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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연간 35만 명 넘는 심장병 사망과 연관

글로벌 건강 위협으로 떠오른 ‘보이지 않는 위험’

by 정영기

일상에 스며든 프탈레이트(DEHP)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플라스틱 용기, 식품 포장, 의료기기, 심지어 화장품과 장난감까지. 이 모든 곳에 들어가는 화학물질 ‘프탈레이트(DEHP)’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건강 위협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18년 한 해 동안만 DEHP 노출과 연관된 심장병 사망이 무려 35만 6,000건을 넘는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심혈관 질환, ‘플라스틱’이 부른 침묵의 살인자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드는 데 쓰이지만, 우리 몸에서는 호르몬 교란, 면역 기능 저하, 그리고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심장 동맥에 염증을 일으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55~64세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DEHP 노출이 전체 심장병 사망의 13% 이상을 차지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중동·남아시아·동아시아, 사망자 70% 이상 집중


전 세계적으로 프탈레이트 노출은 어디에서나 일어나지만, 그 피해는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중동, 남아시아, 동아시아, 그리고 태평양 지역이 전체 사망의 약 73%를 차지했습니다. 인도에서는 10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중국과 인도네시아도 뒤를 이었습니다. 이들 지역은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가 급증하는 반면, 제조 및 사용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해 노출 위험이 더 크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경제적 부담, 최대 3,700조 원 추산


이렇게 많은 사망이 단순히 건강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연구진은 DEHP 관련 심장병 사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최소 5,100억 달러(약 700조 원), 많게는 3조 7,400억 달러(약 5,100조 원)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의료비, 생산성 손실, 조기 사망에 따른 사회적 비용까지 포함한 수치입니다.


프탈레이트(DEHP), 왜 규제가 필요한가?


프탈레이트는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생식기 이상, 호르몬 교란, 암, 소아비만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연관이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DEHP는 심혈관 질환과의 연관성이 점점 더 명확해지면서, 세계 각국에서 규제와 대체물질 개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사용 습관을 바꾸고, 전자레인지나 식기세척기에서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자제하는 것만으로도 노출을 줄일 수 있다”라고 조언합니다.


미래를 위한 변화, 글로벌 협력과 인식 전환이 열쇠


이제 프탈레이트 문제는 한 국가나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오픈소스 연구와 글로벌 협력을 통해 안전한 대체물질 개발, 노출 저감 정책, 인재 양성 등 다양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플라스틱의 편리함 뒤에 숨은 ‘보이지 않는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고, 건강한 미래를 위한 투자와 행동이 절실한 때입니다.


정리하자면, 프탈레이트(DEHP)는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만큼, 그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사회 전체의 변화가 요구됩니다. 심혈관 질환 예방과 건강한 미래를 위해, 이제는 플라스틱과의 ‘건강한 거리두기’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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