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탐구 11 : 이건희 회장 인재 중시 경영
The survival of a company depends on talented people.
우수한 핵심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Securing excellent core talent is the most important strategy to prepare for the future.
이건희 회장이 수립한 삼성의 경영이념(經營理念)은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에 공헌한다’입니다.
경영의 대가들은 모두 인재 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재 확보에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GE의 잭 웰치 회장도 "내 업무의 70%는 인재 확보"라고 말할 정도로 인재경영을 매우 중시해 온 경영자입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도 "경영자라면 핵심인재 확보를 자신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지금처럼 미래 변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에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미래에 대비하는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경영자라면 핵심인재 확보를 자신이 챙겨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경영자는 본능적으로 사람에 대한 욕심이 있어야 한다. 만약 필요하다면 삼고초려(三顧草廬), 아니, 그 이상을 해서라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이채윤 다산출판사 ‘이건희 귀족형 리더십 & 황우석 서민형 리더십’ 172쪽)
이제 삼성은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가 아닌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어야 한다.
Samsung should now become a first mover, not a fast follower.
2005년 1월 3일 이건희 회장은 신년사에서 임직원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동안은 많은 세계의 일류 기업들로부터 기술을 빌리고 경영을 배우면서 성장해 왔으나, 이제부터는 어느 기업도 우리에게 기술을 빌려주거나 가르쳐 주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기술개발은 물론 경영시스템 하나하나까지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자신과의 외로운 경쟁을 해야 한다.”
이건희 회장은 이제 삼성은 초일류 기업이 되었고, 베낄 수 있는 앞선 기업들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창조자가 되어야 하고 선구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선구자가 되기 위한 인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2006년 6월 사장단 회의에서 ‘더 이상 베끼는 CEO는 필요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이 수립한 삼성의 5대 핵심가치는 인재제일(人材第一), 변화선도(變化先導), 최고지향(最高指向), 정도경영(正導經營), 상생추구(相生追求)입니다.
이 다섯 가지는 삼성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삼성을 성공으로 이끄는 핵심가치이기도 합니다. 삼성의 핵심가치 중에 제일 첫 번째가 인재제일입니다. 그만큼 이병철 창업 회장부터 이건희 선대 회장, 그리고 이재용 회장까지 삼성은 인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입니다.
그렇다면 삼성이 찾고 있는 핵심 인재는 어떤 사람들일까요? 삼성장학회를 책임지는 임원으로 있으면서 천재급이라 생각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삼성의 핵심인재는 크게 4가지입니다. 첫째, 타고난 천재급 인재입니다. 전공 3~4개를 힘들이지 않고 수행하거나, 수능 수학 문제를 암산으로 푸는 등 아주 소수이지만 정말 천재 같은 인재가 있습니다. 둘째, 분야별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인재입니다. 글로벌 기업체나 연구소 등에서 성과로 실력을 입증한 인재입니다. 셋째, 특이한 경력이나 재능을 가지고 있는 인재입니다. 국제적인 경시대회의 수상실적, 언론보도, 대외활동 등으로 재능을 입증한 인재입니다. 넷째, T자형 인재입니다. T자형 인재란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다른 분야까지 폭넓게 알고 있는 종합적인 사고 능력을 갖춘 인재를 말합니다. 삼성에서 CEO가 될 확률이 높은 인재입니다.
그리고 이건희 회장은 인재의 기준으로 "주인의식으로 진정한 위기의식을 느끼는 사람, 항상 공부하며 새로운 발상을 하는 사람, 인간미 도덕성 예의범절 에티켓을 갖추고 있어서 남에게 존경받고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사람"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대한민국의 생존과 발전에 필요한 핵심인재 양성을 오랫동안 구상하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02년 아들 이재용 회장(당시는 이재용 상무)과 함께 사재(私財)를 출연하여 '삼성이건희장학재단'(2006년에 삼성장학회로 명칭 변경)을 설립하였습니다.
장학재단의 설립 취지인 '국가와 미래 사회를 위한 글로벌 인재 양성'이라는 문구만 보아도 이건희 회장이 핵심인재의 필요성을 얼마나 절감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 장학생 지원자격으로 대한민국 국적보유자라는 단 한 가지 조건만 제시했습니다. 박사학위 취득 후 삼성에 입사해야 한다는 아무런 조건이 없었습니다. 이 점은 이건희 회장이 얼마나 국가의 앞날을 생각하는 통이 크고 위대한 경영자인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20년간 장학사업비로 2000억을 쓸 수 있는 건 보통의 경영자가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저도 장학재단의 설립 취지와 비전에 공감하여, 장학재단 설립 시점부터 참여하여 장학사업을 종료하기 직전까지 글로벌 인재 육성에 일조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습니다. 지난 20년간 장학사업을 주관하면서, 미래를 주도할 천재급 인재 1,000여 명을 선발하고, 선발된 장학생들이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세계적인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국가와 인류사회에 필요한 글로벌 인재가 되도록 지원한 경험은 제 인생의 큰 보람이자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희 회장의 인재에 대한 경영방침은 임직원에게 배포한 ‘신경영 실천 가이드’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인재 확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습니다.
우수인력을 미리 확보하고 키워라.
"우수인력은 개인별로 상세한 기록을 전산화하고 '인재 뱅크'로 관리하라. 이것을 그룹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 우수인력은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 미리미리 확보하라. 영재는 고등학생 때부터 관심을 갖고 선발해서 장학금을 지급하고,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도 경제연구소나 종합기술원이 체계적으로 지도하라. 외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 중 천재를 모아 장학금을 지급하여 마음껏 공부할 수 있도록 하되 한국어, 한국문화를 가르쳐 삼성에 필요한 인재로 조기 육성하라."
우수한 인재를 사수하라.
"기업의 최대 자산은 우수한 인재이다. 그룹의 인재가 위기에 처해있으면 회사의 전재산을 털어서라도 구해내야 한다. 우수한 인재가 회사에 대한 불만으로 떠나고자 할 때는 사장이 직접 나서서라도 불만요인을 해소해 주는 등 최선을 다하여 설득하라. 그러나 발전적 차원에서 회사를 떠나고자 할 때는 인재를 배출하여 국가발전에 기여한다는 마음으로 보내주어야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창조적 천재들은 남을 쫓아가는 삶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삶을 추구합니다. 창조적 천재들은 기꺼이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아갑니다. 신경영을 추진하기 전에 삼성은 2류 기업 수준으로 선진 기업을 빠르게 쫓아가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구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삼성은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건희 회장은 더 이상 선진 기업을 따라가는 페스트 팔로우를 벗어나 새로운 것을 최초로 만들어내기 위한 퍼스트무버가 될 것을 주문했습니다.
위대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고경영자들이 심혈을 기울인 일은 무엇일까요?
미국에서 30개의 중요한 회사를 심층 분석한 결과 이건희 회장의 인재제일주의와 유사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만들기 위해 최고의 CEO들이 한 일이 무엇인지 파악한 결과 인재들을 영입한 것이라고 합니다. ‘하버드 MBA 출신들은 어떻게 일하는가’라는 책을 보면 이러한 연구 결과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스탠퍼드 비즈니스 스쿨의 교수였던 짐 콜린스는 20명으로 구성된 자신의 연구팀과 5년에 걸쳐 30개의 주요 회사를 심층분석 했는데, 연구 목적은 좋은 회사를 진정으로 위대한 회사로 만들기 위해 최고의 CEO들이 한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었다. 다음은 그의 주요 연구 결과 중 일부다.
‘누가 먼저’가 중요하다. 무엇을 하느냐는 그다음 문제다.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도약시킨 리더들은 새로운 비전과 전략부터 짤 거라고 우리는 예상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들은 먼저 적합한 사람을 버스에 태우고 부적합한 사람을 버스에서 내리게 하며 적임자를 적합한 자리에 앉히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야 버스를 어디로 몰고 갈지 생각했다. ‘사람이 가장 중요한 자산’이라는 옛 격언은 전적으로 옳은 말이 아니었다. ‘적합한 사람’이 중요하다.
후에 콜린스가 (좋은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이끈 CEO 중 한 명에게) 평범한 기업에서 초우량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능케 한 5대 요인을 열거해 달라고 요청했을 때, 그 CEO는 이렇게 대답했다. 첫째는 사람일 겁니다. 둘째도 사람이지요. 셋째도 아마 사람일 겁니다. 넷째도 역시 사람이고요. 그리고 다섯째도 역시 사람입니다.” (에밀리 챈 저, 이상규 역, 이상미디어 '하버드 MBA 출신들은 어떻게 일하는가' 116쪽)
짐 콜린스 교수는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가 되기 위해 CEO들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일은 비전이나 전략이 아니라 위대한 인재들을 확보하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챗GPT 등 인공 지능의 급속한 발전으로 산업과 기술의 변화가 극심한 시대에는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경제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유연하게 미래를 개척하며 길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인재들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제 불확실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조직이 성장하려면, 얼마나 많은 핵심 인재를 보유하고 있는지가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기업을 창업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려는 기업가들에게 이건희 회장의 인재 중시 철학은 관심을 갖고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기업이 핵심 인재를 확보하면서 창조적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자신의 재능과 적성에 맞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개발하면서 핵심 인재로 성장하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이건희 회장이 인재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천재경영, 핵심인재론'을 음미해보시기 바랍니다.
"디지털 시대에는 한 명의 천재가 만 명, 십만 명을 먹여 살린다. 그러니 세계적인 핵심인재들을 사장이 직접 나서서 데려와야 한다. 아니 데려 오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모셔와야 한다. 필요하면 사장 월급보다 두세 배 더 줘도 좋다."
앞으로 대한민국에 이건희 회장과 같은 위대한 경영자가 많이 탄생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