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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킴 May 15. 2023

나의 스승이 된 모든 제자들에게

마케터에게 참스승의 의미

오늘은 5월 15일 스승의 날입니다. 전직 교사였던 저에게 5월 15일은 매우 특별한 날이었지만, 마케터가 된 지금은 어찌 보면 따뜻했던 추억의 날이 되었네요. 메인 제목과 서브 제목을 계속 고민했습니다. 분명 마케팅 글이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오늘만큼은 나의 모든 제자들 생각들이 가득하기에 메인 제목을 위와 같이 지어봤습니다.




줄탁동시(啐啄同時)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어미 닭이 밖에서 쪼고 병아리가 안에서 쪼며 서로 도와야 일이 순조롭게 완성됨을 의미하는 사자성어로, 교육학에서 스승과 제자의 동반자적 성장을 이야기할 때 종종 사용되는 사자성어입니다.


13년간 편지로 사단칠정논쟁을 벌인 제자 기대승과 스승 이황


퇴계 이황이 무려 스물여섯 살 차이가 나는 제자 기대승과 13년간 편지 논쟁을 벌인 것은 참스승의 자세를 언급할 때 항상 언급되는 이야기죠. 현재로 치면 장관급에 해당하는 공조참판의 자리에 있던 퇴계 이황이, 9급 공무원쯤에 해당하는 종 9품의 기대승을 존중하며 단 한 차례도 하대하거나 무시했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의 인생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제가 매년 3월 2일에 새 학기가 시작할 때, 첫 시간에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 교과적 지식이나 제 교육적 철학을 가르치러 왔지만
분명 여러분 모두에게 제가 배워갈 것도 많을 겁니다.
저는 여러분의 모든 경험을 배워갈 테니
여러분도 제 모든 것을 가지고 가시길 바랍니다.


처음 교직에 섰을 때, 아직도 종종 연락하는 제 인생 스승과도 같은 동료 교사분이 해주신 조언이 있습니다. “좋은 교사가 되어라, 그리고 절대 ‘교사 말투’를 배우지 마라.” 그분께서 말씀하신 ‘교사 말투’란 모든 상황에 ‘내가 맞아, 넌 어려’ 식의 말투와 더 나아가 아이들을 바라보는 교육관까지 포함한 것이었죠.




난 교사가 아닌데?


제가 학생들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말한 이유는, 실제로 뼈 저리게 느낀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간혹, 학생들과 오랜 시간 상담을 하다 보면 제 인생에서는 없었던 페이지를 이 학생은 당당하게 써 내려가고 있기도 하고, 이미 저보다 어떤 영역에서는 단단한 경험을 세워두기도 했습니다. 즉, 내가 아무리 경험이 많고 대단한 자리에서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시니어라도 나와는 다른 소중한 경험을 가진 주니어들은 수두룩하다는 것입니다.


마케터에게 ‘참스승’의 의미


마케터로서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요즘, 저에게 참스승은 회사에서 만나는 모든 상사, 동료들입니다. 물론, 수많은 브런치 친구분들의 글, 링크드인 1촌 분들의 글을 통해서도 커리어와 직장 생활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말씀드렸듯이 모든 질문의 방향이 ‘사람’을 향해야 하는 마케터에게 주변 모든 사람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큰 배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배울 점이 1도 없는 동료라면요?


배울 점이 1도 없는 점이 배울 점입니다. 저도 수년 간의 사회생활을 하면서 지독한 꼰대스타일을 혐오했지만, 저 또한 누군가에게는 꼰대인 순간순간이 찾아오게 됩니다. 그 순간마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있죠. 누군가에게 배울 점이 1도 없다면, 그 동료가 했던 혐오스러운 행동을 내가 절대 누군가에게 하지 말아야겠다 하고 다짐하는 것 자체가 배울 점입니다. 


그러니 사람 생각을 멈추지 마세요.


사람의 심리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하는 마케터가 시장에 대한 이해와 트렌드에 대한 적응도 빠릅니다. 트렌드의 원인이 되는 사람의 심리를 정확하게 꿰뚫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 나보다 나이가 어리거나, 경험이 적다거나, 직급이 낮다거나 해서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배울 점을 빨리 캐치해 보세요. 그리고, 긍정적으로 배울 점에 대한 칭찬까지 곁들이면 당신은 리더십까지 겸할 수 있겠습니다. 내 작은 인생의 그릇 안에서 타인을 판단하고 평가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5월 15일 스승의 날에 나의 은사님 뿐만이 아닌, 마케터와 직장인에게 새로운 의미의 ‘참스승’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했는데 잘 전달이 되었길 바랍니다. 인생에서 스쳐가는 모든 사람들의 삶에서 배움 가득한 인연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5년이라는 시간 동안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제 인생의 두꺼운 페이지가 되어준 나의 모든 제자들에게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항상 보고싶네요.


메타버스 김선생.. 아니 김프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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