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의 소식은 나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질투는 나의 힘

by Meta and Matter

일 년에 한 번 정도 바베큐 할 때나 울리던 단체창이 요 며칠 울리기 시작한다.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니 아 또 바비큐 모임의 안내인가 보다 하고 무시하고 있다가

오늘 한꺼번에 읽을 요량으로 창을 열었는데.


전전회사 후배가 이직하고 나서 회사가 엑싯을 하면서 꽤 목돈을 받게 된 모양이다.

지분이 약 5% 된다고 하니 그래도 초기의 중요멤버로 잘 들어갔던 모양이다.


순간 많은 생각들이 몰려온다.


아 몇 년 전에 구직하던 나도 저런 걸 바랐었는데 나는 왜 못했을까 (자책 1)

내가 회사를 고르는 눈이 없나 (자책 2)

너무 눈앞에 연봉을 맞추려나 못 간 건가 (자책 3)

아 그래도 누구나 엑싯을 하는 건 아닌데 내가 인맥이 없나 (자책 4) 등등


그리고 얼마 전에 다른 지인이 이탈리아에서 새로 회사를 차렸다는 페북의 연락이 뜬다.

심지어 그 지인은 일본에서 이미 한번 엑싯을 하고 거금을 벌고 요리학원을 다니다가 이탈리아 요리학교를 간 친구다. (거기다 애도 셋이다)


또 순간 많은 생각들이 몰려온다.


아 일과 취미 둘 다 잡는 건 불가능한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나만 아닌가 (자책 1)

회사 차리고 엑싯을 하려면 먼가 가치가 있는 회사를 만들어야 되는데 나는 왜 지금 못 만들고 있지 (자책 2)

또 좋은 투자자들 모았던데 투자받는 거 싫어하는 내 가치가 문제인가 (자책 3) 등등


끝도 없다..


요새의 나는 작년의 연봉을 반토막 치게 생겼으며

에너지의 반은 2살과 5살 아이의 육아로 쓰고 있고

지금 차린 회사는 가치를 만들다기보다 눈앞에 돈을 버는 데 급급하며

조금 일 세게 하기 시작하면 아이에게 쉽게 화를 내는 나를 보면서

역시 여유가 없으면 다른 사람에게 관대할 수 없다는 이론을 돌이켜보며 일을 줄여가는

그런 삶을 살고 있다.


그래도

적어도 80년 인생에 5-6년은 본인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는 얘기와

자기 일을 찾는데 8년은 걸렸다는 누군가의 얘기와

AI시대에 지금 5년이 부의 재분배가 일어날 거라는 얘기에


지금 여유를 가지고 다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거에

초조함과 불안보다는 감사함과 하루하루의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게

오늘도 여기에 글로서 내 생각과 감정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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