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다
처음 아이템을 잡는 사람은 무엇을 아이템으로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난관에 부딪힌다.
데스레이스를 진행하면서, 개중에도 아이템을 잡지 못하는 분들이 있었다. 단번에 잡게 되는 분들도 있었고.
어찌보면 자신이 아이템을 고민해오고, 뭔가 창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 온 시간이 쌓인 다음에야,
아이템을 만나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연인을 만나거나, 귀인을 만나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낀 적이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말하면 너무나 뜬구름 잡는 소리이기 때문에 실제적인 것을 써 보려고 한다.
아이템을 잡으려고 할 때,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아이템을 잡고자 하면 맨 처음으로 드는 생각은, '사람들이 어떤 것을 필요로 할까' 라는 생각이다.
그러면서 몇가지를 찾아본다. 그러다가 확신이 전혀 들지 않는 상태로 하나 잡아들고는
'음, 이게 될까'라고 고민하는게 대부분이다.
그것보다는, 스스로를 관찰해보자. 스스로의 결핍을 찾는다는 말이기도 한데, 결핍이라는 단어 밖으로 빠져나와서 보자. 분명 결핍을 말하고 있지만, 그 단어는 일단 저기다 놔두고, 여기 앉아서 진득하게 생각해 보자. 말에서 빠져나와서 사실을 봐보자.
거창한 사업 아이템부터 바라보지 말고(마치 평생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쉬운 것부터 생산해서 돈을 한푼이라도 받아보자는 게 이 글의 목표다.
예를 들자면 이런 것이다. 나는 정말 뻣뻣하다. 몸이 유연해야 할 초등학교 때도 유연성이 마이너스를 찍었다. 그렇지만 근래 운동을 하나 배우면서, 유연함이 운동에 필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유연함의 상징인 다리찢기를 해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4주만에 다리찢기 책을 빌려 왔다.
여기서 내가 정말로 다리찢기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이건 사업 아이템이 안 되는 걸까? 이 책의 저자는 이미 다리찢기로 사업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책을 보면서 내가 비포/애프터를 기록하고, 매일의 느낌을 공적인 공간에 기록하면서 신뢰도를 쌓으면, 다리를 찢고 싶어하는 사람은 내게 와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나는 그냥 다리찢기를 하는 건데, 그 과정을 남들에게 공유함으로써 아이템이 된다.
운동과 연관된 것인데, 갑자기 한팔로 팔굽혀펴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맨몸운동에 대해 알아본 것은 내가 디스크가 있었기 때문에 기구로 하는 운동이 허리에 별로 좋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어쨌든 눈여겨봤던 책을 보기 한팔로 팔굽혀펴기까지 도달하는 데 필요한 루틴들이 나와 있었다. 위와 마찬가지로, 비포/애프터를 기록하고 한단계씩 성장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반드시 한 군데에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남들이 그러면 너에 대해 알려면 어딜 봐야 해? 라고 할 때, '블로그' 라거나, '유튜브'라거나, 이렇게 딱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좋다) 당연히 한팔로 푸시업을 하려는 사람들 중 내게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결국 나는 그냥 한팔로 푸시업을 내가 하고싶어서 도전하는 건데, 그걸 남들에게 공유함으로써 아이템이 된다.
내가 출퇴근을 하는데 아침과 저녁에 휴대하면서 먹을 만한 것이 없다. 그러다가 닭가슴살 육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사람들이 이것을 만들어 먹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만드는 기구를 보니 그렇게 비싸지도 않다. 시중에 파는 것들이 있지만 그것보다는 내가 만들어보고 싶다. 그래서 기구를 사다가 만들어 보았다. 마찬가지로 어떻게 만들고 있고, 시행착오를 겪는 것들을 공적인 공간에 올리면 나와 같은 니즈를 가진 사람들이 보고 내게 사갈 수 있다. 내가 먹으려고 만드는 건데, 그걸 남들에게 공유함으로써 아이템이 된다.
떠오르는게 없다면, 처음부터 대단한(사업적인) 아이템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내가 내 삶 안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찾아보자. 완벽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게 아니라면 틀림없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성공/실패 여부, 이걸로 대성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내 삶 안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내가 만들어보자. 위에서 예시로 들었던 것들은 모두 시중에 가면 구입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렇지만 그것들을 구입하지 말고, 지금이 15세기라고 생각해보고 내가 그걸 만들어보자. 그럼 뭔가를 '생산'한 것 아닌가. 그럼 적어도 여태껏 소비자로 살아왔던 삶에서, 물론 뭔가 대단한걸 이룬 것은 아니지만, 처음으로 생산해서 팔아본 경험이 생기는 것 아닌가.
제발, 작게 생각하자.
그리고 생각보다 이 작은 경험은 사람을 크게 바꾼다.
저렇게 하나를 생산해 팔아본 사람은, 실제로 자신이 만들어보면서, 시중에 나와있는 것들의 맹점을 짚을 수 잇게 될 것이다. 이 방법은 비효율적이고, 이것은 설명이 덜 되어 있고, 저 닭가슴살 육포는 너무 짜고. 그러면 이제 기존 시장의 맹점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험치가 쌓여야 자신이 원래부터 원했던 그런 거대한 아이템도 만나고 추진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다음, 다음이 나오면서 원래 목표로 했던 대성하는 아이템도 생각이 날 것이다. 유명한 창업가들 중 많은 수가 어렸을때 레모네이드라도 팔아봤다는 사실은 기억할만하다. 레모네이드도 못 팔면서 무슨 네이버를 제끼는 검색포털을 만들겠다고.
레모네이드라도 팔아 봐라!
정리하자면, 내 삶 안에서 내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찾는다. 그리고 그것을 하는 법을 인터넷에 검색한다. 그리고 그걸 제공하거나 가르치는 곳이 아무데도 없다고 가정하고 내가 직접 그걸 만든다. 만들거나 성취해가면서 그 과정을 주변사람에게 이야기하거나, 공적인 공간에 올린다. 그리고 내가 그 결과를 누림과 동시에 주변에 그 결과가 얼마나 좋은지 자랑하고 떠들고 다녀라. 그러면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을 거고, 많은 돈을 욕심내지 말고 복을 쌓는다는 마음으로 내 인생의 문제를 해결해준 그 솔루션을 팔아 봐라.
그래서 돈을 한푼이라도 받았다면, 축하한다. 당신은 생산자가 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한두가지를 생산하기 시작한다면, 더 많은 것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거대한 일은 생각나지 않으며, 거대한 일이 생각났다고 하더라도 그걸 추진할 수 없을 것이다. 생산자로서의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으며, 닭가슴살을 사고 그걸 익히는 동안 드는 생각인, '내가 지금 뭔 짓을 하고 있는 거지. 그냥 사서 쓰면 되는데.'라는 생각만 잘 컨트롤하고, 끝까지 밀어붙일 조그마한 의지가 있다면 가능하다. 이게 너무 기초적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이런 연습이 쌓여서 귀인인 아이템을 만나게 된다. 시간과 비용은 아주 적게 들겠지만, 얻는 것은 생산자로써의 경험이다. 경험치를 얻는다고 생각하고 이것을 실행해 보자.
분명 세상이 달라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