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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니카 Oct 18. 2021

라 퐁텐 우화 2

라디오 프랑스

2주 연속으로 라 퐁텐 우화 연극을 보러 갔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올해가 정 드 라 퐁텐(Jean de la Fontaine) 탄생 400주년이기 때문에 곳곳에서 라 퐁텐 우화 관련 어린이 연극을 많이 하는 것 같다.


10월 16일 오후 2시 반 시작인데 아침부터 마트에 온 가족이 다녀오느라 분주한 아침을 보내고 점심까지 든든히 챙겨 먹고 나니 오후 시간이 많이 빠듯했다. 늦을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라디오 프랑스 건물 입구에 도착하니 딱 2시 반이 되었다. 아이들 연극이라 그런지 늦어도 들어가게 해 주었다. 예전에 조성진 피아노 콘서트가 생각났다. 샹젤리제 극장에서 하는 독주회에 조금 늦었는데, 얄짤 없었다. 피눈물 흘렸던 그 당시만 생각하면...ㅠ 피아노 연주회이니 그만큼 조용히 해야 하는 것이 맞다. 어린이 연극은 연극 도중에도 시끌벅적하니 여유 있게 들여보내 주는 것 같다. 


바이올린 연주자 2명이 클래식 음악을 연주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남자와 여자 2명은 라 퐁텐 우화 중 유명한 이야기 4가지를 아이들에게 들려주었다. 생각보다 대단한 것은 없었다. 조금 지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침부터 바빴던지라 컨디션도 좋지 않은 탓도 있으리라... 이야기를 화면에 비춰주고 바이올린 음악이 간간히 흐르고... 그래도 이것을 보러 온 관객은 홀은 꽉 다 찰 정도로 많았다. 



까마귀와 여우, 토끼와 거북이, 개구리와 황소,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는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이 이야기를 들려주며, 바이올린 클래식 음악이 연주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끝나고, 출연자 여성분과 함께 사진도 남기고, 라디오 프랑스 건물도 구경하였다. 라디오 프랑스는 1975년 1월 6일 설립된 프랑스 국가 소유 회사로 프랑스의 라디오 방송국, 음악 그룹, 음반 및 음악 출판 등을 관리한다. 이곳 건물에서 유명한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등 뮤지션들의 연주도 종종 한다. 예전에 피아니스트 조성진 씨가 이곳 라디오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3대 오케스트라로 매우 유명하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최초 동양인 악장으로 뽑힌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 씨가 현재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악장으로 있다. 


조그만 수첩을 나눠주는데, 집에 가서 아이와 함께 퀴즈로 된 수첩을 풀어보았다. 생각보다 아이는 재미있어했다. 음악, 악기, 이야기 등 교육적인 내용이었는데 재미있게 퀴즈로 담아내어 아이가 흥미를 느꼈다. 어릴 적부터 음악, 예술, 문화와 친근해지는 좋은 방법이다. 


2주 연속으로 라 퐁텐 우화 연극을 보면서 느끼는 점은 한국에 비해 고전적이고, 아날로그적인 부분이 많은 것 같다. 한국은 현대적이고, 세련되고, 소품이 모던한 반면 프랑스는 올드한 느낌이다. 코로나 이전에 피노키오, 백설공주 등 연극을 보러 갔었는데 그때도 전반적인 분위기, 소품, 의상 등이 올드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프랑스 파리에는 연극을 하는 극장이 곳곳에 많이 있다. 소극장이 많다. 프랑스인들은 어릴 적부터 아주 화려하지는 않지만 고전미 농후한 어린이 연극을 즐겨보며 자라는 것 같다. 기뇰(Guignol)이라 불리는 끈을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을 직접 인형을 조종하는 인형극도 공원에서 천막을 쳐놓고 많이 한다. 21세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올드한 천막과 의자와 인형극임에도 주말이면 많이 아이들과 부모들이 인형극을 보러 몰려든다. 

개인적으로 아날로그 하고 올드한 프랑스 연극이 싫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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