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를 사용하는 암소 '베로니카'

by 정영기


오스트리아의 한 마을에 사는 13살 암소 베로니카가 나무 빗자루를 이용해 스스로 몸을 긁는 모습이 포착되어 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비엔나 수의과대학 연구진은 베로니카의 이러한 행동을 분석한 결과, 이것이 소의 도구 사용을 기록한 최초의 과학적 사례라고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를 통해 발표했습니다.


베로니카는 단순히 도구를 휘두르는 데 그치지 않고, 가려운 부위에 따라 빗자루의 양 끝을 다르게 사용하는 정교함을 보였습니다. 등 쪽의 두껍고 질긴 피부를 긁을 때는 뻣뻣한 솔 부분을 사용했지만, 젖통이나 배처럼 민감한 부위는 나무 손잡이 끝으로 살살 찌르거나 밀어내는 등 도구를 목적에 맞게 유연하게 활용했습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앨리스 아우어스페르크 박사는 우리가 흔히 '소'를 어리석음의 대명사로 사용해 왔지만, 실제로는 소의 지능이 매우 과소평가되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진은 베로니카가 보여준 '유연한 도구 사용' 능력이 침팬지나 코끼리, 까마귀와 같은 극히 일부 지능형 동물들만 가진 정교한 사고력의 증거라고 설명합니다.


특히 베로니카가 이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풍요로운 환경이 있었습니다. 공장식 축사가 아닌 애완동물로서 사랑받으며 자극적인 환경에서 13년을 살아온 덕분에, 주변 사물과 교류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학습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일반적인 가축들이 지능을 발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베로니카의 주인인 비겔레 씨에 따르면, 그녀는 10년 전부터 스스로 나뭇가지를 주워 몸을 긁기 시작했으며 누구에게도 이 방법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또한 온라인상에서 다른 소들이 나뭇가지를 이용하는 영상들이 발견되는 점으로 보아, 이러한 도구 사용 잠재력이 소라는 종의 본성에 깊이 자리 잡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연구는 수천 년간 인간과 함께해 온 가축인 소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음을 일깨워 줍니다. 연구진은 동물이 할 수 없을 것이라 단정 짓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그들이 가진 감정과 정교한 문제 해결 능력을 인정하고 가축의 복지와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youngki.jeong.14?locale=ko_KR


Anthes, E. (2026, January 19). Do Cows Use Tools? This One Does. The New York Times. https://www.nytimes.com/.../animals-cows-intellig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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