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일어났던 페이스북-케임브리지 아날리티카 사태를 기억하시나요?
케임브리지 아날리티카라는 영국 기업이 5천만 명 이상의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동안 엄청난 소란이 일었었죠. 이 정보들이 트럼프의 선거 운동과 브렉시트 찬성 운동에 활용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특히 고객의 정보 유출을 알고도 관망한 페이스북의 무책임함이 알려져 "문제는 케임브리지 아날리티카가 아니라 페이스북이다"라고 주장하며 페이스북의 경영 방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하지만, 과연 페이스북의 도덕성에 대한 논의가 SNS 정보 유출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까요??
사실 페이스북의 도덕성 혹은 합법성에 관한 질문 - "왜 페이스북은 고객 데이터의 유출을 허용했는가?" - 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최근 일어났던 에어비앤비 정보 유출 사건에 비추어 보면, 미래에 이런 문제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왜?"라는 질문보다는 "어떻게?"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더 중요하죠.
이제는 기업이 개인정보를 올바르게 활용하고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 기업도 중앙 기관에서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구조라면 본질적으로 보안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은 사태에서 발생한 정보 유출 혹은 정보 위반은 영어로 종종 "data breach"라고 표현하는데요, 여기서 쓰여진 "breach"는 "위반", "침해"라는 의미 외에 "벽에 생긴 틈이나 구멍"을 뜻하기도 합니다. 중앙 집중적 구조를 가진 모든 건축물과 시스템은 이러한 "구멍"에 매우 취약합니다
결국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앙 집중형 구조를 버리고 아이덴티티를 다시 정의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더 단단한 방어막을 쌓아 올리는 작업이 아닌, 분산화를 통해 우리의 개인정보를 진정으로 보호할 수 있습니다.
기존 서비스들의 개인정보 관리 시스템은 "금고"를 상상하시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금고 안에 고객의 소중한 개인정보를 차곡차곡 쌓아 넣고, 강력한 자물쇠로 꼭 잠가 넣는 거죠. 그리고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사용하고 싶을 때마다 금고를 열어 활용합니다.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의 개인정보는 한 곳에만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누군가 나쁜 의도를 갖고 자물쇠를 풀거나, 혹은 자물쇠가 망가져 금고의 문이 열리면 그 안에 있던 정보는 쉽게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분산형 구조에서는 모든 고객의 개인정보를 저장하는 하나의 큰 금고가 아니라, 개인이 각자 소유하는 작은 금고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서비스는 이 금고의 주소들과 거래 내용이 적혀 있는 리스트를 간직하여 고객의 정보가 필요할 때 그 주소를 통해 고객에게 정보 활용에 대한 승인을 요청하게 됩니다. 고객은 자신의 개인정보를 서비스의 소유가 아닌 자신의 금고에 보관하여 서비스에서 개인정보의 활용이 필요할 때만 보여주게 됩니다. 이 구조는 사실 고객과 서비스 모두에게 좋은 구조인데요, 고객 입장에서는 개인정보 유출의 염려를 줄일 수 있고, 서비스 입장에서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해야 하는 부담과 비용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정체성 혹은 신원이라는 개념을 재정의한다는 것, 즉 나의 정보를 다른 사람이나 기관이 아닌 내가 관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중앙 기관의 오래된 시스템과 인프라는 이런 어마어마한 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안 되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제는 기술의 발전 덕에 이 전환을 감히 상상하고 일상생활에서 실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중앙 집권적인 구조의 시대가 지나가고 분산화 (혹은 탈중앙화)를 통한 자기 주권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두 팔 벌려 우리를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이 기회를 잡을지 아니면 놓칠지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이제는 결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통합해 변화의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당신의 소중한 아이덴티티가 진정으로 당신의 것이 될 수 있도록 메타디움이 함께하겠습니다. 자기 주권 신원의 실현을 향한 여정에 여러분도 동참해주세요!
감사합니다.
팀 메타디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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