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타킴 Apr 25. 2023

사람이 모이는 부스의 마케팅 비밀

성공적인 박람회 개최하는 부스의 기본 조건

지난주, 코엑스에서 열린 World IT Show 2023은 국내 최대 수준의 IT 박람회답게 수많은 관람객이 방문했습니다. 저희도 빠질 수 없었기에, 많은 준비를 하고 한 자리를 차지했죠. 행사 기간 중 수많은 참가업체 부스를 돌아보며 정리한 사람이 몰리는 부스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마케팅 레이더를 켜고 있었습니다.



박람회와 같은 행사를 몇 번 개최하다 보니 방문객 유형은 대략적으로 구매 목적 5%, 비즈니스 목적 30%, 인사이트 목적 30%, 굿즈 수집 30%(전문 굿즈 수집가 포함), 기타 5%(참가 기업 포함) 정도입니다. 제 경험을 토대로 하니 일정 부분 오차 범위를 감안해 주시더라도, 상당히 공감하시는 실무자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물론 행사의 목적, 취지, 방법 등에 따라 차이가 상당히 크겠지만 오늘은 전형적인 ‘대규모 박람회’를 전제로 두겠습니다. 오늘도 역시나 우리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세 가지 비법’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 손에 뭐라도 쥐어 드려라


코엑스 근방에서 근무하다 보니 대규모 박람회가 있을 때마다 대중교통이 조금씩 막힌다는 아쉬움이 있으나 의외의 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점심 이후 쓱 박람회를 돌면 실생활과 업무에 유용한 마케팅 인사이트… 그리고 각종 굿즈를 얻을 수 있습니다. 굿즈를 손에 쥐어 드리는 것은 단순히 ‘상품 드릴 테니 와주세요!’가 아닙니다. 우리 브랜드의 브랜딩이 들어간 굿즈로 방문객을 모은다 > 브랜드 설명을 한다 > 굿즈 증정 이벤트를 한다 > 마케팅, 사업 DB를 확보한다 > 굿즈를 증정한다 이 플로우를 기본으로 했을 때, 방문객은 우리 브랜드의 굿즈를 손에 들고 행사장 전체는 물론 돌아가는 귀갓길까지 함께 합니다. 이게 박람회에서 누구보다 튼튼하고 크며 화려한 에코백을 나눠주는 이유죠. 예전 글에서 설명한 헬륨 풍선의 ‘공유 마케팅’과 같은 개념입니다.


고급 카펜터 펜슬을 나눠주는 엘리펙스 부스의 모습


그러니 관람객의 눈길을 끄는 굿즈 디자인과 하나쯤 갖고 싶은 실용성 높은 제품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내 에코백이 타 업체 에코백 속에 접혀 들어가는 것은 적어도 공유와 확산의 마케팅은 실패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자면,  제발 고객 DB로 추첨을 하거나 추후에 상품 지급 같은 이벤트는 삼가 주세요. 그 상품이 ‘파리 5박 6일 여행권 10명’ 정도가 아니라면 말이죠. 방문객들이 굿즈 이벤트를 보며 하는 생각은 ‘내 개인정보와 맞바꿀만한 가치가 있는가?’입니다. 




- 내 부스에 재미를 더해라


여러 박람회에 방문객 신분으로 참여했을 때 오래 머물게 되는 요소는 단연코 호기심과 흥미입니다. 겪어보지 못한 서비스가 있을 때, 한번쯤 체험해보고 싶던 서비스가 있을 때 둘 다 아니라면 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줄 서 있을 때입니다. 현수막과 X배너, 팸플릿과 굿즈 증정은 박람회의 모든 참가업체가 준비하는 기본 세트입니다. 기본 세팅으로는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절대 늘릴 수 없습니다. CES 2023에서도 신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부스는 대기 등록을 해도 몇 시간이 걸릴 만큼 인기가 많았다고 하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놀이와 체험에 대한 호기심은 인간의 기본 본능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WIS 2023 삼성전자관에서 야간촬영 체험관을 즐기는 관람객들 (출처:삼성전자)


도저히 나의 기업 솔루션을 체험하고 즐길만한 콘텐츠가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놀이와 체험은 꼭 나의 회사 솔루션이 아니더라도 현장에서 진행 가능한 마케팅 이벤트로 풀어낼 수도 있고, 하다 못해 간이 인생 네 컷 사진기를 대여해 놓아도 사람은 모입니다. 그래도 어려우시다면 문방구에서 뽑기 이벤트 판을 사서 마케팅 프로모션을 연계해 보세요. 그다음 단계는 마케팅 센스의 영역이 되겠습니다. 




- 밝게 웃어라


놀이와 체험만큼 동서고금을 막론하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사람은 밝은 사람에게 호의적이라는 것입니다. 내 부스가 밝은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사람이 밝아야 합니다. 굿즈도 좋고, 재미도 뛰어난 부스인데 설명해 주는 직원이 퀴퀴한 커담(커피+담배) 향기와 함께 어둠의 분위기를 풍긴다면 결론적으로 중요한 서비스 소개 기회는 저 멀리로 날아가 버립니다. 부스에 방문한 방문객에게 밝은 옷, 밝은 표정, 밝은 어투로 다가가세요. 아무리 우리 서비스에 관심이 없더라도 일단 귀를 열 수밖에 없습니다. 


대화가 열렸다면 이렇게 말해보세요. “저희 서비스 상담 한 번 해보시겠어요?”, “저희는 국내 최고의 솔루션을 자랑합니다” 네~ 이렇게 방문객의 귀는 닫혀버렸습니다. 쉽게 생각해서 티셔츠 아이쇼핑을 하러 간 나에게 “고객님, 저희 티셔츠는 다른 업체와 달라요~ 상담받아보시겠어요?” , “저희 티셔츠는 옆 쇼핑몰과 달라요! 세계 최고랍니다”라고 해도 부담될 텐데 박람회에 어떤 목적으로 온 줄도 모르는 방문객에게 영업 뉘앙스를 풍기는 것은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진행하셔야 할 겁니다. 박람회에 오는 방문객들은 시장을 알아보러 오는 사람들이지 특정 물건이 필요해서 구매하러 오는 사람이 아닙니다. 


제가 샤넬, 삼성전자와 같은 대기업 팝업 스토어를 방문했을 때 가장 크게 느낀 점은 평소라면 말도 안 섞어 줄 것만 같은 잘생긴 모델과 같은 직원들이 밝게 웃으며 고객을 맞이해줍니다. 그리고 하나부터 열까지 준비된 말을 쏟아내죠. 마치, 나의 입장부터 퇴장까지 모든 시나리오가 짜여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내 부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비록 그들과 같은 탈 인간의 외모를 가지지 않았더라도 최대한의 노력은 보일 수 있습니다. 그것은 외모, 향기, 말투, 어법 등이죠. 우리가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자 오늘은 내 부스에 사람이 모이게 하는 법을 알아봤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목적에 따라, 행사 유형에 따라 다른 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어찌 보면 오늘의 글은 마케터 누구나 다 아는 기본 중에서도 기본 일 겁니다. 그렇지만, 모든 이론을 알더라도 실행에 옮기고 기획하는 것은 마케팅 센스의 영역이죠.


폭발적인 성과 그 안에서 배움이 가득한 행사를 여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더욱더 많은 분들의 마케팅 센스를 더 나누고 싶습니다. 의견이 있으시다면 반드시 댓글 부탁드립니다. 메타버스 김프로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