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백장 서른아홉
몇 년 전, 주식투자를 제대로 해보겠다고 마음먹고 비싼 수강료를 내고 강의를 들었다. 그곳에서 강사는 모두에게 ‘사부님’이라 불렸다. 특이하게도 그 강의는 차트 분석이나 기업 재무제표를 공부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대신 투자 관련 고전을 함께 읽으며 통찰을 얻는 조금은 느긋하지만 묵직한 스타일이었다. 사실 투자방법은 너무나 다 알려진 방법이다. 그래서 오히려 그 방법 자체보다 그 방법을 믿고 끝까지 실행하게 만드는 힘을 키우는 것이 강의의 핵심이었다. 독후감도 쓰고 나름 열심히 했지만, 그때의 나는 사부님이 강조한 룰을 지키지 못했다. 당연히 좋은 성과도 얻지 못했고 시간이 흘렀다.
최근 들어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여전히 사부님과 제자들이 모여 있는 단톡방이 유지되고 있었고 나는 늘 조용한 구경꾼이었다. 그 방에서는 가끔 사부님이 커피 100잔을 쏘는 이벤트를 하는데 나는 한 번도 타이밍을 맞춰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마침 그 메시지를 발견했다. ‘이번엔 꼭 해보자’ 결심했지만 하필 잠깐 외출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 광클 준비는커녕 나가느라 바빴다. 그러다 우연히 휴대폰 보니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감사합니다”를 외치고 있었다. 늦었구나 싶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눌러봤다.
오, 놀랍게도 98번째로 당첨됐다. 아싸!
스타벅스 커피도 반갑지만 더 기분 좋은 건 사부님이 쿠폰에 적어둔 메시지였다.
갖고만 있어도 "아무튼 성공하는 부적”
왠지 올해는 정말 성공적인 투자자로 거듭날 조짐이 보인다 보여. 이건 분명 좋은 신호가 틀림없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