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에 익숙해져라.
혼자 있을 때 나의 주관적인 명확함이 발현된다.
한국 사람들은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고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
왠지 어떤 무리에 들어 있지 않으면 본능적으로 신변에 위험을 느끼고 불안해한다.
그렇다 한국 사람들은 무리 지어서 살아온 농경민족의 후손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이런 본성은 산업사회로 변모해도 그 습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회사에서도 왠지 함께 일을 해야 하고 함께 식사를 해야 하고 함께 술을 먹어야 하는 것이 한국인 오랜 습성이 되어 왔다.
그 습성을 반증하는 속담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함께 산다", " 우리가 남이가" 등등 무리 지어 살아야 생존할 수 있다는 의미가 유구한 세월 동안 내려져 오고 있었다.
그런데 전쟁 때도 바꾸지 못했던 습성이 코로나가 발발하면서 그 짧은 2년 안에 모든 것이 바뀌게 되었다. 모임을 금지하고 회식을 못 하게 했으며 심지어 출근도 등교도 못하게 되는 상황이 되면서 한국 사회의 뭉치는 문화가 하루아침에 개인주의 성향으로 변하게 되었다.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다 죽어', 우스개 짤처럼 바뀌었다. 회사에서도 항상 팀끼리 같이 밥 먹는 문화가 사라졌다. 퇴근 후 함께 왁자지껄 술 먹는 문화가 사라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점심도 혼자 먹고 퇴근 후 술도 혼자 먹는 '혼밥', '혼술' 문화가 도래했다. 그렇게 혼자 밥 먹는 것이 끔찍이도 싫어했고 혼자 식당 가서 술 먹는 것을 무슨 큰일이 일어난 것처럼 싫어했던 한국 사람들이 혼자 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문화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투자는 어떨까? 투자는 여전히 '함께'하는 속성이 강하다. 회사에서 아무개가 집을 사서 돈을 벌었다고 소문이 나면 너도 나도 그럼 나도 해볼까, 요즘 00펀드가, 미국 주식이, 브라질 펀드가 등등이 뉴스에 나오면 사람들은 그리로 몰려든다. 집값이 떨어진데 하는 말이 돌면 우르르 매도 분위기가 형성되고 오른 데라는 말이 돌면 갑자기 매수세가 살아난다. 여전히 사람들은 분위기 즉 흐름에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 흐름에 함께 할 때 여전히 사람들은 안정감을 갖는 것이 여전히 투자에 있어서는 남아 있다.
물론 나 또한 과거에는 그랬다. 나도 부동산이 상승하는 막바지에 너도나도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을 보고 시작을 했고 나도 그들처럼 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으로 군중심리로 시작을 했다. 하지만 철저하게 실패했다. 그 흐름 즉 대중이 원하는 방향과 함께 흘러가는 것은 그저 대중 중에 한 명 밖에 될 수 없다는 것을 어느 시기에 알게 되었다.
그것은 부동산 투자 공부를 시작하면서 뒤풀이로 부동산으로 돈을 번 고수들과 뒤풀이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임장도 함께 하고 투자도 함께 하는 것이 왠지 안심이 되고 불안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던 때였다. 그런데 그 선배는 무리 지어 다니는 것을 누구보다 싫어했다. 항상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임장도 혼자 다니며, 식사도 혼자 하고 심지어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도 혼자 했다. 나는 그 이유가 궁금해서 마지막 종강 때 억지로 참석한 그 선배에게 물어보았다.
본인도 왜 그렇게 되는지 딱히 설명은 못하겠지만 아마도 시작은 돈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사람 만나는 것을 줄였다고 한다. 본인도 직장인으로 술 먹고, 유흥을 즐기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투자를 하면서 바뀌었다고 한다.
퇴근 후, 주말에 사람들을 만나면 임장을 갈 시간이 줄어들고 그리고 쓸데없이 돈을 써야 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시작한 혼자 임장 가서 혼자 부동산을 둘러보고 그리고 끝나면 혼자 밥을 먹고 집에 와서 혼자 정리하는 시간이 습관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혼자 시간을 지내다 보니 쓸데없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본인이 공부한 기준으로 투자를 하게 되었고 그것이 결과로 나오면서 이제는 혼자 하는 것이 굉장히 편하고 익숙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남으면 책을 보게 되고 혼자 운동을 한다고 한다.
당시에는 나는 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때는 나는 평범한 대한민국 직장인으로 함께 하지 않으면 불안함이 몸에 배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5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모르게 내가 그 선배처럼 되어 있었다. 혼자 하는 것에 그 누구보다 익숙해 있다. 오히려 함께 하는 것이 더 불편해져 버렸다. 투자를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친구들 만나는 것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주말에 우르르 몰려 놀러 가는 것이 없어졌다. 퇴근 후 술 먹는 것들이 줄어들었다. 점점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그 빈 시간들은 투자와 독서, 아침 글쓰기 그리고 운동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혼자 임장을 다닐 때 투자에 대한 방향이 명확해진다.
혼자 달리기를 하고 있을 때 정신이 맑아진다.
혼자 새벽에 일어나서 책을 읽을 때 생각이 집중된다.
나의 삶은 혼자 있는 시간으로 채워져버렸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