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Ep.6] 딸아이와의 하루 (feat. 인사동에서 청계천까지)
인사동은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고등학교를 이 근처에서 나와서 매우 익숙한 동네이기도 한데,
최근에는 딸아이가 엄마와 함께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마실 다니듯 다녀오곤 한다.
지난 5월 연휴 중 하루, 딸아이와 인사동에서 열린 전시회에 다녀오며 인사동에서 청계천까지 산책을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
본격적으로 돌아다니기 전에 인사동 입구에 있던 식당으로 들어갔다.
네이버 평점이 4점이 넘길래 믿고 들어갔는데,
솔직히 가격에 비해 맛은 좀 많이 아쉬웠다.
갤러리에서 식사를 하는 듯한 분위기가 맘에 들긴 했지만,
아이가 고기 씹다가 질겨서 뱉어냈다는 거.
스파게티는 맛있었다고 하는데, 내 기준에는 너무 푹 익혔다는 거.
인사동 맛집 평점은 믿을 것이 못되나, 하는 생각이 들며 2% 맛이 부족했다.
그래도 많이 먹었으니 이젠 소화시키러 다녀볼까?
전시회를 오픈한 날.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와 편하게 감상할 수 있을 듯하여 팝아트 전시회를 다녀왔다.
우리가 잘 아는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전시장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작품 감상하며 다니다가 지쳐버렸다.
이제는 다 끝났나 싶을 때 나타났던 우리나라 팝아트 작가들의 전시회.
세계적인 거장전 뒤에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하니 뭐랄까?
괜히 좋았다고나 할까?
그들의 명성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이렇게 빛을 볼 수 있게끔 같이 기획한 분들을 매우 칭찬하고 싶다.
팝아트라서 거장들의 작품이나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이나 재밌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아직도 전시 중이니 팝아트 좋아하시는 분들은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지친 몸을 이끌고 간 곳은 쌈지길.
그중 꼭대기에 있는 똥카페에 갔다.
아이가 좀 더 어렸을 때 아빠랑 한 번 다녀왔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만큼 인상적인 곳.
더럽다면 더러운 아이템을 참 귀엽게 풀어낸 카페다.
아이들 데리고 가면 정말 재밌다고 하며 좋아한다.
카페에서 잘 쉬고 쌈지길에 있는 공방에 들렀다.
아이가 체험을 하고 싶다고 해서 몇 군데 돌아보더니, '하오의 아뜰리에'로 결정해서 들어갔다.
매듭과 천연석으로 팔찌를 만들 수 있는 수업이 있었다.
아이가 실과 천연석을 선택해서 만드는 것.
1시간 30분 정도의 수업이었고, 아이가 만드는 동안 엄마의 자유시간!!!
만든 결과물을 보니 꽤 예뻤다.
아이도 대만족!
쌈지길에는 매듭 외에도 양모펠트, 비누 공방 등 매우 다양한 체험활동이 있는데,
공방 체험을 하고 싶다면, 둘러보며 골라서 하면 좋을 듯하다.
공방 체험을 한 후 향한 곳은 청계천.
샌드위치를 사들고 청계천으로 걸어가서 맘에 드는 자리에 앉아서 먹기.
서울 시내에 졸졸졸 흐르는 물과 푸르름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인 것 같다.
한 입 베어 물며 주변을 구경하고 있으면 시간의 멈춘 듯, 물소리만 들리고, 여유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이러한 분위기를 아이도 같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했다.
청계천을 마지막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연휴 때 서울 나들이를 계획한 것인데, 맛있는 음식도 먹고, 체험도 하고, 산책을 하며 여유를 누리기까지,
서울에 살며 이렇게까지 하루를 누려본 적이 있던가 싶다.
아이가 크면서 학원 스케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멀리 여행할 수 없겠지만,
서울도 꽤 큰 도시이기 때문에 하루 여행을 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서울에 살지만 오히려 서울을 즐기지 못한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