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사명서

백일백장 첫날

by 민희수

책과 강연 카페에 가보니 2022년 말에 백일백장에 도전해서 36개의 글을 남기고 중도포기했던 기록이 남아있다. 내가 쓴 글인데 낯설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같지만 다르다. 하긴 40과 50은 천지차이다.

얼마 전 읽은 패티스미스의 <몰입>에서 단순히 살아가는 것만으로는 안되어서 글을 쓴다는 이야기도 다시 마음을 움직이기에 한 몫했다.

그때와 다르게 3줄 쓰기도 쉽지가 않지만, 차차 나아지리라 믿으며 500자를 채워봐야지.

오늘 읽은 이사야서 말씀 중에 "남은 자들이 돌아올 것이다. 야곱의 남은 자들이 용맹하신 하느님께 돌아올 것이다..."는 구절처럼,

나는 돌아 돌아 헤매다 헤매다 돌아온 것이다. 기도의 자리로, 글을 쓰는 자리로, 나를 마주 대하는 자리로.. 용기를 내본다.

이번엔 어떤 글을 써야 할까? 주제는 아직 생각나지 않지만 가볍게 사뿐사뿐 기분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글을 쓰는 시간이, 나를 만나는 시간이 다른 어떤 시간보다 설레고 기다려지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외로움이 아니라 고독을 벗 삼아 나를 다독이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외출이 두려운 숨 막히는 장마에 나는 이 자리에서 바다도 가고, 산도 가고, 들판도 걷고, 우주까지 날아가야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단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