼고 투자금 '7천만 원'
못난이는 (대출+신용대출) 투자금 '0'원
당신이 집을 산다면 무조건 RR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돈이 없어서 못난이를 살 정도 밖에 안되지만 못난이는 싫어서 사는 것을 포기하는 것보다 그래도 사는 것이 더 나은 선택될 수 있다.
RR 만큼은 오르지 않지만 어찌 됐든 오른다. 안 산 것보다는 100배 낫다. 오히려 단순 수익률만 생각하면 못난이가 훨씬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시세가 더 벌어지는 것을 보면 그때 조금 더 무리했었어야 하는 아쉬움은 있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