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다행이다

백일백장 넷째 날

by 민희수

몇 달 전부터 10시 반이면 잠자리에 들어서 11시 전에는 잠드는 것 같다.

물론 중간에 땀이 나서 깨기는 하지만 대체로 잘 자고 있다.

오늘 새벽에도 에어컨을 켜고 잤는데도 열감이 훅 올라와서 깼다.

새벽 2시 정도였나? 다시 잠이 들었다가 깼다가 반복하는데 옆에 남편이 없다.

가끔 거실이나 다른 방에서 자니까 그러려니 하면서도 더운데 왜 다른 곳에서 자는지 의아했다.

깬 김에 다른 작업을 하나보다 하고 다시 자려는 순간 끙끙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놀라서 가보니 배를 움켜쥐고 너무 아프다고 난리다.

진통제를 찾기에 주방에 가보니 이미 약통을 뒤진 흔적이 있다.

원래도 물건을 잘 찾지 못하는 남편이 정신없는 와중에 혼자서 찾았을 리가 없다.

일단 타이레놀을 찾아서 먹였지만 아무래도 심상치 않아서 응급실에 가자고 했다.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며 옷을 입으면서 일어설 수 있겠냐고 묻자 꼼짝도 못 하겠는 모양이다.

한시가 급하니 119에 전화를 걸었다.

현관문이 위층에 있기에 겨우겨우 기어서 올라와서는 헛구역질까지 한다.

그래도 다행히 제 발로 현관문을 나서서 구급차에 올라탔다.

3시 30분. 어디 응급실인지도 모르는 곳에 도착했다.

바로 침대에 눕히고 데리고 들어갈 줄 알았는데 일단 의자에 앉히더니 기다리란다.

배를 움켜쥐고 가뿐 숨을 몰아쉬면서 5분쯤 기다려서야 간호사가 나온다.

이것저것 증상을 물어보더니 요로결석일 확률이 높다고 한다.

그 말을 들으니 남편의 통증을 그대로지만 나는 안도감이 든다.

침대 자리를 잡고 눕자바다 엉덩이에 진통제 주사를 놔준다.

표정으로 보니 통증이 10에서 9,8,7,,,,, 3 정도로 빠르게 줄어드는 것 같다.

보호자는 밖에 있으라고 해서 대기실에서 묵주기도를 드리고 한참을 기다렸다.

의사의 지시에 따라 각종 검사를 했다. 결과는 요로결석이란다.

휴~ 다행이다.

급 놀란 가슴이 빠른 시간 진정되었다.

하루정도 입원하면서 시술하고 회복하면 된다고 하면서 보호자는 없어도 된단다.

편의점에 가서 충전기와 물, 휴지 등을 사서 가져다주고는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리코가 엄청 반가워한다. 지도 놀랬겠지.

하필 오늘 테라스 방수공사까지 있어서 집에 와서도 쉬지도 못하고 아주 고된 하루였다.

이 땡볕 더위에 일하시는 분의 상태가 걱정돼서 계속 얼음과 물을 가져다 드렸다.

또 구급차를 부르는 일이 생기면 아니 되지.


수면부족 때문인지 오늘의 일로 깨달은 그럴듯한 글감 따위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둘이라 다행이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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