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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니카 May 07. 2020

법륜스님 즉문즉설 태교

아이와 엄마라는 인연으로 만난 우리

나는 홍콩에서 임신을 했을 때 9개월 간 유튜브와 함께 했다. 일명 유튜브 태교라고 해도 무방하다. 유튜브 중에서도 법륜스님 즉문즉설을 매일같이 봤다. 뱃속 아기가 내 목소리보다 법륜스님 목소리를 훨씬 더 많이 들어서 엄마 목소리로 오해했을 정도이다. 다들 임신 기간에 육아책 읽기, 태교 동화책 태아에게 읽어주기, 클래식 음악 듣기, 좋은 그림 보기, 산책하기, 태교 여행... 이런 것들을 한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아기가 태어났을 때 다들 하나같이 동자승 같다고 했다. 생김새도 동글동글 동자스님 같았지만 무엇보다도 성격이 둥글둥글 순했다. 순한 성격 때문인지 지금까지도 아이 키우면서 크게 힘든 것이 없다. (순한 아이를 낳고 싶다면, 임신 중에 법륜 스님 즉문즉설 태교를 강추한다.) 


즉문즉설에서 주로 나오는 질문들은 크게 부부 문제, 부모 자녀 문제, 시댁과의 문제 등 가족 간의 문제가 가장 많았고, 학업, 취업, 연애, 결혼, 직장 문제... 관련한 것들도 많았다. 즉, 인생 살이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모든 인간관계 문제들이 즉문즉설의 소재였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인간과 인간 사이, 즉 인간관계의 문제들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한다. 결국 육아도 엄마와 아이, 즉 인간관계의 문제이다. 인간 본성에 대해 깊이 있게 알면, 육아도 자녀 관계도 어렵지 않다. 나는 즉문즉설이 너무 재미있고, 내 삶에 도움이 되었다. 임신 기간 동안 즉문즉설을 보면서 나는 어떤 가정을 꾸려야겠으며, 어떤 아내가 되어야 하며, 어떤 엄마가 되어야 할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즉문즉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이 있다.

아이를 키울 때 이것만 기억하세요.
만 3살까지는 엄마가 지극정성으로 키우고,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아이 뜻대로 하도록 간섭하지 말고, 20살이 넘으면 딱 정을 끊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부모들은 반대로 해요. 만 3살까지는 아기 키우기 힘들다고 내가 안 키우려 하고, 사춘기가 되면 공부해라 간섭하고, 20살 넘어 심지어 결혼 한 40대 자녀에게도 자꾸 간섭하려고 해요. 그래서 부모 자녀 관계가 힘든 거예요.


나는 이 말이 내 마음에 깊이 들어왔다. 그래, 이거다. 이렇게 하면 된다. 만 3살까지 내 손으로 직접 지극정성으로 돌보고, 사춘기에는 간섭 말고, 20살 넘으면 성인으로 인정하여 정을 딱 끊자.


현재 내 아이는 곧 만 4살이 된다. 만 3살까지 애착 형성에 신경 쓰며 직접 혼자서 돌보았다. 아이 마음이 편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키웠다. 점점 시간이 흘러 아이는 사춘기를 맞이할 것이다. 그때 나는 법륜 스님 말씀을 잊지 말고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20살이 넘으면 나의 가장 귀한 손님은 떠날 것이다. 손님을 잘 떠나보내고, 손님이 찾아오면 그때는 또 반갑게 맞이하자. 


이 세상에 태어나 아이와 엄마로 만난 우리 인연을 서로가 이렇게 살아간다면, 각자 두 눈 감는 날까지 서로에게 따뜻한 기억과 존재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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