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타고 오하우 북부로!_하와이7

백일백장 예순여섯

by 민희수

아침에 눈을 뜨니 몸살 기운이 거의 사라졌다. 다만 이번에는 남편이 나에게서 감기를 옮아 고생 중이다. 그래도 어제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하니 다행이다. 원래 오늘은 렌터카로 오아후섬을 둘러볼 생각이었는데, 알아보니 국제면허증뿐 아니라 우리나라 운전면허증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작년 오키나와 여행을 위해 국제면허증을 준비해 둔 터라 안심했는데 한국 면허증을 챙겨 오지 않은 것이었다. 결국 렌터카는 포기하고 HOLO 버스카드에 하루권을 충전해 오아후 북부로 버스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목적지는 거북이로 유명한 라니아케아 비치. 버스로 2시간 50분이 걸린다고 해서 천천히 창밖 풍경을 즐기며 가보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버스 안의 강한 에어컨 바람은 예상치 못한 복병이었다. 겉옷을 챙기지 않아 추위에 시달리던 중, 마침 40분쯤 지나자 쇼핑몰이 있어서 아점도 먹고 할인점에서 저렴한 겉옷까지 구입할 수 있었다. 다행히 버스도 곧장 다시 탈 수 있었다. 그렇게 북쪽으로 향하는 길에 펼쳐진 풍경은 정말 놀라웠다. 왼쪽으로는 영화 속에서나 보던 웅장한 산맥이 이어지고, 고개만 살짝 돌리면 오른쪽에는 바다와 파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다가온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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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한 라니아케아 비치.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이곳은 모래사장보다는 평평한 바위가 많은 해변으로 거북이들이 햇볕을 쬐러 올라온다고 했다. 처음에는 바닷물 속에서 거북이 얼굴만 잠깐

내밀더니, 이윽고 누군가 “거북이가 올라왔다!”라는 소리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갔다. 정말로 커다란 거북이 한 마리가 바위 위에 올라와 뭔가를 우물거리고 있었다. 멀리서 보면 등껍질이 바위와 구분이 안 될 정도였다. 스노클링 할 때는 바닷속에서 더 많은 거북이를 만났지만, 이렇게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육지에서 마주한 거북이는 또 다른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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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아직 하와이에서 오아후섬 한 곳만 겨우 둘러본 것뿐이다. 다음에 온다면 가보고 싶은 곳이 아직도 너무 많다. 동남아에 비해 가성비가 좋은 여행지는 아니지만 규모와 매력은 확실히 다른 차원이어서 다시 오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


어느새 여행의 마지막 밤이다. 내일 아침이면 체크아웃을 하고 와이키키를 떠난다. 이번 여행은 감기 때문에 약간 고생도 했지만 큰 탈 없이 무사히 즐길 수 있었음에 감사한 마음뿐이다.

지금은 너무 피곤한 관계로 긴 후기는 집으로 돌아가 사진을 정리하며 쓰기로 하고 이만 오늘의 기록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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