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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니카 Mar 16. 2022

루브르 키즈 공간, 스튜디오!

기부로 이뤄진 아이들 공간

작년 12월 새롭게 오픈한 스튜디오! 이곳은 루브르 박물관 리슐리외관에 위치한 키즈 공간이다. 오픈했다고 해서 찾아갔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곧바로 문을 열지는 않았다. 올해 겨울 방학인 2월을 기점으로 드디어 대중에게 공개했다. 새로 지은 공간인만큼 매우 깨끗했다. 모든 것이 새것이고, 공간도 꽤 넓었다.


겨울 방학을 이용해서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관리자 2~3명이 상주하고 있었다. 방학 기간에는 아이들이 꽤 있었지만, 방학이 끝나니 아이들이 별로 없었다. 주말에도 많지는 않았다. 현재 루브르는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는 루브르에서 작품 하나라도 더 보려고 그런지 키즈 공간에는 사람들이 오지 않았다. 오더라도 잠깐 구경하고 나갔다. 덕분에 우리는 넓은 공간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었다.


스튜디오 내부 공간이 넓고 깨끗하다. by 모니카


색칠하기, 퍼즐, 카드 게임, 만들기 등 놀이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또한, 곳곳에 편하게 누울 수 있도록 푹신한 대형 쿠션을 바닥에 설치해놨다. 코로나로 인해 공용 공간에서 함부로 누우면 안 된다는 것은 알지만,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깨끗해서 나도 한번 누워봤는데 정말 편했다. 작품을 감상하고 아이와 함께 이곳에 와서 잠시 쉬어가면 참 좋을 것 같다. 아이도 재밌는 시간을 가지고 부모도 조금 쉬고 일석이조다.


연령별로 진행되는 아뜰리에도 많다. 아뜰리에는 유료다. 회원은 할인해준다. 수업 종류도 다양하다. 루브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다양한 키즈 아뜰리에 프로그램을 살펴볼  있다. 아뜰리에는 이곳 키즈 공용 공간에서  들어가면 있는 다른 공간에서 이뤄진다.


무엇보다도 화장실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루브르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화장실이다. 규모에 비해, 입장객 수에 비해 화장실이 적은 편이다. 늘 로비에 있는 화장실은 줄이 길다. 주말에 찾았을 때도 화장실 줄이 너무 길어서 루브르가 화장실을 조금 더 늘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 스튜디오 안에는 화장실이 있는데, 너무 크다. 사실 아이가 없으면 스튜디오 공간을 따로 찾을 일이 없다. 그래서 아직까지 사람들이 이곳을  모른다. 나만의 비밀공간으로 놔두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화장실 때문이다. 이곳 화장실은 새로 지어서 깨끗하고 넓다. 또한 아이들을 위한 공간인 만큼 아이들 화장실도 따로 있다. 변기와 문과 세면대가 모두 낮다. 아이들 전용공간이다.


또한, 수유 맘을 위해 전자레인지도 따로 설치된 방이 있다. 프랑스에서 이런 수유실을  적이 처음이다. 홍콩 또는 한국에서는 이런 공간을 자주 봤지만, 프랑스에서는 처음이다. 모유 수유를 편안하게   있도록 커다란 소파도 있다. 엄마와 아이가 화장실에 같이 가는 곳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아빠와 아이가 함께 화장실에 가는 곳도 따로 설치해뒀다. 남녀평등을 실현했다. 이런 것을 처음 봤기 때문에 신기함  자체였다.


모든것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용 화장실. 수유 공간에 전자레인지도 있다. 엄마와 아이가 같이 가는 화장실도 있고, 아빠와 아이가 같이 가는 화장실도 있다. by 모니카


스튜디오는 기부에 의해 만들어졌다. 기부자 명단을 벽에 걸어뒀다. 루이비통, 디올, 까르티에  대기업도 있고 개인도 있다. 미국에서 기부를 하기도 했다. 화장실은 TOTO라는 그룹에서 기부했다.


키즈 공간 스튜디오 건립에 도움을 준 기부자 명단. 화장실도 기부로 이뤄졌다. by 모니카


루브르는 프랑스 최대 박물관이자 미술관이기 때문에 그만큼 기부 규모도 크고, 기부자도 많다. 작은 미술관들은 기부 활동이 루브르 만큼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시설 및 환경도 루브르에 비하면 열악하다. 프랑스 기부 문화에 대해서 전에 대구문화재단에 칼럼을 쓴 적도 있는데, 문화예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업 및 시민들의 기부가 절실하다. 프랑스는 기부자에 대한 정부 세제 혜택도 높다. 시민 및 기업들의 문화예술 기부를 독려하고 장려하기 위해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시민들 또한 자국의 지속적인 문화예술 번영과 발전이 중요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문화예술 강국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정부 및 민간이 협력하여 문화예술 발전에 힘을 모은다.


1시간 반 정도 시간을 보낸 뒤, 스튜디오를 나왔다. 사람 한 명 없는 아직은 모든 게 새것인 화장실을 한번 더 사용하고 싶어서 가서 손을 깨끗이 씻었다. 루브르 로비와 피라미드 앞에는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붐볐다. 부슬부슬 빗방울이 회색빛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그림, 게임, 퍼즐 등 다양한 놀이공간이 있다. 아이들에게 루브르 여권을 주는데, 주요 작품을 보고 스티커를 찍을 수 있도록 했다. by 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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