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neymoon Period(밀월 기간)은 끝났다
올해 9월 1일에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니 학교 생활한지도 약 100일이 됐다. 약 3개월 동안 학교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었고, 아이에게 어떤 변화가 있을까?
오래전 일이지만 내가 신입사원이 되어 직장 생활을 할 때 들었던 말을 생생히 기억한다. 팀장님이 내게 "이제 허니문 피리어드도 끝났다."라고 했다. 처음 들어본 단어라서 의미를 몰랐다. 설명을 듣고 나서 그 뜻을 알게 되었으니 Honeymoon period는 어떤 일을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에게 적용하는 기간으로 대략 3개월의 시간이 주어진다.
번역하자면 신혼여행 또는 밀월 기간으로써 신혼부부가 초반에는 어떤 것도 사랑으로 감싸주고 깨가 볶듯이 이 기간 동안은 신입이 어떤 잘못을 해도 그냥 넘겨주고, 살살 봐준다는 그런 의미이다. 사전을 검색해보니, 대게 대통령 취임 후 약 3개월 동안은 호의적인 평가를 해주는 것으로 나온다.
초등 1학년 3개월 동안은 학교에 다니는 것만으로도 큰 일이며, 교실 책상에 앉아서 연필을 잡고 공부를 하고 오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기존과는 큰 변화이자, 아이도 나름대로 사회생활하느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스트레스가 있을 것이라서 집에 오면 최대한 편안하게 해 줬다. 금요일에는 선생님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주말 동안 복습하라는 뜻에서 책을 다 보내주시는데 5일 동안 학교에서 공부한 것도 대견하다 싶어서 주말에 책을 같이 보지도 않았다. 주말에는 하고 싶어 하는 게임을 실컷 하게 해 줬다. 내가 신입 사원일 때 밀월 기간을 보냈듯 아이에게도 밀월 기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학교 생활은 즐거운지, 급식은 잘 먹는지, 학습을 잘 따라가고 있는지, 친구들과 잘 지내는지 정도 확인했다. 나는 아이가 가져오는 책을 열어서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살펴보고, 숙제는 어떤 것들이며, 학교에서는 하루 종일 무엇을 하는지 아이를 통해 듣거나 관찰했다. 선생님이 잘 알려주시지 않아서 아이를 통해서 알 수밖에 없다. 이쯤에서 프랑스 초등학교 1학년의 3개월 생활 기록부를 남겨 본다.
1. 100일 만에 읽기가 가능해졌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 아이는 프랑스어 알파벳을 읽을 줄 몰랐다. 이곳은 선행 학습 문화가 없기 때문에 미리 글자를 떼고 가야 할 필요가 없다. 간혹 미리 가르치는 가정도 있지만, 나는 학교 가면 다 하겠지 싶어서 하지 않았다. 초등학교 다닌 지 100일이 되자 알파벳을 거의 읽을 줄 아는 수준에 도달했다. 물론 완벽하게 유창하게 글자를 읽지는 않지만 대충 80~85% 정도는 글자를 읽는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100일이란 시간이 충분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고, 적당하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내게 있어서 100일은 글자를 알 수 있는데 짧은 시간이라 여겨진다. 100일 동안 읽기 공부만 한 것이 아니라 체육, 미술,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학교에 가면 알아서 다 하게 되어 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같은 출반선에 다 같이 시작했다. 공교육 만으로도 충분히 글자를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부모는 집에서 크게 노력을 들이지 않고, 따라서 엄마표 학습을 하면 자연스레 발생할 수 있는 아이와의 실랑이도 없었다. 그저 집에서는 즐겁게 놀면서 공교육으로 글자 읽기는 성공했다. 이 얼마나 놀랍고 편하고 자연스럽고 즐거운 학습인가! 글을 한 자 한 자 읽어나가면서 배움을 즐거움을 충분히 느끼고 즐기고 있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
2. 프랑스 초등학교에서는 필기체를 사용한다.
처음 프랑스에 와서 관공서 및 병원 처방전을 볼 때면 거의 암호 해독 수준이었다. 도대체 이 글자는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 애를 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알고 보니 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필기체를 배우고 사용한다. 한국에서 알파벳을 배울 때 주고 대문자 소문자로 배우는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필기체가 매우 생소하다. 아이가 배우는 교재를 통해 나도 필기체를 알게 되어서 프랑스인들이 쓰는 편지글을 해독 가능하게 됐다.
100일 동안 8개 시를 배웠다. 중간 2주 방학을 빼면 거의 매주 새로운 시를 배운 셈이다. 시가 노래로도 만들어져서 유튜브에 검색하면 노래를 찾아서 함께 집에서 흥얼거린다. 나도 아이와 함께 가사를 외우면서 애착 관계도 돈독해지고, 내 외국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역시 외국어는 노래로 배우는 게 참 좋은 것 같다.
역사, 지리 등도 배운다. 영어도 배우긴 하는데 비중이 높지 않다. 초등 1학년에게는 모국어인 프랑스어를 읽고 쓰기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역사에 관한 내용은 매우 신선했다. 한국으로 치면 고구려 시대, 조선 시대에 대해 배우는 것이라면 이곳 프랑스는 제1차 세계 대전에 대해 배운다. 이곳 프랑스는 매년 11월 11일은 공휴일이다. 1차 세계 대전과 관련된 공휴일이다. 이 날에 대해 배우는 내용이 참으로 신선했다. 연대별로 세계 1차 및 2차 대전이 일어난 것을 보여주고, 아이들 조부모님께서 태어난 시대, 부모가 태어난 시기, 그리고 너희들이 태어난 해를 알려줬다. 이렇게 공부하면 나와, 나의 가족과 관련해서 역사가 머리에 쏙쏙 들어올 것 같다.
3. 숫자 쓰기는 한국과 다르다.
언젠가 이런 뉴스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 파리로 여행을 왔는데, 16만 원짜리 파리 뮤지엄 패스를 훼손해서 사용할 수 없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그 이유는 바로 한국과 다른 프랑스의 숫자 표기 때문이었다. 이곳은 숫자 7을 다르게 쓴다. 숫자 1과 4도 조금 다르다. 한 번은 아이가 수학 숙제를 틀렸다고 빨간색으로 수정되어 있는 노트를 봤다. 아이는 숫자 7이라고 썼지만, 프랑스식 표기가 아니라서 선생님은 이것을 숫자 7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틀렸다고 했다. 선생님이 숫자 7이라고 쓴 것을 알았지만 프랑스식으로 표기를 안 해서 틀렸다고 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아이의 숫자 7은 틀린 셈이다. 나도 프랑스인들의 숫자 표기가 헷갈릴 때가 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하게 프랑스식 숫자 표기를 알게 됐다. 언급한 뉴스 기사처럼 프랑스에서는 숫자 1, 4, 7이 한국과 조금 다르니 유의하면 여행 오시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다.
https://www.mk.co.kr/news/society/8811917
4. 선생님은 학교 생활에 대해 학부모에게 잘 알려주지 않는다.
며칠 전 일이었다. 초록색 노트에는 늘 그날 매일의 숙제가 적혀있는데, 숙제에 평가지에 부모님 사인받아오기가 있었다. 평가라고? 나는 이 평가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몰랐다. Evaluation이라고 적힌 종이를 찾아봐도 없었다. 몇 주 전에도 이런 문장이 있었는데, 같은 반 엄마에게 직접 물어보니 자기도 모르겠다고 해서 별것 아닌가 보다 해서 그냥 넘겼다. 이번에 또 평가 사인하라는 말에 학부모 단체 채팅방에 용기 내서 질문을 올렸다. 친절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려준 엄마 덕분에 알게 됐다. Bilan이라고 적힌 종이에 있는 각 문제마다 옆에 A, B, C가 적혀 있었다. 지금까지 이 종이가 5장 있었다. Bilan이란 뜻이 대차대조표, 실적이란 뜻인데 그저 evaluation이란 단어가 찾아봤기에 내가 몰랐던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채팅방에 이것을 몰랐다는 몇몇 엄마들의 글이 올라왔다. 대게 학급 단체 채팅방은 공지 외에는 서로 채팅을 잘 안 하기 때문에 겉으로 말은 안 하지만 몰랐던 엄마들이 꽤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가깝게 지내는 2명 엄마에게 바로 문자를 보냈다. "평가지가 무엇인지, 여기에다 사인을 해야 되는 것인지 알고 있었어?" 2명 엄마 모두 이번에 알았다고 했다. 참고로 한 명 엄마는 다른 나라 출신으로 아이 교육에 관심이 매우 높은 편이다. 또 다른 엄마는 프랑스 엄마로 이 엄마도 아이 교육에 관심이 없지 않다. 대게 이 동네는 학부모 교육열이 높은 편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지에 대해 몰랐다는 점이 매우 놀라웠다.
한국은 알림장에 그날 일에 대해, 숙제에 대해, 학부모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는 편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곳 프랑스는 다르다. 100일이 지난 지금까지 알림장에는 학교 전체 공지 사항 3개 관련 내용뿐이다. 백혈병 아이 돕기 행사 공지, 핼러윈 행사 공지, 학습 따라가기 힘든 아이들을 도와주겠다는 내용 관련 공지. 이것뿐이다. 그 외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무엇을 하는지 알려주지를 않는다. 아이 입을 통해 들어보면, 댄스, 유도, 외부 초청 강사가 와서 건축 아뜰리에, 음악 아뜰리에 등을 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 담임 선생님이 직접 알려주거나 공지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다른 엄마들도 그냥 그렇려니 하는 것 같다. 아니면 다른 엄마들은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볼 때 최소 50%는 모른다고 본다. 프랑스 학부모들은 이것이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왜냐면 그들도 이런 공교육을 받고 자랐으니까.
분명 몇몇 학부모는 지금 학교 시스템 및 수준에 불만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친하게 지내는 엄마 중 2명은 모두 다른 나라 출신인데 이렇게 학교 교육 과정에 대해 커뮤니케이션이 많이 없는 것이 불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중 한 명은 내년에 사립으로 전학을 갈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프랑스 사람들은 만족하며 계속 다니겠지"라고 했다.
한국 학부모님들의 과한 교육열 및 관심도 문제이지만, 이처럼 너무 학교 생활에 대해 학부모들이 모르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공교육이 탄탄한 편이며, 공교육 시스템을 신뢰하기 때문에 세세하게 알아보고 질문하기보다는 그저 그냥 믿고 맡기는 것 같다. 하지만 평가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최소한 알려줘야 하지 않나? 나 같은 외국인만 못 알아듣고 다른 프랑스인들은 다 알아들어서 그냥 넘어간 것일까? 그동안 사인을 한 번도 안 했는데 100일 동안 선생님은 내게 "어머니, 평가지 보셨어요? 사인 왜 안 하세요?"라는 말 한마디 없었다.
5. 학부모 면담이 따로 없다. 공개 수업도 없다.
한국은 학부모 면담을 선생님이 제시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곳은 학부모가 요청하면 한다. 공식적인 학부모 면담이라는 것이 없다. 또한 한국은 공개 수업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자기 아이가 수업 시간에 어떻게 지내는지 볼 수 있는 것 같다. 내 어릴 적만 해도 엄마 아빠가 교실 뒤에 서서 우리들을 지켜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곳은 공개 수업이 없다고 한다.
6. 매일 숙제가 있다. 양은 매우 적다.
매일 숙제가 있다. 주로 그날 배운 프랑스어 단어와 문장을 읽기와 산수 문제이다. 그런데 숙제 양이 매우 작다. 5분이면 끝난다. 한국은 숙제 양이 얼마 정도 인지 모르겠지만 이곳은 적은 편이다. 게다가 이곳은 학교 마치고 학원도 따로 안 다니기 때문에 공부량이 확연히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프랑스의 학업 성취도가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공부량에 있어 확실히 한국에 비해 적다. 그래도 100일 만에 읽기가 가능해졌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7. 방과 후, 시청 소속 교사가 숙제를 봐준다.
프랑스 아이들은 학원이 없다면 다들 학교 마치고 무엇을 하나? 학교는 4시 반에 끝난다. 그리고 5시까지 30분간 간식을 먹는다. 그리고 오후 5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학교 건물에서 다 같이 자습 시간이 있다. 이때 그날 숙제를 한다. 선생님은 1~2명 정도 계시는데 담임 선생님 또는 학교 선생님이 아니라 시청에서 나온 선생님이다. 4시 반 공식 수업이 끝나면 그 후 일정은 모두 시청 소속 직원들이 담당한다. 숙제는 5~10분이면 끝나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은 주로 그림을 그리거나 하는 것 같다.
이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학교에서 또는 시청에서 정확하게 알려준 적이 한 번도 없다. 여전히 나는 이 시간에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 아이를 통해 듣는데 숙제를 선생님이 봐주고, 숙제가 끝나면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 방과 후 자습 시간은 의무는 아니다. 아이 반 아이들은 반 정도는 자습을 하고 반은 바로 하교한다. 하교하는 아이들은 주로 베이베 시터들이 와서 아이들을 챙긴다. 프랑스 엄마들은 주로 일을 하기 때문에 아이를 학교 자습 시간에 보내거나 베이비시터가 케어하거나 한다.
8. 금요일에는 한 주 동안 학교 생활 태도 평가를 알려준다.
금요일마다 한 주 동안 아이가 학교 생활을 잘했는지 색깔로 알려준다. 잘했다면 초록색, 조금 부족하면 오렌지색, 못했다면 빨간색이다. 이것은 학습 관련된 것이 아니라 학교 생활 태도에 관한 평가이다. 예를 들어, 수업 시간에 떠들었다거나, 친구들을 때렸다거나 이런 것들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우리 아이는 모두 초록색이었다. 대부분 초록색을 주는데 아주 말썽 부리는 몇몇 아이들이 오렌지색 또는 빨간색을 받는다. 아이들에게 공개적으로 말하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도 다 들어서 알 수 있는데, 아이에게 물어보명 평균적으로 매주 오렌지색 1명, 빨간색 1~2명 정도가 나오는 것 같다. 그 외 모두 초록색이다.
9. 매주 스포츠 및 외부 강사 초청 아뜰리에가 있다.
월요일에는 체육복을 입힌다. 그 이유는 댄스, 유도를 하기 때문이다. 외부 강사가 와서 유도를 가르친다. 스포츠를 많이 하는 것 같다. 또한 매주 외부 강사가 와서 만들기 및 음악 수업을 한다고 한다. 이것 또한 아이 입을 통해 들었다.
10. 수학은 난이도가 낮은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이 왜 수학을 잘하는지 알 것 같다. 한국 초등 1학년 학생들은 어느 정도 수준의 산수 또는 수학 문제를 접하는지 모르겠지만, 이곳 프랑스는 산수 난이도가 조금 낮은 게 아닌가 싶다. 구슬 10개를 동그라미 하세요, 18 앞에는 어떤 숫자가 와야 하지요, 이 정도 숙제를 내주고 있다. 내 어릴 적 하던 눈높이 수학, 빨간펜 등 학습지를 따로 하는 것도 아니고, 수학 학원을 따로 다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공교육에서 하는 산수 및 수학이 전부인데. 과연 다른 집들은 따로 수학 과외를 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에 비해 과외하는 문화도 확연히 덜하기 때문에 초등 1학년 수학 수준은 한국에 비해 낮을 것 같다.
11. 교실에 신발을 신고 다니며, 양치질은 안한다.
교실에서는 신발을 신고 다니고, 점심시간 양치질도 안 한다. 유치원 3년 동안에도 학교 교실에 흙과 개똥이 뭍은 신발을 그냥 신고 교실에 들어가고, 점심 양치질도 없었다. 이곳 문화가 그런 것 같다. 수요일에는 학교가 문을 닫기 때문에 시청에서 운영하는 수요 학교에 가는데 이곳에서도 그냥 모든 아이들이 신발을 신고 바닥에 앉아서 놀고 때로는 드러눕기도 한다.
12. 아이들 머리에 ‘이(poux)'가 나온다.
오늘 단체 채팅방에 공지 하나가 떴다. '이가 발견되었으니, 모두 집에서 아이 머리를 잘 관리해주세요.'라는 내용이다. 프랑스 학교에서 이가 발견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다들 깜짝 놀랄 것이다. 몇 년 전, 처음으로 이런 내용을 접했을 때 적지 않게 놀랬다. 21세기 현대를 살아가는데 다른 나라도 아닌 프랑스에서 이가 나온다고? 한국에서는 70~80년대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다. 나 어릴 적 이를 잡는 빗이 있었다. 그것으로 머리를 빗어주면 이를 잡을 수 있다고 해서 그런 빗이 있었다. 요즘에는 한국에 이는 없을 것 같은데, 이곳은 여전히 이가 있다. 이곳 약국에 가면 이 퇴치 샴푸가 있다. 이 퇴치 오일도 있다.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어째서 이가 아직도 나오는 것일까? 잘은 모르지만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청결하지 않는 생활 습관에 있다고 본다. 프랑스 가정집에 가면 늘 바닥에 카펫이 있다. 그 카펫은 아이가 주스를 업지르고 침을 흘리고 개가 앉았고 그런 카펫인데 한 번도 세탁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먼지와 때로 가득해 보인다. 천으로 된 의자에는 음료수 자국이 선명하다. 천으로 된 소파에도 정체 모를 무엇인가이 흔적이 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빨지 않고 그냥 계속 사용한다. 침대도 청소를 잘 안 하는 듯 보였다. 생각보다 프랑스는 청결하지 않다. 그래서인지 매년 단체 채팅방에는 '이'가 발견되었으니 각자 집에서 아이 머리를 잘 살펴보라는 공지 문자가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