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백장 이른아홉
가끔 주말에 성수나 연남동 같은 곳의 맛집을 찾아가면 괜히 쭈뼛해진다. 여기 분위기 망치는 건 아닐지. '자리도 없는데 아줌마는 물 흐리지 말고 가세요’라고 누군가 속으로 말할 것 같은 기분. 물론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 하겠지만 내 마음이 괜히 그런다.
지난 토요일, 모임에서 서촌 골목 끝의 북카페를 찾았다.
서촌은 집에서 가까워 자주 가는 동네인데도 갈 때마다 처음 보는 가게가 불쑥 나타난다. 작은 공방, 골목마다의 숨은 카페, 마치 보물찾기 하는 기분이다.
이 북카페도 감성충만한 인테리어의 멋진 공간이다. 추천한 친구가 30대라서 “와, 역시 MZ 감성!” 하고 감탄했더니, 그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여기요? 사실 59년생 작가님이 알려주신 곳이에요.”
하긴 감성에 나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작가님은 끊임없이 배우면서 자신의 분야를 넓혀가는 멋진 삶을 사시는 분이었다.
순간 나도 괜히 위축되지 말고 조금 신경 써서 스타일리시한 아줌마로 살아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주말 오후 감성 카페에서도 당당할 수 있도록 몸과 마음에 투자하기. 다만… 줄 서는 건 딱 질색이니 가능하면 평일에 가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