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딩(Bidding) 결과와 그녀의 퇴사 소식 (1)
직장 생활을 하면서 누군가의 퇴사 소식은 그리 큰 뉴스가 아니다.
사실 그렇게 와닿거나 슬프거나 흔들릴만한 소식이 전혀 아니다.
단, 동료의 퇴사가 나의 업무와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내가 맡고 있던 업체의 비딩 결과가 Fail로 뜨면서, 내 마음의 불안은 시작되었다.
비딩 결과가 '나'의 서비스 퀄리티, 직무 능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격 때문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나에 대한 자책을 피할 수는 없었다.
내가 좀 더 좋은 서비스로 대했다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당연히 바꿀 수 없는 결과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회사의 입찰이란, 가격 경쟁력이 확실히 떨어졌을 때, 그 떨어진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고급 서비스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 내의 입지라는 것은 원인이 무엇이 되었든 결과 값으로 평가를 받는다.
어쨌든 내. 가. 담당하고 있는 업체의 결과가 떨어졌다 이고, 내 업무는 곧 사라질 예정이며, 그에 따라 팀 내의 내 입지는 불분명해진다는 것이다.
그날 그 결과가 나온 그날 말이다.
먼가 석연치 않는 웅성거림이 팀장과 본부장 사이에 오갔다.
그럴 때 직장인의 촉이라는 것이 온다.
'아, 먼가 가 있군. 그리고 나와 관련이 있군.'
불분명한 불안감이 있을 무렵 퇴근 시간이 지났고, 아무 말이 없는 팀장의 태도에 갸우뚱하며 퇴근을 했다.
저녁 7시가 될 무렵, 핸드폰 팝업으로 뜨는 메일에 팀장의 메시지가 남겨져 있었다.
OOO업체의 비딩이 떨어졌다는 소식이었다.
꼭 그 소식을 금요일 퇴근 시간 이후, 메일로 전달해야 했을까?
그것은 배려인가? 통보인가? 그냥 얼굴을 마주하기 싫은 팀원에 대한 벌인가...?
많은 생각들이 그렇게 오고 갔다.
평상시 맹숭맹숭한 팀장과의 관계를 고려했을 때 개인적인 보복처럼 느껴졌지만,
딱히 모든 팀원들에게 인간적 애정을 가진 사람 또한 아니었기에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그리고 친하게 지내는 다른 팀장에게 연락해서 해당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우선 원인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물어보라고 했다.
사유가 무엇 때문인지, 가격 때문인지 아닌지.
그래서 답장으로 사유를 문의했다.
그에 대한 답장은 그다음 주에 들을 수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가격이라는 답변을 받기는 했다.
물론, 그렇다고 내 입지가 안 흔들리는 상황은 아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