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unny Rain Oct 02. 2022

난독증이라도 좋다.

생각과 느낌은 각자의 것이다.

책에 관해 검색하다가 난독증 관련 글을 읽었다.

신문 기고 글인데, 현대인의 난독증이 문제라는 내용이었다.

그 글을 따로 여기에 옮겨 적지는 않겠다.

하지만 갑자기 한소리하고 싶어졌다.

나도 숟가락을 얹어, 현대인의 난독증이 문제다!

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난독증이라도 좋다.


뭐, 사람들이 내 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내 의도랑 다른 말을 하며 공격한다.

그래서 난독증이 문제다!

이런 이유라면...

그래도 본인 문제를 먼저 돌아보자.

누구나 이해할 만큼 쉽게 글을 적고, 말하는 것도 능력이다.

누군가 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공격한다면, 

먼저 내 의사 전달 능력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자.

그러한데... 난독증 운운한 그 기고 글은 의사소통 이야기도 아니다.

사람들이 책에 담긴 글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가령, '레 미제라블'을 단지 권선징악형 동화 같은 것으로 읽는 것이 문제라고, 

그 작가는 그 기고 글에 써 놓았다.

'레 미제라블'은 무려 1,500페이지에 달하는 매우 분량이 많은 소설이다.

그 안에는 다양한 주제가 들어 있고,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소설에 권선징악에 관한 주제도 담겼다.

물론 '단지'라는 말로 특정해 버리며 문제의식을 고취할 수도 있겠지만,

이 소설을 '단지' 권선징악형 소설로 인식하더라도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권선징악'이 나쁜 것도 아니고(당연히), 이 소설에 담긴 주제가 아닌 것도 아니니,

그저 그 소설을 읽고 느낀 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에 감사할 뿐이다.

'권선징악'을 느꼈고 그를 통해 배운 게 있다면 오히려 잘된 일이지, 

'현대인의 문제'로 엮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난독증이라도 좋다.

책을 읽고 느끼고 생각하고,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면 된다.

책을 안 사고 안 읽는 게 문제지,

그런 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내가 책을 읽고 그렇게 느꼈다면, 그 또한 어쨌든 독서의 즐거움을 얻은 것이다.

단지, 그뿐이다.

누가 왈가왈부할 게 아니다.

좀 배웠다는 사람이 독자를 '난독증'이니 '문제'니 하며,

단죄하려 들 필요 없다.

아니, 그래선 안 된다.

본인이 남들보다 문장 이해력이 뛰어나고 대단한 국어 능력자라고 생각하여도,

독서하는 이들의 이해력이나 지식수준을 폄하하는 말을 떠들고 비판하지 말자.

(제발, 입 닥치자.)

그저 책을 사고, 읽고, 빌리고, 그 주제를 생각하고 어쨌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그렇게 해주는 것 자체가 감사할 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텀블벅은 예스24를 대체할 수 있을까?-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