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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한국 없이는 AI 발전 불가능하다"

by 정영기

"한국 없이는 AI를 발전시킬 수 없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가 직접 한 이 말, 단순한 외교적 멘트일까요? 절대 아닙니다. 5,000억 달러(약 730조 원) 규모의 글로벌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의 핵심 파트너로 한국이 선택된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은 오픈AI가 왜 한국과 전략적으로 손잡았는지, 그 핵심 배경을 5가지 키워드로 파헤쳐보겠습니다.


1. 반도체 기술력: AI의 심장을 쥔 나라


한국은 AI 시대의 필수 자원인 첨단 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연산에 핵심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무려 80%를 장악하고 있죠. 이는 단순한 시장 점유율이 아닙니다. AI 모델이 복잡해지고 거대해질수록 HBM의 중요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데, 이 분야에서 한국만큼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갖춘 나라는 없습니다.


더욱 놀라운 건 한국이 반도체 생산부터 AI 서비스 활용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풀스택 생태계'를 구축한 사실상 유일한 국가라는 점입니다. 반도체 제조 대기업부터 네이버, 카카오 같은 IT 기업, 그리고 수많은 AI 스타트업까지 전 가치사슬이 한 나라 안에 완결되어 있습니다. 이런 환경은 오픈AI 입장에서 협력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입니다.



2.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730조 원짜리 파트너십의 주인공


오픈AI가 주도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AI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핵심 파트너로 한국 기업들이 낙점되었습니다. 삼성과 SK 그룹은 수백억 달러 규모로 HBM과 DRAM을 공급할 예정인데, 이는 월 최대 90만 장의 웨이퍼, 전 세계 DRAM 생산량의 40%에 달하는 엄청난 물량입니다.


이 협력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물량 때문만이 아닙니다.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가 업계 최대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한국의 안정적이고 대규모 공급 능력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전 세계 AI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오픈AI는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AI 개발 속도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된 것이죠.


3. AI 서비스 수요: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


한국은 AI 기술을 가장 빠르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시장입니다. 놀랍게도 챗GPT 유료 구독자 수에서 한국은 미국에 이어 전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구가 5,000만 명 수준인 나라가 3억 명이 넘는 미국 바로 다음이라는 건, 인구 대비로 환산하면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의 활용도를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한국의 챗GPT 월간 활성 사용자는 1,000만 명을 넘어섰고, 최근 1년간 주간 활성 사용자 수는 4.5배 이상 폭증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숫자가 많다는 게 아니라, 한국 소비자들이 AI 기술을 일상에 빠르게 통합하고 새로운 사용 패턴을 만들어내는 '혁신적 얼리어답터 시장'임을 증명합니다. 오픈AI는 이런 역동적인 시장에서 사용자 피드백을 얻고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아시아 전체로 확장할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4. 데이터센터 인프라: AI 두뇌의 최적 거점


AI 시대의 경쟁력은 결국 컴퓨팅 파워, 즉 데이터센터로 귀결됩니다. 한국은 초고속 통신망과 안정적인 전력 공급, 발달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갖춘 데이터센터 최적지입니다. 오픈AI는 이미 SK와 손잡고 전남에, 삼성전자와 함께 포항에 각각 초기 용량 2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데이터센터들은 단순한 서버실이 아닙니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을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아시아 전역의 사용자들에게 빠른 응답 속도를 제공하는 전략적 거점입니다. 한국의 지리적 위치는 동아시아 시장 접근성이 뛰어나고, 탄탄한 IT 인프라는 대규모 AI 연산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오픈AI가 서울을 도쿄, 싱가포르에 이어 아시아 세 번째 전략 거점으로 선택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5. 정부 정책 지원: 국가 차원의 전폭적 백업


한국 정부의 AI 육성 의지는 그 어느 나라보다 강력합니다. 정부는 AI를 국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정하고 대규모 투자, 규제 완화, 세제 혜택 등 전방위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직접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인 AI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며 전폭적인 협력 의지를 밝혔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픈AI와 공식 MOU를 체결했습니다.


이런 정부의 적극적 지원은 오픈AI 같은 글로벌 기업에게 매우 매력적인 조건입니다. 규제 불확실성을 줄이고, 신기술 실험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받으며, 장기적 투자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한국 정부는 단순히 환영하는 수준을 넘어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로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는 오픈AI가 한국에서 단순 지사가 아닌 전략적 거점을 구축하려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정리하면, 오픈AI가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기술·시장·정책'이라는 삼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력으로 AI의 하드웨어 기반을 제공하고, 폭발적인 서비스 수요로 혁신의 실험장을 제공하며, 정부의 전폭적 지원으로 안정적 성장 환경을 보장하는 나라. 샘 올트먼이 "한국 없이는 AI를 발전시킬 수 없다"고 말한 건 결코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730조 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은 단순한 부품 공급국을 넘어 글로벌 AI 혁신의 핵심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에서 어떤 'AI의 미래'가 만들어질지, 그 여정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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