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과 여백이 있는 삶
화투나 포커를 쳐보면 사람의 본성을 제대로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돈 앞에서 사람의 밑천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또한 사람의 본성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때는 서로의 관계가 깨질 때입니다. 사랑의 감정이 식고 미움의 감정이 자라나 헤어질 때, 그 사람의 밑천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헤어질 때도 처음 만나 설렘을 느껴 사랑하려고 노력했던 만큼, 헤어질 때도 그 정도의 노력은 해야 합니다. 헤어질 때도 상대에게 예의를 지켜야 합니다.
헤어져야 할까 말까 고민이 되는 이유는, 냉철한 머리의 이성이 헤어지라고 명령해도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마음의 감정이 정리되는 속도가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가슴속 감정이 훨씬 더 깊이 갈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마무리도 중요합니다.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순간이 오면 마무리를 잘해야 합니다. 끝맺음을 잘못하면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줍니다. 마치 나무에 달려 있을 때 아름답던 은행 열매가 땅에 떨어져 사람에게 짓밟혔을 때, 만신창이가 되어 고약한 냄새를 풍기듯이 서로에게 씻을 수 없는 뒤끝이 남게 됩니다.
인연을 잘 마무리하는 노력은 관계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비록 헤어지더라도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까지 부정하며 상대를 비난하면 안 됩니다. 관계가 완전히 끝나 헤어진 뒤에도 그 사람에 대해 좋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진정한 사랑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좋은 인연이란 시작도 좋아야 하지만 끝도 좋아야 합니다.
인연을 어떻게 마무리하는 가는 내가 선택할 수 있습니다. 관계의 정리는 내가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뒤끝 없이 깔끔하게 헤어지는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마무리는 그 사람에 대한 마지막 배려와 사랑의 표현입니다. 마무리를 잘해야, 시간이 지나고 감정이 정리된 후에, 미안한 마음 없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미래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마무리를 잘하는 건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현명한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