므낫세가 그제야 여호와께서 하나님이신 줄을 알았더라
회사를 나가는 갈림길에서 가장 고민됐던 문제는
'나가면 뭐 먹고 살지' 였다.
내년에 33살, 어디 신입으로 들어가기도 뭐하고.
조직 내에서는 나름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그건 우리 조직이고.
그렇다고 업종 특성상 포트폴리오가 되기도 뭐하고
(이력서 보고 소문나면 회사생활이 아주 어려워질것이다).
사업은 한번 해봤어서 자신없고...그렇게 '뭐 먹고 살지' 라는 고뇌에 빠졌다.
신앙의 수준이 얕은 나는 또 시험에 들어서(도대체가 얌전히 넘어가는 날이 없다ㅋㅋ)
그래서 '주님이 정말 인생을 책임지십니까?' 라는 아주 실존적인 기도를 했다.
그때 우리 목사님이 때마침 설교하셨던게 '기도는 인생을 바꾼다' 라는 것이었다.
비판적인 태도로 설교를 듣고 있던 나에게 이스라엘 왕 므낫세의 이야기가 스쳐지나갔다.
므낫세는 히스기야라는 왕의 아들이다.
히스기야는 주님을 굉장히 잘 섬긴 왕인데, 이스라엘 역대 왕 중에 상위1% 왕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열왕기하 18장에 나와있다.
"그는 조상 다윗이 한 모든 것을 그대로 본받아, 주님께서 보시기에 올바른 일을 하였다."
성경에서 '다윗이 한 것을 본받아 올바른 일을 했다' 는, '왕 참 잘했어요' 도장이다.
근데 웃긴건, 그 아들 므낫세가 히스기야가 죽은 뒤 왕이 됐는데,
아빠가 했던 걸 정반대로 하기 시작한다.
우리나라 역사로 치자면 연산군 같은 짓거리를 하기 시작하는데...
그는 아버지 히스기야가 헐어 버린 산당들을 다시 세우고,
바알을 섬기는 제단을 쌓았으며, 이스라엘 왕 아합이 한 것처럼, 아세라 목상도 만들었다.
이게 얼마나 심각한 짓이냐면,
십계명 중 가장 중요한 1계명은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는 건데,
아빠가 애써서 우상숭배 안하는 문화 만들어놨더니, 전국에 잔뜩 우상을 세워버린거다.
주님께 정면으로 가운데손가락을 치켜들었다고밖에 볼 수 없는 짓이다.
여기까지만 해도 주님의 진노를 피하고 싶다면 당장 도게자를 박아야 하는데,
므낫세는 거기서 한발짝 더 나아간다.
그래서 그는 자기의 아들들을 (바알에게) 불살라 바치는 일도 하고(주님은 인신공양 제일 싫어하심), 점쟁이를 불러 점을 치게도 하고, 마술사를 시켜 마법을 부리게도 하고, 악령과 귀신을 불러내어 물어 보기도 하였다.
이러면 어떻게 됐겠는가? 결과는 당연하다.
그는, 주님께서 보시기에 악한 일을 많이 하여, 주님께서 진노하시게 하였다.
므낫세의 이런 행동은 이해가 안된다.
바로 성경 직전 장에 아빠가 주님한테 잘해서 어떤 복을 받았는지 보이는데, 그렇게만 하면 될거같은데
정 반대 짓거리를 하는 거다.
이건 마치 워렌버핏 아들내미가 아빠가 죽은다음에
버크셔 전재산을 해외선물 50배 레버리지에 넣고 단타를 치기 시작한거랑 똑같은 수준으로 충격적인 일이다.
성경을 머리 비우고 보면, 그냥 므낫세를 욕한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을 하면서 읽으면, 그가 왜 이런 짓을 했는지 알 수 있다.
므낫세는 21세기 대한민국보다 더 빡세게 열강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이집트, 아시리아 등 고대 역사를 알면 이름만 들어도 '아, 빡센 나라' 라고 생각할만한
강대국 가운데 있는 이스라엘은 날마다 불안에 떨었을 것이고,
그래서 므낫세는 나보다 훨씬 무거운 무게로, '주님이 정말 인생을 책임지십니까?' 라는 질문을 했을 것이다.
나와는 다르게 그의 어깨에는 이스라엘 전체 백성의 목숨이 달려있었고,
그의 의사결정의 무게는 일반인은 겪어보지 못한 수준의 것이었겠지.
그래서 그는 '하나님을 믿는 모험' 을 할 수가 없었다.
보이지 않는 신이, 강대국 가운데서 우리나라를 지켜줄거라고 생각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런 실존적 고뇌 가운데서 므낫세는 주님을 선택하지 못했다.
그들이 저지른 악은, 본래 이 땅에 살다가 이스라엘 자손이 보는 앞에서 주님께 멸망당한,
그 여러 민족이 저지른 악보다 더욱 흉악하였다.
그가 하나님을 믿는 모험을 하지 못하자, 결국 주님이 그를 치신다.
주님께서 므낫세와 그의 백성에게 말씀하셨으나, 그들이 듣지 않았으므로,
앗시리아 왕의 군대 지휘관들을 시켜, 유다를 치게 하시니,
그들이 므낫세를 사로잡아 쇠사슬로 묶어, 바빌론으로 끌어 갔다.
므낫세는 모든 것을 잃는 실존적 공허 상태에 빠지고,
그때서야 주님을 찾는다. 나처럼.
므낫세는 고통을 당하여 주 하나님께 간구하였다. 그는 조상의 하나님 앞에서 아주 겸손해졌다.
그가 주님께 기도하니...
길 잃은 어린양이 간절히 기도하면 주님은 어떻게 하시는가?
들으신다. 그것이 그분께서 본인...아니 본 신을 소개하시는 말씀이시기 때문이다.
주님은 자비롭고, 은혜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사랑이 그지없으시다.
내가 체험한 그걸 주님은 므낫세에게도 해주셨다.
므낫세도 주님이 예뻐하시는 자식이었던게지.
주님께서 그 기도를 받으시고, 그 간구하는 것을 들어 주셔서,
그를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하시고, 다시 왕이 되어 다스리게 하셨다.
이 지점에서 그의 실존적 고뇌는 끝난다.
그제서야 므낫세는 주님만이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로 므낫세는 아빠가 했던 것처럼 자기가 세운 우상들을 찍고,
주님의 제단을 고치고 주님께 감사의 제사를 드리며,
모든 백성에게 오직 주님만 섬기라는 명령을 내리고 나라를 다스리다 죽는다.
내 질문, '주님이 정말 인생을 책임지십니까?' 에 주님께서 이 이야기로 주시는 답은,
'그렇다.' 이다.
나 뿐만 아니라, 답이 없는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던져진(사실은 던져졌다고 생각하는) 존재들에게
므낫세의 이야기를 통해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재앙이 아니라 곧 평안이요
너희 장래에 소망을 주려하는 생각이라
므낫세 선생 덕분에 나는 실존적 고뇌상태에서 주님을 선택하기로 했다.
어차피 죽을거 주님께 인생을 베팅해보자.
어떻게 될지는 계속 글에서 알려드리겠다.
...여기까지 말씀하셨으면 책임지셔야됩니다 주님.
일을 행하는 여호와, 그것을 지어 성취하는 여호와, 그 이름을 여호와라 하는 자가 이같이 이르노라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
예레미야 3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