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생각이 참 많고, 생각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사람으로서 연애와 결혼에 대한 고민도 상당했다. 내 인생을 스쳐간 수많은 친구들과 사람들을 연구해 보면 참 작은 행동에서 그 사람의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오늘 글은 '생각이 많고 깊은 사람을 단번에 알아보는 법'이다. 여러분이 연애 상대를 고르거나 결혼 상대를 결정할 때 반드시! 한 번쯤은 참고해 보기를.
일단 기본적으로, 나한테 잘하는 것은 참고 정도만 하길 바란다. 나라는 사람한테는 누구나 그 순간에 잘할 수 있다. 사랑을 해서도, 좋아해서도 누구나 잘할 수 있다. 그런데 나한테 잘 못하는 사람이다? 일단 아웃이다. 그럼 어떻게 알아보느냐? 나 말고 제삼자한테 어떻게 하는지 세심히 보아라. 그럼 답이 금방 나온다. 그리고 그의 세심한 행동들을 하나하나 살펴봐라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잘 생각해 보라. 예시를 들어보겠다.
저도 할게요.
만약 함께 식당에 갔는데 종업원이 우리 테이블에 그릇을 하나하나 세팅할 때 그가 손을 내밀어 함께 하려 한다면 일단 합격이다. 그 심리는 분명 느린 종업원이 속이 터져서가 아니라 그 순간이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 남이 나를 위해 하나하나 세팅하는 것을 천천히 기다리기보다는 그냥 내가 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성질이 급해서라기보다는, 누군가에게 그런 호의를 받거나 대접받는 그 순간이 불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게 조금 비약인 것 같다면, 종업원이 만약 어른이거나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거나 그런 상황에 그런 행동을 한다면 그것은 100%다. 그러니 이런 사람을 만났다? 꼭 잡아라. 내가 아닌 타인에 대한 세심한 배려심은 곧 생각의 깊이를 보여준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내가 가장 타인에게 신경 쓰는 부분이다. 예전에 한 번 지인과 편의점을 들렀다. 그런데, 들어갈 때도 나올 때도 계산하시는 분의 인사에 단 한 마디도 대꾸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몇 번 보다 보니 내가 내 지인을 어떻게 판단하지는 않았으나, 적어도 내가 함께할 이성은 아니겠구나 싶었다. 언젠간 이 이야기를 하게 될 줄 알았지만, 나는 인사를 유독 강조하는 부모님 아래서 자랐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모든 어른들에게 인사를 시켰다. 여기까진 매우 평범한 이야기이다. 그런데, 내가 나이가 차서 20대가 되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한 꼬마 아이와 어머님을 만났다. 그 아이는 나를 빤히 보더니 눈길을 피하고는 올라갔다. 그래서 내가 집에 돌아와서 요즘은 옛날과 참 다르다 아이들이 인사를 잘 안 하더라 했더니 엄마에게 돌아왔던 대답이 내 머리를 강하게 내리쳤다.
"네가 먼저 인사하면 안 돼?" 그때까지 나에게 인사는 응당 아랫사람이 먼저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내 마음속에는 그런 의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그날부터 생각을 고쳐먹었다.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는 마주치는 모든 선생님들께 먼저 인사했다. 그러다 보니, 적어도 예의 바른 학생이라는 타이틀은 획득했다. 그런데! 간혹 내 인사를 받지 않거나 그냥 지나치는 선생님이 있었다. 나는 그때 감수성이 매우 풍부했기에 상처를 크게 받았다. 그래서, 내가 교사가 되었을 때는 마주치는 모든 학생에게 먼저 인사하고 최대한 이름을 불러주려 매일 밤 이름을 외웠다. 그만큼 사소한 인사는 중요하다. 그런데 인사가 몸에 배어있는 사람이 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잘 살펴봐라. 그 사람이 언제 인사하고 언제 인사를 안 하는지 말이다. 그럼 그 사람의 생각의 방향이나 살아온 인생 가치관이 보일 것이니까.
감정을 컨트롤하는 법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 사람이 화가 나는 순간에 짜증이 나는 순간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반드시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내가 감정을 컨트롤하는 모습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칠지 알 수 있었던 순간이 있다. 웨이팅이 길던 한 식당에 방문했을 때 한 시간 뒤에 오라는 답을 받고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고 있을 때였다. 1시간이라고 했으니 40분만 있다가 가자 하고 둘러보고 있는데 30분이나 지났을까? 웨이팅 어플에 알람이 울렸다. 지금 들어오란다. 그래서 부랴부랴 식당으로 돌아갔는데. 돌아오는 답이 황당했다. 이미 순서가 지났다는 것이다. 무려 다시 처음부터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무더운 여름날이었다. 그래서 더 화가 났다. 내 옆에 있던 사람 또한 굉장히 화가 치밀어 올랐을 것이다.
그때 나는 항상 그랬듯, 차분히 생각을 돌렸다. 아 지금 이미 상황은 벌어졌다. 내 앞에 있는 사장님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럼 내가 어떻게 말해야 사장님이 이해할까? 그래서 일단 웃었다. 차분히 말했다. "저희는 1시간이라고 하셔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가, 알람이 울려서 바로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기다리는 것은 조금 무리 아닐까요." 그리고 한마디 더 덧붙였다. "너무 맛집 이래서 꼭 여기 먹으러 온 거거든요" 그러면서 웃었다. 그랬더니 답이 돌아왔다. "그럼, 양해를 구하고 다음 순서로 넣어드릴 테니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나에게는 평범한 순간이었지만, 내 옆에 있던 사람에게는 큰 감명을 주었다는 순간이었다.
지난 글에서도 다뤘듯이, 나는 화가 나면 일단 추스를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배가 고픈지, 피곤한지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 이유는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감정적으로 이야기하면 반드시 내 감정에도 손상이 온다. 그걸 알기에 부정적인 감정을 잘 표출하지 않는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화가 났을 때, 짜증이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 지켜봐라. 그리고 그 사람의 생각 회로를 한 번 들여다보길 바란다. 연인 사이에서 지금 사랑이라는 감정에 사로 잡혀 당장 나에게 표출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니 타인에게 하는 사소한 행동에서 그 사람의 감정 대처 능력을 꼭 지켜봐라. 생각보다 자신의 감정을 냉정하고 논리적으로 컨트롤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분노, 짜증, 불만 이 세 가지는 꼭 드러나기 마련이다.
미안해
오늘의 마지막은 바로 "미안해"이다. 미안해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리고 톤도 중요하고 부연설명도 중요하다. 자칫 잘 못하다가는 "뭐가 미안한데?", "그걸 알면서 그래?"가 직격탄으로 돌아올 수 있으니 주의하라. 그런데 그런 사소한 상황이 아닌, 자신의 인생에서 부끄러운 순간에도 그리고 그렇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 순간에도 "미안해"라고 자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실수가 많고 사과할 일이 많은 사람은 문제이다. 그런 상황이 아니라, 엄청나게 사소한 순간에 자기도 모르게 "미안해", "죄송합니다"가 자동으로 나오는 사람이 있다. 사과를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애는 높으나 내면의 자존감은 낮은 경우가 많다. "내가 왜?"가 별 것도 아닌 상황에서 나온다면 꼭 그 사람을 다시 생각해 봐라.
술 먹고 남자들이 꼭 화장실 가는 길에 어깨를 부딪혀서 많이 싸운다. 근데 무척이나 간단한 일이다. 만취상태에서 누구나 그럴 수 있다. 비틀거리다가 상대와 부딪힐 수도 있다. 그런데 되게 단순하다. "죄송합니다" 한 마디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근데 이런 사소한 순간에 욱한다면, 그것은 최악이다. 만약 술에 취해서 홧김에, 혹은 기억이 안 나서라고 대답한다면 그것은 더 최악이다. 술을 평생 끊을 의지가 없다면 다시는 만나지 말아라. 그만큼 사과는 간단하면서 누구에겐 굉장히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이 사람이 나의 문을 열어주다가 손이 미끄러져서 "앗 미안해!"라고 한다면, 혹은 난 얼마 기다리지도 않았고 약속 시간도 1분밖에 안 지났는데 "오래 기다렸지, 미안해"라고 지속적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음, 괜찮은 사람이다.
사람의 깊이는 생각보다 단순한 순간에 드러난다. 이건 꾸미려고 해도 꾸밀 수 없고, 연기하려고 해도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생각이 깊고 그 바운더리가 넓은 사람들은 어떤 순간에도 긴장을 놓지 않는다. 그러니, 이 사람이 내 사람으로 자격이 있는지 보고 싶다면 그런 사소한 상황을 캐치해라.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이 100명이라면 모두에게 배려하는 사람은 10명도 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대사가 있다. 선배는 왜 그 사람을 좋아해요?라는 질문에 주인공은
"그 사람은 상수 같아,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변수가 아니라 어떤 조건에도 일정한 값을 유지하는 상수. 밥 먹으러 가잖아? 자연스럽게 숟가락을 챙겨줘. 내 물 잔이 비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채워놔"
"그건 그냥.. 매너 아닌가요?"라는 답문에
"내가 먹는 반찬을 유심히 보는데, 거기엔 손을 안 대거든? 나 많이 먹으라고. 난 그런 다정함을 지능으로 보거든. 상대를 안심시키는 반듯함 같은 거. 그런 건 하루 이틀에 쌓이는 게 아니니까."
배려는 지능이다. 그리고 그런 것은 절대로 하루이틀에 쌓이는 것이 아니다.
공부해서 쌓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니, 잘 살펴보고 당신에게 둘도 없는 진국을 만나기를 바란다.
오늘도 생각이 많은 우리들과, 그 생각의 결론이 나지 않았더라도. 혹은, 우리에게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한 고통스러운 생각이더라도 지금의 생각과 고민의 결정이 당신의 인생의 듣든한 이정표가 되기를. 그리고, 생각이 많은 우리들에게 반드시! 행복한 내일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겠다. 잘자! 그리고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