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아이들 학교 수업에 갔다.

by 김은유

아이들이 학교에서 수업 듣는 모습을 처음으로 볼 기회가 있었다.


미국 이곳 학교에서는 OOday라고 이름 붙은 행사 같은 수업이 있으면 수업에 쓸 음식을 기부받거나, 수업 진행을 도와줄 학부모 자원봉사를 받는다. 모든 부모가 참여하는 참관수업이 아니어서 우리는 매번 우유, 과일 같은 물품 기부만 했다. 이번에는 딸아이가 아빠, 엄마는 학교를 한 번도 오지 않는다며 서럽게 울었다. 아빠, 엄마가 두 아이의 반으로 나눠서 갔다.

수업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학부모 중 제일 먼저였다. 아이들은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가고 없었고 선생님만 계셨다. 망했다. 내가 본 미국사람들은 대화를 많이 한다. 대화를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화가 의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농구를 보러 가도, 공연을 보러 가도, 운동을 하러 가도 처음 보는데 자꾸 말을 건다. 난 할 말이 없는데, 계속 말을 건다. 담임선생님은 오죽하실까.


선생님의 긴 대화시도와 나의 짧은 대답, 그리고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다른 학부모가 오길 간절히 바랐다. 때마침 선생님께서 아이들을 데리러 식당에 다녀오겠다고 하셨다. 통솔하시는 선생님이 따로 계신데 왜 굳이 가시는지 모르겠지만, 밝은 미소를 지어드렸다. 선생님이 자리를 비우시고 한숨을 돌리는데, 다른 학부모 한 명이 왔다. 선생님이 계실 때 오시지, 하필 지금. 나와 그 학부모, 또 둘이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도착하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아이들이 만들기를 시작했다. 꼼지락꼼지락. 아이들은 저마다의 속도와 세심함으로 만들기를 시작하였다. 아이들의 만들기에 어느 정도로 개입할지 몰라서 아이들을 가만히 지켜만 봤다. 자율성을 존중하는 교육이랄까. 그때 다른 테이블에 계시던 선생님이 오셔서 아이들을 도와주셨다.


수업은 아이들이 네 개의 교실을 다니면서 세계 여행을 하듯이 진행되었다. 아들과 딸아이는 교실로 들어와서 아빠를 본 순간, 얼굴에 반가움, 의기양양함, 행복을 담은 미소를 배시시 지었다. 이게 뭐라고 저렇게 좋을까.


수업을 할 때 두 아이의 태도는 예상대로 달랐다. 아들은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발표하려고 끊임없이 손을 들었고, 딸은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손으로 턱을 괴고 있었다. 선생님의 질문과 친구들의 답변을 경청하는 자세가 틀림없다. 정반대의 태도이지만 모두 괜찮다. 자신만의 방식이 있으니까.


1시간 반 정도 도와주고 떠날 때쯤, 선생님께서 아이들에게 부모님을 안아주라고 했다. 아이가 신나게 달려왔다. 번쩍 들어 안아주었다. ‘이게 바로 아빠 베네핏이다!’


아이들은 집에 와서도 신이 나있었다. 내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경험이 있으면 배움도 있는 법. 다음에 또 학교에 도와주러 갈 일이 생기면, 일찍 가지 말고 정시에 딱 맞춰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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