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카드 가져오지 마세요

일본이란 나라

by 모니카

며칠 전 아이 학교 교장선생님으로부터 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메일 제목부터 포켓몬이라는 단어가 있었다. 뭐지 싶어 열어봤더니, 학생들이 학교에 포켓몬 카드를 비롯한 유사한 카드 일체 가져오지 못하게 하라는 내용이었다. 그 이유는 따로 적지 않았다.


그날 저녁 아이에게 말했다.

"학교에 포켓몬 카드 가져오면 안 된다고 교장 선생님께서 메일 보내셨어."

"응, 알고 있어. 오늘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말했어."

"그렇구나. 근데 왜 가져오지 말라는 거니?"

"아이들이 포켓몬 카드 교환하려고 하다가 싸우고 그랬어."

"그런 일이 있었구나."


아이들 손에 들린 포켓몬을 가지고 쉬는 시간에 서로 교환하다가 다투거나 토라지거나 싸우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큰 형아들끼리 서로 주먹다짐을 하기도 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포켓몬 카드 가지고 서로 교환하다가 누구한테만 주고 자기는 안줬다고 서로 삐지고 질투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또한, 공부 시간에 아이들이 포켓몬 카드 생각으로 가득해서 공부에 집중을 안 할 수도 있고.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겠다.


한동안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늘 손에 포켓몬 카드가 쥐어져 있었다. 오늘은 어떤 아이가 자기한테 줬다, 또 어느 날은 다른 아이가 포켓몬 카드를 줬다며 내게 자랑했다. 서로 좋아하는 아이들한테, 친하게 지내고 싶은 아이들끼리 서로 주고받나 보다. 우리 집 아이도 한동안 포켓몬 카드를 학교에 가져가기도 했다. 친구 줄 거라면서.


한국도 포켓몬 카드 열풍이 대단하다고 알고 있는데, 이곳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어딜 가나 포켓몬, 피카추이다. 각종 샵에 가면 포켓몬 카드를 비롯한 관련된 인형, 문구, 책 등 다양하다. 한국에는 있는데 프랑스에는 없는 단 한가지가 있다. 바로 포켓몬 빵. 먹는 것을 중요시하고, 아이들 입에 들어가는 것에 까다로운 프랑스에서는 아직 포켓몬 빵은 못봤다.


가격은 쿠팡에 들어가서 보니, 한국이 프랑스 보다는 저렴한 것 같다. 아무래도 일본과 가까운 나라이다 보니 먼 나라에서 수입하는 것 보다는 아무래도 가격도 좋고, 종류도 더욱 많은 것 같은데, 이것은 언제까지나 나의 생각일 뿐 확실하지는 않다. 골드 포켓몬을 이곳 프랑스에서는 많이 못봤다. 최근 한국에서 보내온 택배를 받았는데 골드 포켓몬을 같이 선물로 받았다. 아이는 매우 좋아했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어했다.


맥도널드 또한 이러한 키즈 시장을 재빨리 파악하고 해피밀 안에 포켓몬 카드를 장난감으로 넣었다. 아이들은 포켓몬 카드를 가지고 싶어서 해피밀을 구매한다. 스톡홀름 여행 중 맥도널드를 한번 갔다. 스톡홀름 맥도널드에서도 해피밀에 과연 포켓몬이 있을까? 있다면 어떤 언어로 되어 있을까? 궁금해서 해피밀을 사 먹었다. 카드는 스웨덴어가 아닌 영어로 되어 있었다.


생각해보면 일본이란 나라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포켓몬으로 전 세계 어린이들을 열광시키고 있으니. 포켓몬으로 벌어들이는 외화만 해도 엄청날 것 같다. 포켓몬뿐이랴. 닌텐도, 슈퍼 마리오 등 게임 쪽에서는 단연코 일본이 압도적이다.


또한 일본 애니메이션도 인기다. 여기 프랑스는 남녀노소 만화를 즐겨보는 문화인데 망가(Manga)라고 해서 일본 만화를 매우 좋아한다. 드래곤볼 등 일본 만화에 빠져서 일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자연스레 일본을 여행해보고 싶다는 사람을 한 두 번 본 게 아니다. 만화 전문 서점에 가면 일본 만화로 가득하다. 일반 서점에도 일본 만화가 압도적으로 많다.


주변 이웃들 중에서 일본에 관심 있다는 사람이 많다. S는 일본 음식을 비롯해서 일본 라이프 스타일 등 일본 문화가 너무 좋아한다고 한다. 집안 거실에는 일본 출장 때 선물 받은 각종 기념품으로 가득했다. 하나씩 내게 보여주며, 일본이 너무 좋다고 했다. 한국 출장 갔을 때의 에피소드를 얘기해줬다. 한국 직원들이 출장 온 자기한테 어떤 음식 가장 드시고 싶으세요 물었는데 1초 망설임 없이 일본 음식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그 후 한일 관계에 대해 알게 됐고 자기가 큰 실례를 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A는 일본 만화를 너무 좋아해서 내년에는 일본 여행을 할 계획이란다. 그래서 내가 그 옆 나라 한국은? 그랬더니 대답이 시원치 않다. 일본에서 오래 여행하고 싶은 가보다. C는 자기 사업을 하는데 주요 고객 중 일본 고객이 있어서 일본에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했다. 중국과 일본 고객은 있는데 한국 고객은 아직 없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일본은 지고 있다는 방송 및 서적 등을 쉽게 접한다. ‘일본은 지진이 심해서 언젠가는 가라앉을 것이다. 방사능이 언론에 방송되는 것 이상으로 심각하다. 부동산 등 일본 경제는 이미 한물갔다.’ 등 일본이란 나라는 이제 기울고 있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이곳 프랑스에서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 일본이란 나라의 위상은 꽤나 높은 편이것 같다.


오징어 게임 등을 비롯한 케이 드라마, 케이 씨네마, 케이팝 등 한류 열풍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모네(Monet)를 비롯한 프랑스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 세계에 일본 문화예술이 큰 영향을 준 것 때문인지 이곳에서 일본에 대한 위상은 꽤나 높은 편이다.


실제 지베르니 모네의 집에 가면 14세기부터 19세기 무렵까지 일본에서 유행했던 우키요에(목판화) 작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모네는 우키요에에 깊은 애착을 가졌다고 한다. 우키요에는 모네 외에도 반 고흐, 르누아라, 마네, 드가, 로트렉 등 많은 프랑스 화가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모네는 자신의 그림에 호감을 가진 일본인들을 지베르니 집에 초대해서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곤 했다. 일본식 다리라는 작품을 남기기도 했던 그의 작품 세계에는 일본이 있다. 파리 보쥬 광장에 있는 빅토르 위고의 집에도 일본 관련 장식품과 예술품을 볼 수 있다.


이처럼 일본은 과거에는 프랑스 화가 및 작가들의 그림 및 문학 작품에 영향을 줬다면, 2022년 지금은 포켓몬이라는 또 다른 문화로 전 세계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 같다.


현재 루이비통 재단에서 한창 전시 중인 모네 밋셸(Monet-Mitchell) 전시회. 모네 수련 작품 앞에서 황금 포켓몬을 들고 있는 아이. 출처: 모니카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스포츠를 많이 하는 초등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