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잘하면 부자가 될까?

by 머쉬


우리는 어려서부터 가장 중요하게 부모님에게 배우는 것이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것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 선생님에게, 친구들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성격이 안 좋아도, 사회성이 떨어져도, 공부만 잘한다면..


48의 나이가 되어 보니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정확히 회사에 입사까지다.

어느 정도 회사에 입사하는 데 있어 학교 성적은 중요하다. 하지만 회사 생활을 하는 것은 어쩌면 정말 다른 이야기이다.


물론 처음에는 고학력자, 좋은 대학 출신들이 조금 더 쳐준다. 하지만 직장 생활은 끊임없는 사람들과의 관계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의 이익도 챙겨야 하지만 무엇보다 팀의 실적 나아가 회사라는 공공의 이익의 관점에서 접근하다 보면 아무리 공부만 잘해서는 수많은 사람들과 엮여 있는 밀림 같은 조직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을 때가 많다.


어쩌면 조직에서는 공부 잘하고 똑똑한 사람보다는 상사의 말을 잘 듣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 더 빨리 성장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즉 일정 부분 관문을 통과하는 데 있어 성적은 중요하지만 그 관문을 지나고 나면 공부하는 능력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다.


나는 투자를 하면서 공부를 잘하는 것과 부자가 되는 것은 과연 관계가 있을까를 고민하게 된다.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서 좋은 회사를 들어가는 것 까지는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 즉 중산층 반열에 오를 수는 있을 것이다. 중산층이라 하면 서울에 30형 때 아파트를 가지고 있으며 연봉 8천만 원 정도의 소득 정도가 이에 해당될 것이다. 아마도 대기업 정도 들어가면 이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게 따지면 내 주변 사람들이 다 중산층에 해당될 것이다. 그럼 그들은 과연 성공했을까? 가끔씩 그들에게 너는 성공했다고 생각하니 물어보면 대부분 사는 게 힘들다고 한다. 월급이 작은 것은 아닌데, 아이들 교육비, 아파트 대출비를 제외하면 빠듯하다는 것이다. 즉 부족한 돈은 아니지만 저축을 하기가 쉽지 않으며, 그 월급으로 투자를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과연 그들은 공부를 못했을까? 그래서 힘든 삶을 사는 걸까? 아니다. 그들은 진짜 열심히 한 사람들이다. 회사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이 명문대학교 출신이 많다 그리고 최고의 학과와 학교를 졸업한 친구들이 많다. 그들이 현재 이 위치까지 올려고 얼마나 노력을 했을지 상상이 간다.


하지만 현실은 그들을 보고 있으면 일에 찌들어 있고 매일매일이 불만투성이이다. 나름 잘나간다고 하는 친구들도 보면 불쌍할 정도로 일에 파묻혀 있다.

최근 회사 동료들과 퇴근 후 술을 한잔하게 되었다. 한 친구는 나름 회사에서 메인 프로젝트로 작년 한해 엄청 고생하며 힘들게 일을 했다. 나름 PL로서 멤버들을 다독거리면서 상사들의 수많은 주문을 다 받아내고 정말 안쓰러울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성과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한 친구가 그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다. 그래서 인센티브 얼마 받았어?

음 800백만 원, 세금 40프로 떼니까 500만 원 정도밖에 안되네 하는 것이다.

다른 한 친구가 고작 그것밖에 안돼. 그렇게 고생하고 팀장한테 그렇게 개 욕먹고 멤버들에게 치이면서..

한 결과가 고작 그거야.


그 친구는 정말 좋은 대학을 나왔고 졸업할 때도 수석으로 졸업까지 한 엘리트였다.

아내도 행시를 졸업한 고위 공무원이다. 스펙만 보면 중산층의 표본이지만

현실은 강북 끝자락에 복도식 25평형에 살고 있다.

내가 30평형 계단식으로 이사를 가라고 해도 이제는 30평형이 너무 올라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한다.

너는 아이가 둘이나 있잖아. 그리고 장모님도 함께 있고 힘들지 않아?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참을만하다고 하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나는 그 친구에게 과거 몇 차례 이사를 가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돈도 없고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내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이 친구는 나보다 훨씬 좋은 대학교를 나왔으며 훨씬 똑똑한데 경제관념에 있어서는 잼뱅이였다.

오로지 회사일만 목매달고 열심히 하는 전형적인 우리나라 범생이 직장인 것이다.

그렇게 술을 짧게 한잔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교육이 무섭구나.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지만 자본주의에서 자본가로 사는 법을 배우지 않고 자본주의 사회의 바른 노동자가 되기 위한 교육만 배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직장인으로 살아갈지, 그리고 회사를 위해 내가 희생할지에 대한 교육을 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게 한다.


몇 달 전에 나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다. 지인의 회사의 직원이 가족과 점심을 단란하게 먹고 회사로 돌아가 회사 사옥에서 떨어져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회사는 우리나라 최고의 IT 회사인데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얼마 전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자동차 회사에서 일하는 디자이너가 자살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친구도 디자인에 대한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시달리다 가족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같은 디자이너로서 그 심정이 너무나 헤아려진다.


과연 이들이 공부를 못해서일까? 열심히 살지 않아서 일까?

아마도 그들은 누구보다 공부를 잘했을 것이며, 우리나라 교육을 제대로 받은 최고의 엘리트 출신들일 것이다. 우리는 자본주의에 살고 있지만 자본주의 속성을 모르고 있다. 그저 열심히 공부하는 것, 열심히 일하는 것이 최고라고 어려서부터 우리는 그렇게 교육받아 왔고 우리 자녀들에게 똑같이 교육하고 있다.


과거 자본주의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부를 가진 거대 자본가가 자기들의 부를 유지하고 번창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가 필요했고 그래서 학교가 설립되었다는 것을 어느 책에서 보았는데 어쩌면 우리는 여전히 그런 시스템 속에서 좋은 노동자로의 교육만 받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도 두 아이를 가진 아빠로서 마냥 아이들에게 공부만 열심히 하라는 이야기를 더 이상 할 수 없는 세상이라는 것을 투자를 하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더 이상 노동자, 직장인의 교육이 아닌 투자가, 자본가, 경영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빠로서 고민하게 된다.


머쉿게 살고 싶은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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