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백장 마흔
요즘 블랙핑크의 ‘뛰어’에 완전 꽂혔다. 유튜브에서 찾아 듣다 보면 자동 재생 덕에 예전 블랙핑크 노래며 멤버들 솔로곡까지 줄줄이 이어진다. 물론 이제 아이돌 구분이 가물가물하긴 하지만 워낙 유명해서 한 번쯤은 들어본 노래들이다. 무대 위나 뮤직비디오 속 그들은 정말 반짝반짝 최고로 예쁘다. 그야말로 요정 같다. 예전엔 이삼십 대 시절 어른들이 “예쁘다” 해도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이제야 젊음 자체가 예쁜 거란 걸 알겠다. 나도 길을 가다 생기 넘치는 젊은 이들을 보면 절로 눈길이 간다.
오늘 오전, 성당에 가려고 6~7년 전 입던 원피스를 꺼냈다. 체형이 크게 변하지 않아 옷은 잘 맞았지만, 머리를 대충 질끈 묶고 거울을 보니 방금 세수하고 화장까지 했는데도 뭔가 칙칙하다. 쿠션을 한 번 더 두드릴까, 머리를 풀까 고민하다가 더운 날씨에 ‘뭐가 중헌디’ 하고 그냥 나갔다.
집에 돌아와 남편과 리코를 데리고 아울렛으로 향하는 길에 말했다.
“젊었을 때, 어른들 얼굴이 주름지고 탄력 떨어진 걸 보면서 ‘내 얼굴이 저렇게 되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 생각해 본 적 있어. 요즘 거울 속 내 얼굴을 보면서 그때가 떠오르더라고. 쿨하게 받아들이자니 쉽지 않고, 그렇다고 안면거상 같은 시술을 받을 생각도 없고… 혼돈의 시기야.”
남편이 맞장구쳤다. “나도 그래. 그냥 다른 거에 집중하면서 잘 살아야지.”
남자가 여자의 이런 미묘한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핫핑크 립스틱이나 하나 사야겠다. 기분전환은 립컬러로 하는 거니까.
그나저나 나도 이제 블링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