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을 구매하고 미술 시장을 경험하는 파리 학생들

by 모니카

현대 미술 시장에서 젊은 층의 미술품 구매 수요 높아

'학교에서 예술 작품을' 프로그램은 어린 시절부터 현대 미술과 친숙해지는 계기 마련

'젊은 수집가'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 미술 시장을 실제로 경험해 보는 파리 중학생들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파리 그랑팔레 에페메르(Grand Palais Éphémère)에서 개최된 제47회 국제현대미술 박람회(FIAC)에서 각 갤러리와 경매장은 20~40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르몽드(Le Monde)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에 참여한 템플론(Templon) 갤러리는 젊은층 고객에게 전시 작품을 이메일로 미리 보냈고, 젊은이들은 스마트폰을 주시하고 있다가 원하는 작품이 나오면 수만 달러 또는 수십만 달러를 거침없이 지출했다.


온라인으로 미술품을 구매하는 디지털 플랫폼인 아트스퍼(Artsper)에 따르면, 1980년에서 2000년 사이에 태어난 젊은이들이 다른 연령층보다 예술 분야에 돈을 더 많이 지출한다.


지난 9월에 발행된 아트 바젤(Art Basel) 및 UBS 보고서는 20~40세 미술품 수집가의 35%가 재산의 30% 이상을 예술품에 지출하며 이는 베이비붐 세대(전쟁 후 베이비 붐의 사회적 경향에서 태어난 세대)의 두 배에 해당되는 수치라고 밝혔다.


파리시가 운영하는 '현대 미술 기금-파리 컬렉션(Fonds d'art contemporain - Paris Collections)'은 2009년부터 '학교에서 예술 작품을(Une œuvre à l'école)'이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함께 성장하는 예술(L'art pour grandir)'이라는 파리시의 문화·예술 교육 이니셔티브의 일환인데, 파트너십을 맺은 학교에 1년 동안 파리 컬렉션이 보유한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학생들이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일상에서 현대 미술을 쉽게 발견하고 탐색할 수 있다.


전시된 작품의 예술가를 직접 만나는 시간도 마련돼 학생들은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 호기심, 감수성을 개발하고 시민의식과 공동체 의식도 함양할 수 있다.


건축, 조형, 설치 미술, 회화, 조각, 사진, 비디오, 공연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재미와 실용성을 결합한 작품 중심의 교육 워크숍 등도 학교에서 열도록 해서 학생들이 다양한 예술 교육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파리에 있는 어린이집, 유치원, 초중고 등에서 파리 컬렉션이 보유한 39명 아티스트의 40개 예술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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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10구에 있는 포부르 생드니(Faubourg-Saint-Denis) 초등학교에서 현대 미술가 다니엘 쉬이예(Daniel Schlier)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파리 시청


2020년 새 학기부터 '현대 미술 기금–파리 컬렉션'은 '젊은 수집가(Jeunes Collectionneurs)'라는 새로운 예술 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파리에 있는 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데 첫 시범을 보인 중학교는 파리 13구에 위치한 에바리스트 갈루아(Collège Évariste Galois)이다. 향후 약 10개의 중학교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예정이다.


2년에 걸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첫해는 전문가와 함께 미술관을 방문해서 현대 미술 시장을 이해하고 관련 직업을 탐색하게 된다.


그다음 해에는 학생들이 예술 시장에서 직접 활동을 해본다. 파리에 있는 현대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한 뒤에 실제 작품을 구매하는 과정까지 이뤄진다. 이를 통해 작품 분석 능력, 비판적 사고, 거래 협상 기술을 배우고, 향후 직업 모색과 선택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한다.


이때 수집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은 파리 컬렉션에 포함돼 해당 학교에서 2년 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학생 및 가족에게 대여 가능하다. 이후에 작품은 파리 컬렉션에 반환된다.


이러한 일련의 교육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현대 미술 현장을 더욱 실질적으로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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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a 갤러리(gcagallery) 설립자인 죠프아 조쏨(Geoffroy Jossaume)을 만나서 강의를 듣고 있는 젊은 컬렉터들 ⓒ파리 시청


이처럼 '현대 미술 기금–파리 컬렉션'의 예술·문화 교육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어릴 때부터 현대 미술을 쉽게 접하고, 실제 미술 시장에서 직접 거래 활동을 해 볼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며 미술 시장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돈이 많거나 나이가 많아야 그림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젊은 층도 적당한 가격의 미술품을 쉽게 구매하는 시대가 됐다.


어린 시절부터 모든 사람이 예술·문화에 접근하는 것이 파리 문화 교육 정책의 주요 목표이다. 학교에서 현대 미술을 거부감 없이 친숙하게 받아들이고, 중학생이 되면 예술 작품을 실제로 거래해 보는 경험은 현대 미술을 이해하고 미술 시장에서 활동하는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EBS 글로벌 뉴스에 게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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