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하는 척'과 실제 사업

사업계획서를 쓰지 않는 이유

by 하룻강아지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렇게 물으면, 거창한 생각부터 난다. 시장조사라느니, 사업계획서 작성이라느니. 내가 사업을 하기 위해 시작했던 행동들 중에 가장 웃겼던 것은,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돈의 흐름을 잘 알아야 하니 재무제표를 공부했던 것이다.

대체 시작하는 사람이 뭐가 있다고 재무제표를 공부한단 말인가.


사업을 시작하는 데에 있어 ‘실전성(습관으로 창업하기 2 참조)’을 가진 행동과, 겉핥기스러운 행동들은 구분된다.


당장 팔아서 이익을 낼 상품조차 없는데 대체 재무제표가 무슨 소용일까. 사업계획서를 쓰면 아이템이 뚝딱 나와서 수익을 내주는 것은 아니다. 컨텐츠도 없는데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어디다 쓸까. 아무것도 없는데 그런 것들부터 착수하는 것은 순서가 틀렸다.


사업의 본질은 외적으로 보여지는 것이 아니다. 외적으로 보여지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지만,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아니다. 컨텐츠에 실전성이 없는 사업가는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를 외면하고 있음을, 마음 깊은 곳에서 스스로도 알고 있다. 나도 그랬다. 홈페이지와 프레젠테이션을 만들면서, 내가 하는 말들이 허공에 붕 뜬 아무 효력 없는 말들임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여겼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없었을 때에도 사업은 존재했다.


팔아서, 돈을 번다.


사업의 본질은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다.

팔아서 돈이 들어왔다면 그게 사업인 것이다. 다른 형이상학적인 뭔가가 아니다. 갖고 있는 아이템을 팔아서 돈을 받지 못했다면 홈페이지는 의미가 없다. 갖고 있는 아이템을 팔아서 돈을 받지 못했다면 재무제표는 의미가 없다. 갖고 있는 아이템을 팔아서 돈을 받지 못했다면 사업계획서는 의미가 없다.


팔지 못하기 때문에 홈페이지나 프레젠테이션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위안한다. 뭐라도 하고 있으니 괜찮다고.


그게 아니라 사람에게 부딪혀서 팔아야 한다. 거절당할까봐 무섭고, 내가 애써 만든 것이 폄하될까봐 두려워도, 그 두려움을 껴안고 앞으로 나가는 사람에게만이 진정한 발전이 있다.


순서는 명확하다. 아이템을 만든다. 팔아서 돈을 받는다.

그리고 몇 명에게 팔아 돈을 받은 그 다음에야 보통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염두에 두는 홈페이지 만들기, 사업계획서 쓰기, 멋진 프레젠테이션 만들기가 의미가 있는 것이다.


결단코 그 반대는 아니다.


팔아서 돈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이전에 '습관으로 창업하기 2' 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사업을 막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돈을 벌기 위함이 아니다. 내 사업이 정말로 효과가 있는지 검증하기 위함이다.


내 사업이 실전성이 있는지 검증되지도 않았는데, 팔아서 고객을 만들어 사업을 구체화하고 실전성이 있는지 테스트하는 행위가 아닌 다른 행위를 한다면, 그것은 ‘하는 척’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 소득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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