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한글에 예술적·실용적 가치를 더한 특별전 열려

by 모니카

한글날 맞아 파리에서 한글 특별전 개최

한글에 예술적, 실용적 가치를 더해

한글 강좌 수요는 점점 증가 추세


10월 9일 한글날을 맞이해 프랑스 파리에서 한글 특별전이 열렸다. 프랑스에서는 한국어의 위상이 어느 정도이며, 프랑스 사람들은 한글을 어떻게 생각할까?


파리 8구에 위치한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은 해외문화홍보원 창설 50주년을 맞아 국립한글박물관과 협력해 진행하는 <한글디자인: 형태의 전환>전을 9월 22일부터 11월 12일까지 한국문화원 제1전시실에서 개최한다.


9e22df7a-7296-4735-8985-c5ad823eaeb9.png

◆전시회 입구에 있는 한글 특별전 포스터 ©모니카 박


이번 파리 전시는 2016년부터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글실험프로젝트’의 세 번째 시리즈이다. 한글 원리와 조형성에 대한 기초 연구를 바탕으로 주제와 대상을 새롭게 발굴해 한글 디자인 문화의 지평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



디자인 예술 현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20여 팀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한글의 형태가 가진 상징성을 넘어 실용 디자인 소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표적인 예로 훈민정음 28자의 형태를 기본적인 구조로 삼아 의자, 탁자, 옷걸이 등의 가구로 만든 작품 ‘자음과 모음의 거실’(박길종 작가)이 있다. 한글 형태를 가구로 만들어 일상 생활 속에서 한글의 미적 가치를 자연스럽게 느끼길 기대하는 것이 작품 의도이다.



d540a6d2-6346-47b6-b22e-46d81fdd36e4.png

◆자음과 모음의 거실(박길종 작가) ©모니카 박


한글을 패션 분야에 접목하기도 했는데, 김지만 디자이너는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를 주제로 태깅(Tagging, 표식을 남기는 행위)을 디자인하고 옷에 그래픽으로 표현했다. 이는 다양한 소재를 혼합 배치해서 한글 그래픽이 일상복에서도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7ca17a95-577d-4276-8b63-1de2efe77d36.png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김지만 디자이너) ©모니카 박



이번 전시에서는 프랑스 대표 브랜드 샤넬이 기증한 ‘샤넬 한글 재킷’도 전시 중이다. 2019년 세상을 떠난 샤넬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2015년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에서 열린 ‘한복에 대한 오마주’를 주제로 한 패션쇼에서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자"라며 조형미를 극찬한 바 있다. 2018년 프랑스 국빈 방문 시 김정숙 여사가 착용해 다시 한 번 화제가 된 한글 트위드 재킷을 이번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다.


a5bdc580-2976-4b41-b2ff-782923e74ce0.png

◆샤넬 한글 트위드 재킷. 자세히 살펴보면 서울, 코코, 샤넬 등의 한글이 직조돼 있다. ©모니카 박



지난 7월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된 <한국: 입체적 상상>전에 출품된 미디어 아티스트 태싯그룹(Tacit Group)의 ‘모르스 쿵쿵(Morse ㅋung ㅋung)’도 개막 3일 동안 전시했다.


필자는 한글 특별전을 관람하고 주프랑스한국문화원 이성은 홍보 담당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55f28b7e-5deb-4248-9a4a-e52acadb838c.png

◆주프랑스한국문화원 이성은 홍보 담당 ©모니카 박


Q: 이번 전시는 어떤 기획 의도와 취지를 담고 있나요?


한글이라는 글자가 외국인들에게는 심미적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글이 단순히 언어의 기능뿐 아니라 조형미라는 예술적 가치를 넘어 일상생활 전반에 실용적으로 다양하게 쓰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요. 한글을 의류 및 가구 디자인에도 적용시키는 등 산업 디자인 측면에서 다양하게 쓰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한글이 지닌 혁신과 창의성, 한글 조형의 미래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Q: 한국문화원에 한글 강좌가 있던데 이는 어떻게 진행되며 현지 반응은 어떤가요?


올해 수강신청에는 600명 이상이 몰려 역대 최고치인 3:1의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이와 같은 높은 수요를 따라가기 위해 수강인원을 대폭 늘려서 이번 가을 학기에는 총 450여 명이 한국어 강좌를 수강할 예정입니다.


추가적으로 말씀드리면, 한국어 강좌 수요가 늘어 기존 14개 반이었던 한국어 강좌를 18년 가을학기부터 16개로 확대했습니다. 지방에 거주하거나 직장 및 학교 수업으로 오기 힘든 현지인들을 위해 2020년 가을학기부터는 온라인 강좌 2개 반을 개설해서 현재 총 18개 반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문화원에서 다양한 한국 문화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던데 어떤 것들이 있나요?


문화교실 프로그램에는 한식, 한국화, 한글서예, 도자기, 한국무용 등 다양한 아뜰리에가 있는데 모두 인기가 높습니다.


BAÏKA라는 만 8세~12세 대상 프랑스 어린이 분기별 잡지가 있습니다. 여행, 세계 국가 및 문화적 다양성에 대해 소개하는 잡지인데 마침 이번 호는 한국이 선정돼 한국 문화 전반에 관한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한국문화원과 협업해서 제작했습니다.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은 프랑스 전역에 한국 및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여러 기관과 협업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한국이라는 나라를 자연스럽게 알 수 있도록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도 다각도로 개발 중에 있습니다.



53e80141-be37-49c0-8b63-d75a9e975b06.png

◆프랑스 어린이 잡지 BAÏKA 이번 호에 한국이 소개됐다. 단군 신화, 민성이와 함께하는 한국 여행, 제주 해녀 등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니카 박


이날 전시 현장을 찾은 리마(Lyma, 23) 씨는 어제에 이어 오늘 두 번째로 한글 특별전을 찾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현재 소르본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 석사 중인 그녀는 한국어가 좋아서 소르본 대학에 개설된 한국어 수업을 2년 동안 들었다고 했다.


이번 가을학기부터 한국문화원에서 진행하는 한국어 수업도 들을 예정이라고 했다. 가방에서 한국어 책을 꺼내 보여주며 “한국어는 매우 우아하고, 아름다운 언어예요. 한글은 심미적으로도 매우 뛰어나며 글자 모양이 귀여워요.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어렵지만 재미있어요”라고 말했다.


어릴 적부터 한국 드라마 ‘대장금’을 보고 한국이란 나라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다며 수줍어하는 듯한 그녀에게서 한국 및 한국어에 대한 관심과 깊은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f10c2e43-b8d9-434a-aab2-c35567750d76.jpg

◆평소 가방 속에 들고 다니며 한국어 공부를 한다는 리마(Lyma) 씨가 한국어 책을 보여줬다. ©모니카 박


한글 특별전에서는 어린이 및 청소년 관객 대상 교육 프로그램과 관람객 참여 워크숍도 진행된다. 지난 9월 29일에는 대학생들이 전시회 관람 후 문화원에서 진행된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해 한국 문화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e4db1de6-d863-4b13-a486-fbed8adc6ec6.png

◆프랑스 대학생들이 한글 전시 교육 프로그램에 단체로 참여해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주프랑스한국문화원


323f1c48-a2f3-46e9-bdb1-c22b7e1a9875.png

◆프랑스 대학생들이 전시 관람 후 강의실에서 한국 문화에 대해 배우고 있다. ©주프랑스한국문화원


필자도 이번 한글 특별전을 통해 평소 사용하는 한국어가 심미적, 예술적, 실용적인 측면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불어 한글 강좌 신청 인원을 듣고 프랑스인들의 한국어를 향한 배움의 열기가 뜨겁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다가오는 한글날을 맞이해 한글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며, 한글이 전 세계에 더욱 퍼져나가 한국어 및 한국 문화가 지구 곳곳에 널리 알려지기를 기대한다.


[EBS 글로벌 뉴스에 게재되었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새 학기와 함께 시작하는 프랑스 학교 급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