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너 사실 그렇게 완벽하지 않잖아

by 김레비

지독히도 남생각이 많은 나는 사실 그렇게 완벽한 사람이 아닌데도, 완벽해 보이려고 항상 노력했다. 좋은 아들이, 든든한 리더가, 멋진 팀장이, 기둥 같은 애인이 되고 싶었다. 그런 목적을 가지고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나를 잃어버렸다. 남에게 보이는 모습만 지독히도 생각하는 나는 어느새 진짜 나의 모습보다는 남에게 보이는 내 모습에만 집중했다.


근데, 나는 그렇게까지 좋은 사람은 아니다


나는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다. 내가 존경하는 분께 이 이야기를 했을 때 돌아온 대답은 "자신의 부족함을 아는 사람이 대단한 것이다"였다. 나는 남들에게 이야기할 수 없는 부끄러운 행동도 많이 했고, 돌이켜보면 타인에게 미안한 일도 너무도 많이 저질렀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힘든 일이 있을 때 모든 미안함과 실수들이 생각나면서 '아, 내가 잘못한 거 다 돌려받는구나' 생각한다. 그러니, 내가 다 기억하고 짊어질 테니 그때의 아픔들은 누가 됐든 잊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아픔이 나로 인해 치유되기를 바란다.



위로


유튜브에 되게 신기한 영상이 있다. 아니 영상이 아니고 사진이다. 그런데 한두 시간 동안 심금을 울리는 슬픈 선율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근데 왜 이 영상의 조회수가 몇백만이 될까? 하고 봤더니. 수많은 사람들이 댓글로 자신의 힘들었던 일들과, 지금 힘든 일들과, 나를 떠나간 모든 이들에게 자신만의 편지를 남기고 있었다. 나는 그 댓글들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세상에 참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구나.


나는 인생의 큰 감명을 받거나 힘들 때마다 휴대폰을 꺼내 긴 메모를 남기는 버릇이 있다. 그날은 내가 임용고시 최종 시험에서 떨어진 다음날이었다. 시험 준비를 하며 선후배들과 같은 카톡방에 있으면서 가장 말이 없어지는 날은 바로 결과 발표일이다. 그런데 그날 어떤 후배가 글을 남겼다. "여러분! 저 합격했어요!" 나는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왜냐면 떨어진 몇몇은 그 메시지를 보고 바로 대화방을 나가버렸으니까. 그리고 나는 다음 날 나는 메모장을 꺼내 들었다.


남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삼지 말자.


내가 행복한 순간이 오더라도, 남의 불행을 내 행복으로 삼지 않기로 다짐했다. 그래서 슬픔으로 가득 찬 그 유튜브 영상의 댓글들을 보면서 내 위안으로 삼지 않았다. 오히려 나 또한 내 힘든 기억과 위로받고 싶은 마음들을 차근차근 댓글로 써 내려갔다. 그 내용은 이랬다.


나의 가벼운 말 한마디에, 행동에 상처받은 모든 이들에게 미안합니다. 부디 추운 겨울날의 입김처럼 스르륵 사라지고 행복하길 바랍니다. 나 또한 교훈 삼아 새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베풀겠습니다.


남 생각이 많은 나다운 댓글이었다. 64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그걸로 마음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나 꽤나 좋은 사람이었구나?


내가 시험에 낙방하고 참으로 오랫동안 힘들어할 때 한 후배가 나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줬다.


"우리 모두가 형이 다시 일어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리고, 지금 나에게 가장 힘이 되는 한마디는


"다시 든든하고 멋진 레비(닉네임)의 모습으로 돌아와 줘"


그리고 생각했다. 지금의 나를 찾기 위한 이 시간이 결국에 이기적인 내가 되어서 온전히 나를 생각할 수 있는 나로 거듭나기 위함이기보다는. 다시금, 남들을 위해 열심히 사는 내가 되지 않을까?라고 말이다. 지독히도 이기적이고 싶고, 오로지 내 인생만을 위해 살고 싶지만 그게 참으로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나를 누구보다도 더 잘 아는 사람들은 내게 이야기한다. "너무 남생각이 많아." 그래서 나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통해 내가 부족했던 점과 내가 잘못했던 것과 내가 가야 하는 방향만큼은 명확히 생각하고 싶다. 나ㅁ 생각 일기를 시작한 취지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으며 위로를 받길 원한 것도 있지만 나의 이 수많은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었다. 그리고 보여주고 싶었다. 아 저 사람의 머릿속은 저렇게 복잡했구나.라고.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부족한 점도 많고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 그건 사람에 있어서도 세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우리는, 아니 나는 완벽하진 않더라도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를 위한 이 시간에 남을 위한 생각을 하고 있는 내가 지독히도 싫지만 약에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잠을 잘 수 없었던 몇 주간 생각을 정리해 봤을 때. 결론을 내렸을 때, 나는 좋은 사람이고 싶다. 늘 그랬듯, 아니면 지금까지 그렇지 못했더라도 나에게는 언젠가 누구에게든 다 갚을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그러니까, 잘 살아왔으니까. 나는 그리고 너는 그런 사람이니까! 잘 이겨낼 수 있다.





keyword
이전 07화7화. 진짜 나를 발견하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