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언니와 "리코!"

백일백장 예순여덟

by 민희수

시차적응이 쉽지가 않다. 하와이와 한국의 시차는 19시간, 단순히 시각으로만 계산하면 5시간 남짓의 차이라 금세 적응할 줄 알았다. 그러나 몸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다. 낮인데도 몸은 밤처럼 무겁다. 게다가 완전히 낫지 않은 몸살과 비행 후유증 탓인지 귀 먹먹함도 여전하다. 원래 귀가 약한 편이라 비행이 늘 힘들지만 이번엔 유난히 불편했다. 청력에는 큰 이상이 없다 하니 다행이다.

어제저녁, 작은 언니네서 리코와 상봉했다. 반가움에 꼬리를 마구 흔드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건강하게 잘 지내준 것이 고맙고, 무엇보다 그 시간을 함께해 준 언니네 가족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겁이 많고 강아지를 무서워하던 작은 언니가 이제는 리코를 척척 맡아준다. 이번에는 조카의 수시 원서 기간과 겹쳐 더욱 힘들었을 텐데 큰언니 도움 없이도 끝까지 돌봐주었다.

밥투정, 실외배변, 심지어 여러 번 물리기까지 했던 8일을 감당해 준 언니의 노고를 생각하면, 내가 사 온 선물은 턱없이 부족하다. 생각해 보니 벌써 네 번이나 맡아준 터라 미안한 마음이 더욱 크다.


집에 돌아온 리코는 기분이 한껏 들떠 있었다. 소파와 의자를 번갈아 차지하고, 장난감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여행가방 냄새까지 열심히 맡는다. 새벽에는 남편이 잠을 이루지 못해 거실에 올라와 소파에 누워 있었는데, 나와 남편 사이를 오가느라 리코도 잠을 설치며 함께 시차적응 중이다.


minisu20250912RICO


여행가방을 풀고 빨래를 돌리니 일상으로의 복귀가 한결 가까워졌다. 여독을 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미루지 않고 정리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내일부터는 성당 일정으로 바쁘다. 여행 후의 텅 빈 마음을

봉사로 채울 수 있으니 감사해야지. 미뤄둔 기도로 차분히

몸과 마음의 리듬을 되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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