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메타킴 May 11. 2023

챗GPT시대 내 자녀를 좋은 질문자로 성장시키는 법

‘좋은 질문자’로 성장하는 법 part2

"틀려도 괜찮아, 자신 있게 대답해 봐"

과연 이 말의 가장 큰 문제이자 오류는 무엇일까요?


제 이전 글인 ‘프로 질문러로 성장하는 법 part1’이 커리어 관점이었다면, 이번 편은 교육 관점이 되겠습니다. 


뜬금없이 마케터가 자녀 교육법이 웬 말이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교육학 전공자로서 자녀 교육법이라는 핫한 소재를 놓칠 수는 없겠죠? 특히 교육 심리학에 푹 빠져있으니 말이죠. 그리고, 오늘의 이야기 또한 우리 마케터와 모든 기업인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교직에 있을 때 수많은 학생들과 함께하면서 질문을 잘하는 학생들의 특징을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습니다. 양방향 토론식 수업을 고집하던 저에게는 모든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할 수 있게 수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왜 우리는 질문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성장했을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정답만을 강요하는 5지 선다형 교육과정. 둘째, 오답일까 하는 두려움. 첫째는 환경적인 요인, 두 번째는 내적인 요인이죠. 하지만 두 가지 이유는 정답만을 강요하는 교육과정에서 틀린 질문을 하기 두렵다는 점에서 인과관계에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유롭게 질문(대답)해봐, 틀려도 괜찮아”라는 말은 오히려 ‘틀린 질문’이라는 개념을 애초에 만들어두고 하는 말이기에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이미 '틀리면 안 된다'라는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에게 '틀려도 돼'라는 말은 '어차피 넌 틀릴 거야'라는 말을 전제로 까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는 당당하게 “대답해, 질문해”하지만, 정작 어른인 우리들은 사내 회의에서 틀린 질문이나 틀린 대답은 죽어도 안 하려고 합니다. 정답이 필요한 환경에서 오답을 이야기해서 튀고 싶지 않은 거죠. 그건 내 아이도, 내 학생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어떻게 교육해야 한다는 거야?  


간단합니다. 정답이 없는 질문을 해야죠. 우리는 이런 질문을 확산형(확장형) 질문이라고 합니다. 이를테면 “왜 인간은 신을 믿을까?,  세대 간 남녀 간 갈등은 왜 생길까?” 등과 같은 질문이죠. 냉정하게 현재의 교육과정에서 확산형 질문을 통한 평가를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평가를 위한 교육과정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평가기준이 명확한 수업을 할 수밖에 없죠. 확산형 질문을 중심으로 한 토론식 수업은 모두에게 공정한 평가가 되기 힘들기 때문에 교육 시수 중 일부를 빼서 진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업의 한 과정이 될 뿐입니다.


자, 그래서 제가 서두에 굳이 ‘자녀’ 교육법이라고 한 이유입니다. 현재 우리 교육과정에서 수많은 교사들이 노력하고 계시지만 수능이라는 토대가 바뀌기는 힘들기 때문에 학생의 두뇌 회전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것은 가정교육뿐입니다. 


에릭슨(1902~1994)의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 모형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단계 중 ‘주도성 대 죄책감’ 시기에 해당하는 4~5세부터 인간은 주변 환경에 대해 공격적인 탐색을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환경에 대한 인식의 흐름은 “왜?”로 시작되죠. 이때부터 6~12세에 해당하는 ‘근면성 대 열등감’ 시기에 어떤 질문과 답을 스스로 낼 수 있게 유도하느냐가 인간의 일생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칩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사회에서 통용되는 배우는 데에 실패를 겪었을 때 열등감을 쉽게 느끼기 때문에 스스로 어떤 질문을 던지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죠.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하죠?


담임을 맡았을 때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중학교 1학년 생의 말투와 행동의 원인은 학부모 상담을 시작하면서 발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매우 높은 확률로 학생의 어른 버전이 제 앞에 앉아 계셨죠. 그만큼 부모가 평소에 어떤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지고 자녀의 답에 대해 긍정적이고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할수록 자녀의 사고 흐름 또한 부모와 같이 변화합니다. 즉, 나의 교육법을 통해 자녀를 내재적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지만 내가 평소에 하는 모든 질문을 통해 말투와 행동과 같이 외재적인 변화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녀를 좋은 질문러로 성장시키는 것은 ‘부모의 교육법’에서 오기도 하지만 결국 ‘부모의 습관’에서 온다는 것입니다. ‘모든 현상에 원인을 찾으려 질문을 던지고 절대로 내 해답이 정답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태도’ 이것을 나부터 실천했을 때 내 자녀도 삶에 대한 같은 태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정답이 없는 확산형 질문을 던지고 그러한 해답을 발견한 자녀에 대한 긍정적이고 되도록이면 구체적인 피드백을 제공하세요. 그리고 해답에 대해 또 다른 측면으로 다시 질문해 보세요.


오, 창의적인 해답인데? 나도 생각지 못했던 해답이야.
이번에는 다른 입장에서도 생각해 볼까?



정리하자면, 소위 말하는 챗GPT 시대에 자녀를 좋은 질문자로 성장시키는 방법은 부모가 먼저 좋은 질문을 습관처럼 던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당부의 말씀 전해드리자면(저도 제 자신에게 매 순간 당부하는 말입니다), 과학적 근거가 있는 사실이 아닐 경우 절대로 ‘내 생각이 정답이니 다시 생각해 봐’ 식의 교육은 지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어떤 사회적 현상도 갈등도 80억 명의 사람이 있으면 80억 개의 정답이 있습니다. 그러니, 제 말도 정답은 아닌 것이므로^^, 일정 부분 참고만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메타버스 김프로였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