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백장 서른셋
어제 정기검진 결과를 들으러 갔다. 검사할 때 별다른 느낌이 없어서 특별한 게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도 막상 결과날이 다가오자 긴장되긴 했다. 작년에 이사하기 전에는 병원이 15분이면 갔는데 이제는 1시간도 넘게 걸린다. 검사할 때 출근시간이라 지하철 타고 갔는데 금식까지 하고 온도를 조절할 수 없는 지하철에서 한 시간 넘게 졸았더니 냉방병 비슷한 몸살기운이 올라와서 힘들었다. 이번에는 남편과 함께 차를 타고 편하게 가기로 했다. 다행히 별 문제가 없고 골다공증 수치가 떨어졌다며 칼슘제를 처방해 주시면서 근력운동을 하라고 하신다. 특히 고관절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스쿼트를 하는 게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골다공증에는 달리기 같은 유산소운동은 그리 좋지 않단다. 물론 다른 건강에는 좋겠지만 '골다공증'에는 좋지 않다는 것이다. 얼마 전 달리기에 관한 글을 쓰다 보니 하고 싶어 져서 그날 저녁부터 2~3일에 한 번씩 15분 정도씩 달리고 있는데 역시 땀을 뻘뻘 흘리면서 달리는 기분이 꽤 괜찮다.
그런데 달리기가 안 좋다고 하니 어찌해야 할까. 주치의선생님이 달리기를 정 하고 싶으면 '인터벌 달리기'를 하라는데 내 스타일이 아니다. 물론 요즘 많이 알려진 '슬로우조깅' 정도는 해도 괜찮겠지만 그 또한 내 스타일은 아니다.
나는 적당한 속도로 한 번 시작하면 중간에 안 멈추고 쭉 달리는 걸 좋아한다. 중간에 멈췄다 다시 뛰는 건 리듬이 깨져서 싫고, 천천히 뛰면 너무 오래 걸려서 또 싫다. 이래저래 까탈스러운 취향이다.
하지만 몸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고 내 마음대로만 할 수도 없다. 내 스타일만 고집하다가 오히려 운동이 독이 될 수도 있으니까...
오늘은 수영을 가고 싶었는데 하필 집수리 일정이 잡혀 나갈 수가 없었다. 달리기라도 해야겠는데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 일단 밖으로 나가서 내 몸과 함께 고민해 봐야겠다.
운동이란 결국 내 몸과 사이좋게 지내는 방식일지 모른다. 내 마음은 달리고 싶지만 몸은 조금 다른 걸 원할 수도 있으니까. 앞으로는 내 몸과 마음, 둘 다에 좋은 방식을 천천히 맞춰가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