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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심리사 김종운 Mar 06. 2022

감정의 유연성을 키우는 10초 명상

신체의 유연성이 좋은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좀 더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다. 물건을 줍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동작에서도 근육과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고,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사고에서도 덜 다치고 더 빨리 회복된다. 


마음도 그렇다. 사고와 감정의 유연성이 충분한 사람은 충격적인 상황에 처해도 덜 흔들리고 상처를 덜 받고 더 빨리 회복된다. 중요한 시험이나 면접, 혹은 맞선 자리와 같이 자칫 공황에 빠지기 쉬운 자리에서도 최선을 다 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감정의 유연성을 키우는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명상법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10초 수련법의 핵심은 사랑과 친절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맛보는 것이다. 친절한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보상이 된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과학적으로도 규명된 바 있다. 다른 조건이 모두 똑같은 상태일 때, 자신의 행복감을 고조시키려면 다른 누군가의 행복을 무작위로 빌어주기만 하면 된다. 그게 전부다. 기본적으로 시간과 노력이 전혀 들지 않는 방법이다. 


이런 사랑과 친절의 기쁨을 얼마나 멀리까지 퍼뜨릴 수 있을까?


예전에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피릿 록Spirit Rock'이라는 명상 센터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나는 평소처럼 청중들에게 10초 훈련법을 가르치고는 재미 삼아 숙제를 내줬다. 내가 강연을 한 날이 월요일 저녁이었는데, 화요일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면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중 무작위로 두 명을 골라 몰래 그들의 행복을 빌어주라고 제안했다. 어떤 행동이나 말도 필요 없이, 그냥 속으로 '이 사람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만 하면 된다. 이 연습은 아무도 모르게 할 수 있는 만큼 들킬 염려도 얼굴이 빨개질 일도 없다. 10초 뒤에는 다시 하던 일로 돌아가면 된다. 그것뿐이다. 


<<타이탄의 도구들 / 토네이도 출판사>> 차드맹탄의 인터뷰 중에서 발췌함  




10초 명상은 구글의 명상지도사 차드맹탄이 추천하는 수련법의 한 종류로서, 아주 간단하고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그 효과는 매우 탁월하다. 


길을 가다가, 버스 안에서, 전철 안에서 그냥 아무나 모르는 사람이 보이면 마음 속으로 그 사람이 잘 되고 행복해졌으면 하고 바라는 거다. 이런 시도에는 고작해야 몇 초도 걸리지 않는다. 많이 할 필요도 없고 하루에 한두 번이면 충분하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본능적으로 에너지를 덜 쓰려는 경향이 있고, 이런 경향은 마음의 움직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서, 덜 생각하고 덜 기억하고 덜 느끼려고 한다. 그래서 나이를 먹을수록 기억력은 줄어들고 감정은 둔해진다. 


10초 명상은 단순하지만, 기쁨과 만족을 일구어내는 긍정적 감정을 움직이는 수련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감정 자극에 둔감해지고 무덤덤한 느낌에 매몰되지 않도록 감정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보다 적극적으로 행복감을 일으킬 수 있도록 해준다. 


나이를 먹어도 풍부하고 노련하게 일상을 영위하며 살기 위해서는 운동을 통해 몸을 관리하듯 마음 역시 관리가 필요하다. 스트레칭을 통해 몸의 유연성을 키우듯, 10초 명상을 통해 감정의 유연성을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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