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백장 아흔아홉
나에게 백일백장 24기는 내가 직접 빚은 작고 소중한 그릇이다.
백일백장 100일 글쓰기, 어느덧 99번째 날이다.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사실 큰 결심도, 대단한 목표도 없었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이렇게 꾸준히 쓸 수 있었던 것 같다.
초반에 힘을 많이 주었다면 중간에 지쳐버렸을지도 모른다.
살아오며 느낀 건, 이제 내 그릇의 크기를 조금은 안다는 것이다.
한때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질 때,
나도 그 밈에 끌려 더 큰 무언가를 욕심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살아보니 그릇의 크기는 마음먹는다고
하루아침에 커지지 않는다.
글쓰기도 그렇다.
오래전부터 글을 쓰고 싶어 여기저기 기웃거렸지만,
결국 매일 쓰지 않고, 많이 쓰지 않고는
작가가 될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백일백장은
백일 동안 ‘쓰기의 그릇’을 천천히 빚어가는 시간이었다.
이제 작은 그릇 하나가 완성되어 간다.
아직은 투박하지만, 내 손의 온기가 담긴 그릇이다.
이 그릇이 비어 있지 않도록 매일 조금씩 채워가야지.
그리고 때가 되면 다시 새로운 하루의 이야기를 재료 삼아 다음 그릇을 빚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