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신예 연주자 육성에 힘쓰는 프랑스

고티에 카퓌송의 제 7회 공개 첼로 마스터 클래스

by 모니카

세계적인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의 공개 첼로 마스터 클래스 개최

마스터 클래스는 입시 위주의 장이 아닌 일반 대중도 음악을 즐기는 시간

기업의 메세나 활동은 문화예술 진흥 및 발전에 큰 역할


파리 서쪽 볼로뉴 숲 안에 있는 루이비통 재단 오디토리움은 첼로 선율로 가득했다. 루이비통 재단은 다양한 방식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젊은 연주자들을 위한 예술창작 후원에 힘을 쏟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Gautier Capuçon)은 루이비통 재단이 설립된 2014년부터 매년 첼로 마스터 클래스를 이끌고 있다. 그가 처음 기획한 첼로 마스터 클래스는 올해 제 7회를 맞이하며 루이비통 재단의 음악 실험실(laboratoire musical)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전 세계 각국의 젊은 첼리스트 6명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총 5회로 구성된 각 세션마다 마스터 클래스와 연주회를 갖는다. 마스터 클래스는 누구에게나 무료로 공개되며, 클래식 음악 전문 채널인 메디치 티비(Medici.tv)와 협력해 대중에게 생중계된다.


카퓌송은 21세기를 대표하는 첼로 대사(Ambassadeur)로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첼로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전 세계 능력 있는 신예 첼로 연주자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학교 오케스트라(Orchestre à l’école)'와 협력해 아이들에게 첼로를 지도하는데도 열정을 아끼지 않는다.


학교 오케스트라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이 학교에서 다양한 악기를 접하고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공공 및 민간 협회이다. 2020년 기준 전국에서 약 40,000명의 학생들이 1,400개 이상의 학교 오케스트라 혜택을 받으며 음악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가능한 많은 아이들이 음악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며, 학생들에게 문화예술을 전파하는 것이 학교 오케스트라 협회의 소명이자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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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오케스트라(Orchestre à l'école) 단원들이 학교 오케스트라 대사로 활동 중인 고티에 카퓌송과 함께 연주하는 모습 ©Orchestre à l'école 홈페이지


2020년 여름,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적 사막(désert culturel)'을 마주하게 된 어려운 시기에 젊은 예술가들의 예술창작을 지원하고, 대중에게 문화예술을 지속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카퓌송은 27명의 젊은 연주자와 안무가, 학교 오케스트라 소속 6개 오케스트라와 함께 프랑스 전국 20여 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야외 무료 콘서트를 펼치는 ‘프랑스의 어느 여름(Un éte en France)’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프랑스 다국적 투자은행인 소시에떼 제네럴(Société Générale)의 후원으로 작년에 처음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는 올해 여름에 이어 내년 여름에도 추진될 예정이다.


12월 4일(현지 시각), 필자는 공개 첼로 마스터 클래스 현장을 찾았다. 11시 30분부터 13시 30분까지 각 1시간 씩, 2명의 프랑스인 학생이 루이비통 재단 오디토리움에서 수업을 받았다. 첫째날은 만 5살 아이와 함께 2층 좌석에 앉았다. 다음날 같은 시각, 혼자 이곳을 다시 찾았고 맨 앞줄 중앙에 앉아서 수업 시간을 즐겼다. 이날은 일본계 미국인과 루마니아인 학생이 수업에 참가했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마스터 클래스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필자는 다소 엄숙한 수업 분위기를 떠올렸지만, 카퓌송의 마스터 클래스는 사뭇 편안하면서도 밝았다. 특히 학생들에게 존중과 배려를 바탕으로 진심을 다해 가르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카퓌송은 학생이 원하는 소리를 만들어내지 못하자 “너는 더 잘할 수 있어”라고 격려하기도 하고, 여러 번의 시도 끝에 원하는 소리가 나오자 “매우 고마워요”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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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티에 카퓌송이 학생에게 첼로를 자세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모니카 박


공개 수업을 찾은 관객을 살펴보니, 중장년 및 노년층이 많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에서 유명 음악가의 마스터 클래스가 열린다고 하면 보통 음악을 전공하는 예술중고 학생들이 부모님과 많이 찾는 편이다. 반면 프랑스는 관객 중에서 젊은 학생들은 눈에 거의 띄지 않았고, 나이 드신 분들이 주를 이루었다. 2시간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모두 자리를 뜨지 않고 집중하며 수업을 경청했다.


현재 프랑스는 일일 확진자 수가 6만 명이 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양일간 100명이 넘는 청중이 공개 수업 현장을 찾았다. 5일 저녁에는 수업을 받았던 학생 4명의 연주회가 열렸는데, 350석의 오디토리움이 거의 다 찼다.


한국과 프랑스의 음악 교육과 문화가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프랑스 마스터 클래스는 음악도 치열하게 경쟁해야만 하는 입시 위주 문화가 아닌, 클래식 음악을 대중에게 더욱 알리고, 친숙하게 다가가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단순히 입시를 준비 중이거나 음악 전공인 학생들을 위한 장이 아닌, 세계적인 첼리스트의 음악 수업을 일반 대중에게 무료 공개해 남녀노소 모두 한 걸음 더 음악에 가까워지고, 첼로라는 악기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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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4일, 고티에 카퓌송의 공개 첼로 마스터 클래스를 찾은 관객들 ©모니카 박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6명의 세계 각국 젊은 신예 연주자들을 발굴, 육성하고 후원하는데 있어서 루이비통 재단 같은 대기업의 메세나(Mécénat, 기업이 문화예술 분야에 자금이나 시설을 지원함으로써 사회 공헌과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총칭) 활동이 큰 역할을 한다.


저명한 음악가와 기업이 함께 뜻을 모아 문화예술 분야에 물심양면으로 투자하고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문화예술 진흥과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7년 10월,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루이비통 재단이 주최한 젊고 재능있는 차세대 유망주들을 소개하는 ‘뉴 제네레이션 피아노’ 시리즈에 한국인 연주자로는 처음으로 루이비통 재단 오디토리움에서 연주한 바 있다.


다음 공개 마스터 클래스 및 연주회 일정은 2022년 1월 29~30일, 3월 26~27일, 5월 21~22일, 6월 16~17일이다. 올해 선발된 6명의 학생들 중 유지인(19세) 한국 첼리스트도 포함돼 있다. 더 자세한 일정 및 참가자 정보는 루이비통 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BS 글로벌 뉴스에 게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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