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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포 Feb 21. 2021

주말을 보내는 보편적인 방법

-아이들과 함께라면 What to do 편-

회사 동료들은 모두 부모이다. 

얼마 전에 싱글 1인이 퇴사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점심을 먹으면 자연스레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고,

특히 코로나 시대에 집에서 하는 육아가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하소연한다. 


엄마인 동료들보다 아빠인 동료들이 아이와 노는 부분에 대한 걱정과 스트레스가 더 많은 것 같다. 

실질적으로 많이 놀아주는 편이 아닌 듯한데, 걱정과 고민은 더 많아 보인다.


아들 하나인 매니저는 평일 저녁과 주말이면 레고 놀이를 하느라 힘들다고 한다.

딸 둘인 매니저는 유화 채색 등 컬러링을 많이 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가끔 사람이 없을 시간에 놀이터가 산책을 간다고 한다.

사실 다 큰 아이들은 혼자서 할 거리를 찾기 때문에 수월한 편이지만, 나이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집에서 하루 종일 함께 놀아주기가 힘들다. 


나 또한 집에서 소모되는 에너지가 (아이들과 있을 경우) 더 크다고 믿는 사람이기에, 코로나 전에는 늘 밖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다녔다. 

밖에서 식사와 할 거리들을 만들었다. 집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것도 너무나 피곤한 일이었고, 애들이 늘 곁에 있는 것도 버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야흐로, 지금은 코로나 시대. 

쉽게 생각한 대로, 계획한 바를 다 할 수는 없는 시기이다. 

1년 동안의 코로나 유행이 길어지면서 나름의 집에서의 주말 루틴이 생겼고, 이 경험담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주말 아침에 눈을 뜬 뒤, 제일 먼저 할 일을 정해둔다. 


워킹 부모의 바람은 주말 아침에 조금이라도 더 자는 것이다.

하지만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아이들은 늘 주말에 더 일찍 일어나는 것 같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이런 부분 때문에 누가 먼저 일어날 지에 대한 신경전이 많았다. 

남편이 금요일 밤과 토요일 밤늦게까지 자지 않고, 다음 날 아침 더 늦게까지 버틸 때는 정말이지 화가 매번 났었다. 일부러 그런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서 부모를 깨우지 않고, 둘이서 신나게 논다.

다만 그 놀이의 시작은 '글씨 예쁘게 쓰기' 1쪽을 한 다음, 하게 한다. 

아이들은 무엇이든지 잘 잊기 때문에, 전 날 저녁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꼭 한 쪽을 시작해야 한다'라고 말해주어야 하지만, 나름 잘 기억하여 할 일을 한 뒤 놀이를 시작한다. 


이런 아침 일과를 세우는 이유는 주말이 너무 나태하게 흐르지 않게 하려는 것도 있지만, 

글자를 이쁘게 쓰지 않는 첫째를 위한 연습의 시간이기도 하고,

자연스레 한글을 터득한 둘째의 트레이닝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꼭 공부가 먼저 할 일이 될 필요는 없으니, 무언가 주말을 시작하는 루틴을 정해준다면 부모의 늦잠 시간도 살짝 조금 더 길어지지 않을까 싶다. 



2. 2주에서 한 달 전, 주말 계획을 미리 세워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예약하는 일이었다. 

그 전에도 아이들과 자주 박물관을 찾아다녔었지만, 코로나 시대에 공공기관만큼 안전한 곳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우선 시간 운영제로 인원수 제한이 있다. 

무분별하게 인원이 유입되지 않기 때문에 마스크만 제대로 쓴다면 위험하지 않게 관람할 수 있다. 

다만,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부모들이 많기 때문에 사전 예약을 미리 서두르는 것이 좋다.


국립 어린이 민속 박물관의 경우, 3주 전 예약을 해서 겨우 잡았다. 

딱 4인 자리가 한 시간대에 비어 있는 것을 보니, 그 자리도 누군가 취소를 해서 남았던 게 아닌가 싶다. 


웬만한 국립박물관에는 모두 어린이 박물관이 부속 박물관으로 있기 때문에, 예약을 해서 아이들과 나가보도록 하자. 

단, 어린이박물관 사이트는 별도로 홈페이지가 운영되니 예약도 해당 홈페이지에서 하자. 

(꼭 어린이 박물관을 먼저 검색하여, 예약하기로 진행해야 한다.)


참고로 우리 아이들은 서대문 자연사박물관을 무척 좋아한다. 둘째(7살 기준)의 얘기를 들어보니, 동물이 나오는 박물관이 재미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근처에 미끄럼틀이 있어서 신나게 놀 수 있어 좋다고 한다. 

어제 다녀온 국립 어린이과학관도 체험 위주로 움직일 수 있어서 즐겼던 것 같다. 



3. 놀이 거리를 항상 준비해둔다. 


큰 아이가 올해 초5가 되다 보니, 아이패드 또는 스마트 폰의 사용을 막을 수는 없다. 

지나치게 믿고 맡겼다가 하루 종일 게임을 하는 아이의 모습이 실망스러워 매일 30분으로 시간제한을 설정해두었다. 

주말에는 1시간 정도의 게임 시간을 허락해주지만, 가급적 게임이 생각나는 시간을 줄여주는 것도 사실 부모로서 고민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에 미술 놀이도구를 잔뜩 구입해두었다.

물감부터 마카펜까지, 에코백 만들기부터 배지, 드림캐쳐 만들기 등등 쉽게 할 수 있는 컬러링 위주의 미술 도구를 집에 상시 쟁여두었다. 

지겨워지면 언제라도  1일 1 작품 만들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한글 책 1권과 영어 책 1권을 매일 읽어주면서, 아이들이 책과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사실 집에 책이 많은데 아이들은 늘 읽는 책만 읽기 때문에, 읽지 않는 좋은 책들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다.

책을 고르는 선택권을 아이에게 주지만, 아이들이 다음 날 읽을 책을 준비하지 않는 경우 '엄마 픽'을 하여, 한 번 읽은 책들은 정리하고 있다. (얘들아, 미안... 사실 책을 정리 중이었어... 우리 집이 좁아서...)



4. 다양한 먹을거리를 준비해 둔다


아무리 배달을 시켜먹는다고 하더라도, 집에서 밥을 먹는 빈도수는 예전보다 높아졌다.

아무래도 반찬이나 식사에 대해 신경이 쓰인다. 

거기다 초5학년이 되는 아들 녀석이 평균 키보다 작고, 몸무게도 적게 나가다 보니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한 달 전부터 동네 한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육류 섭취에 신경을 쓰고 있다. 


주말 전에는 늘 장보기를 해야 하며, 금요일이나 토요일 오전 새벽 배송으로 먹을 것을 준비해둔다. 

아이들 취향을 고려한 간식거리도 준비해야 하며, 삼시 세끼 식단에 대한 준비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하루에 한 두 끼는 한식으로, 하루에 한 두 끼는 빵이나 샐러드, 면 등으로 준비하여 식단에 변화를 준다. 

솔직히 식단을 차리는 사람의 편의를 우선하는 편이지만 말이다. 


* 우리 집 냉장고에 있는 아이들의 필수템: 애플망고 두유, 모구모구, 짜 먹는 요구르트, 뿌셔뿌셔, 모닝빵, 황도 슬라이스, 달걀 등등 




모든 부모가 같은 방식으로 육아를 할 수는 없다.

심지어 같이 사는 사람의 육아 가치관도 나와 아주 많이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낳았으면 모자람 없이 키우고 싶은 게 모든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직장에 다니면서 육아를 병행하기가 참 쉽지 않지만, 

어쨌거나 아이와 함께 공존하는 시간 동안이라도 서로를 위한 길을 찾는 게 부모의 몫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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