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느낌은 각자의 것이다.
책에 관해 검색하다가 난독증 관련 글을 읽었다.
신문 기고 글인데, 현대인의 난독증이 문제라는 내용이었다.
그 글을 따로 여기에 옮겨 적지는 않겠다.
하지만 갑자기 한소리하고 싶어졌다.
나도 숟가락을 얹어, 현대인의 난독증이 문제다!
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난독증이라도 좋다.
뭐, 사람들이 내 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내 의도랑 다른 말을 하며 공격한다.
그래서 난독증이 문제다!
이런 이유라면...
그래도 본인 문제를 먼저 돌아보자.
누구나 이해할 만큼 쉽게 글을 적고, 말하는 것도 능력이다.
누군가 내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공격한다면,
먼저 내 의사 전달 능력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자.
그러한데... 난독증 운운한 그 기고 글은 의사소통 이야기도 아니다.
사람들이 책에 담긴 글의 의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가령, '레 미제라블'을 단지 권선징악형 동화 같은 것으로 읽는 것이 문제라고,
그 작가는 그 기고 글에 써 놓았다.
'레 미제라블'은 무려 1,500페이지에 달하는 매우 분량이 많은 소설이다.
그 안에는 다양한 주제가 들어 있고, 그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소설에 권선징악에 관한 주제도 담겼다.
물론 '단지'라는 말로 특정해 버리며 문제의식을 고취할 수도 있겠지만,
이 소설을 '단지' 권선징악형 소설로 인식하더라도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권선징악'이 나쁜 것도 아니고(당연히), 이 소설에 담긴 주제가 아닌 것도 아니니,
그저 그 소설을 읽고 느낀 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다행이라는 생각에 감사할 뿐이다.
'권선징악'을 느꼈고 그를 통해 배운 게 있다면 오히려 잘된 일이지,
'현대인의 문제'로 엮을 필요가 전혀 없다는 말이다.
난독증이라도 좋다.
책을 읽고 느끼고 생각하고,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면 된다.
책을 안 사고 안 읽는 게 문제지,
그런 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내가 책을 읽고 그렇게 느꼈다면, 그 또한 어쨌든 독서의 즐거움을 얻은 것이다.
단지, 그뿐이다.
누가 왈가왈부할 게 아니다.
좀 배웠다는 사람이 독자를 '난독증'이니 '문제'니 하며,
단죄하려 들 필요 없다.
아니, 그래선 안 된다.
본인이 남들보다 문장 이해력이 뛰어나고 대단한 국어 능력자라고 생각하여도,
독서하는 이들의 이해력이나 지식수준을 폄하하는 말을 떠들고 비판하지 말자.
(제발, 입 닥치자.)
그저 책을 사고, 읽고, 빌리고, 그 주제를 생각하고 어쨌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그렇게 해주는 것 자체가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