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턴 금지

백일백장 마흔하나

by 민희수

운전을 하다 신호에 걸려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면 유독 시속 50km 속도제한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나이를 속도에 비유한 것이 오늘따라 더 그럴듯하게 다가온다.

게다가 그 옆에 붙은 표시—비보호 좌회전은 가능하되 유턴은 금지—가 참 묘하게 인생 같다.

옆길로 빠질 수는 있지만 그 선택에는 보호가 따르지 않고, 되돌아가는 길은 아예 허락되지 않는 것이다.

아마 많은 이들이 나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나이 들어보니 어른들의 말이 옳게 들리고, 친구의 생각이 어느새 내 생각과 꼭 닮아있기도 한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다 공감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설령 나 같으면 도저히 하지 않을 생각과 행동조차 이제는 '그럴 수도 있지' 하며 넘어가게 된다.

우리는 누구도 완전히 알 수 없는 존재다. 스스로도 다 알지 못하는데 타인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건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나이가 쌓이면서 이제는 옳고 그름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바뀌어 간다.


내 걸음은 느려졌지만 세월은 어느새 오십의 속도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다.

속도는 빨라졌지만 그 찰나의 순간에도 스며드는 풍경이 있고 잠시 스쳐 지나가기에 마음속에서는 더욱 선명해지는 깨달음이 있다. 되돌아갈 수 없으니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내는 수밖에...


minisu202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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