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머쉬 Aug 14. 2024

싸게 팔고, 싸게 사자

직장인이 부동산 투자를 하는 데 있어 방향은 크게 두 가지 방향이다. 똘똘하지는 않지만 가성비 있는, 저평가 되어 있는 주택을 다수 투자하는 방법과 아니면 똘똘한 한 채를 사서 몇 년에 한 번씩 갈아타면서 빠르게 상급지로 옮기는 전략이다.


둘 중에 어떤 것이 정답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글쎄  오랫동안 투자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정답은 없다. 상황, 시기, 자기의 주어진 조건, 관심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이다. 필자 같은 경우는 워낙 돈이 없이 시작하는 경우였고 부동산 경기가 활황을 지나 불경기로 접어들 때였다. 그리고 경매로 시작한 선배들이 싼 물건, 저평가 물건을 다수 확보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나 또한 자연스럽게 그 전략을 따라갔다. 그러면서 내가 살고 있는 집, 즉 깔고 앉는 비용을 최소화해서 저평가 물건을 다수를 사기 위해 노력했었다.


이렇게 한 결과 다수의 주택을 투자를 할 수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수익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좋은 집이 아니기 때문에 가족들의 삶의 만족도는 현격히 떨어졌다. 투자 초기에 나는 15평 빌라에서 7년을 아이 둘, 그리고 아이들을 봐주는 장모님까지 함께 살아야 했다. 미래에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부푼 기대감으로 투자를 시작했지만 7년여의 생활 동안 자산은 늘었지만 피부로 느끼는 주거의 삶은 개선되지 않았다. 즉 사이버 머니만 증가했을 뿐 실질적인 체감 지수는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다수의 주택을 투자를 하는 대신에 똘똘한 한 채 전략 투자를 하는 경우는 어떨까?

나름 특정 지역에서 똘똘하다고 생각하고 대장 아파트를 산다. 주변 아파트 대비 대장 아파트다 보니 오름 폭도 커서 나쁘지 않다. 주거환경도 대장 아파트다 보니 가족들의 만족도도 높다. 그런데 이 한 채 가지고는 자산을 불리기에는 한계를 느낀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대장 아파트이지만 더 좋은 상급지와 비교하면 오르는 폭도 너무 작다. 막상 이사를 결심하고 상급지로 가기 위해 매물을 내놓지만 잘 팔리지 않는다.


왜? 내가 원하는 가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급지로 가려고 하는 곳은 하루가 다르게 오른다. 마음이 조바심이 난다. 어떻게 하지? 안 팔린다. 이 물건이 팔려야 상급자 물건을 볼 수 있는데...


실제로 직장인 동료 중에 한 분이 이런 고민에 빠져 있었다. 서울 상급지로 가고 싶은데... 현재 거주하는 곳이 팔리지 않아서 고민이라는 것이었다. 그 친구가 나름 역세권에 좋은 호재가 있는 곳에 살고 있고 동과 층이 RR 물건이었다. 시세를 보니 약간 비싸게 내놓은 것 같았다. 나는 과감하게 5천을 싸게 내놓으라고 했다. 그러면 당장 팔릴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친구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나는 여기를 싸게 파는 대신에 이사를 가고 싶은 곳을 싸게 사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오르는 폭을 봤을 때 상급지가 더 많이 오를 것이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확실히 상급지 상승폭이 크기 때문이었다.


몇 주가 지난 후 그 친구는 몇 천만 원을 싸게 내놓았고  마침내 거래가 되었다.

그리고 이사를 가려고 하는 상급 지를 급매로 매수를 했다.

몇 달이 흐른 후 매도를 했던 아파트는 오히려 더 떨어졌고 새로 매수를 했던 상급 지는 1억이 올랐다고 한다.

사람의 심리가 내 물건은 비싸게 팔고 새로 사는 물건은 싸게 사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시장은 내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이럴 때는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특히나 똘똘한 한 채 전략을 가져갈 때는 더더욱 그렇다. 내가 가진 것을 싸게 던지고 새로 살 물건을 싸게 사는 것도 투자를 하는 데 있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