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백장 열여덟째 날
영화 라라랜드를 처음 봤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랑에 빠진 두 청춘이 음악과 춤으로 마음을 나누는 장면에 설렜고, 그들이 각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며 겪는 아릿한 현실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너무 좋아서 그때 두 번이나 영화관을 찾았었다. 오늘은 우연히 유튜브에서 라라랜드의 주요 장면과 음악을 접했는데 다시 봐도 좋았다.
라라랜드를 본 후, TV에서 '로슈포르의 숙녀들'이라는 1967년 프랑스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라라랜드가 이 영화의 음악과 분위기를 오마주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노래와 춤이 일상처럼 녹아든 밝고 낭만적인 분위기, 원색의 의상과 세트 등 라라랜드가 이 고전 영화에서 얼마나 많은 영감을 받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반세기 전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만큼 생기 있고 매혹적이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라라랜드를 보지 않았다면 이 오래된 영화도 그냥 지나쳐버렸을 것이다.
라라랜드에서는 주인공들의 꿈을 찾아가는 여정과 사랑과 현실 사이의 갈등 같은 그들의 성장과정을 정말 다양한 연출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이 정말 신선했다. 특히 미아가 오디션장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노래하는 장면은, 배우 엠마 스톤의 큰 눈에서 느껴지는 진심 어린 최고의 연기로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했다. 마지막에 서로를 바라보며 미소 짓는 장면도 명장면이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이 주는 슬픔보다는 서로를 응원하는 애틋함으로 남아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둘이 맺어지진 않았지만 그들 나름의 해피엔딩이라고 느껴졌다.
넷플릭스에 있다니, 오랜만에 다시 보면 또 다른 감동이 찾아올 것만 같다.
신작 영화도 좋지만, 명작을 다시 보며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느끼는 감정을 비교해 보는 일도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