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십 분 매일 글쓰기를 해보겠다고 이야기한 지 꽤 시간이 흘렀는데,
나는 약속을 지켰을까?
하루 십 분 매일 글쓰기를 하려면, 중요한 조건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글쓰기를 위해 마려한 매킨토시를 매일 십 분씩은 켜야 한다는 것.
그 맥은 거실에 있어서, 마음먹고 자리에 앉아야 글을 쓸 수 있다.
마음먹고 자리에 앉고서도 전원 버튼에 손을 가져가 켜는 행위를 해야 글을 쓸 수 있다.
맥을 켰다고 해도, 브런치를 열고 글쓰기 버튼을 눌러야 글을 쓸 수 있다.
이미 글을 쓸 수 있는 자세를 잡았다고 해도,
가령 유튜브나 구글 등으로 들어가 다른 걸 한다면 글은 쓸 수 없다.
물론 TV와 소파가 그 옆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맥을 켜놓고도 여전히 글을 쓰지 못할 수도 있다.
사실 마음만 먹는다면, 쉽게 그 책상 앞에 앉을 수 있겠지만, 그 멀지 않은 거리를 걸어와 글을 쓰려는 준비를 하는 행위가 마음만큼 쉽지가 않다.
하나의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익숙지 않은 틀을 깨야 한다. 그게 인생이다.
랄까...
시간을 맞춰 놓고 의도적으로 무조건 책상 앞에 앉는다는 다짐을 해본다.
어쨌든 오늘은 하루 십 분 매일 글쓰기 숙제를 완료했다.
계속해서...
나는 '하루 십 분 매일 글쓰기' 계획에 성공했을까?
글 쓰는 일로 바빴으니 성공이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우겨 본다...
하지만 따져 보면,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지는 않았으니 실패라고 이야기하는 게 맞는 듯하다.
일을 온종일 하는 것도 아니니, 따로 시간을 빼서 내 글을 썼어야 했다.
변명하자면, 온 정신을 쏟아야 하는 일은 사람을 고달프게 한다.
일이 끝나면 정신을 쉬도록 하는 데 바빴다.
옳다. 변명이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매일 '하루 십 분 매일 글쓰기'를 이어가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러니까, 하루 십 분 매일 글쓰기의 첫 번째 조건은 꾸준함이다.
또는 노력, 부지런함... 이런 말로도 이야기할 수 있겠다.
알지만, 꾸준히 무언가 제대로 하기가 어려운 게 인생이다.
옳다. 변명이다.
브런치에서 계속해서 다시 찾아와 달라며 알림을 보낸다.
아, 맞다...
라고 하면서 다시 유튜브를 본다.
그렇게 여유 시간을 때운다.
오늘은 마침 주말인데, 책상 앞에 앉게 돼서...
무심코 브런치를 열었다.
그렇게 글을 썼다.
이렇게 간단한데...
말이다.
또다시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