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백장 예순아홉
어젯밤부터 멀미하듯 속이 울렁거린다. 위장약을 먹고 자고 일어나니 나아져 성당에는 다녀왔지만 집에 와서 점심으로 제육볶음을 먹고 나니 다시 속이 불편했다. 도서관에 가는 길에 약국에 들러 증상을 이야기하니 활명수와 한방가루약을 주셨다. 복용하고 나니 체증이 가라앉고 귀 먹먹함도 사라졌다. 저녁에는 밀키트로 준비해 둔 돼지고기 김치찜을 맛있게 먹었는데 또다시 귀부터 먹먹해지고 속도 다시 답답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예전에 어지럼증으로 병원에 다닐 때 짠 음식과 카페인을 줄이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났다. 이번에는 어지럽지는 않아 눈치채지 못했지만 여행 내내 평소보다 훨씬 짜게 먹었다. 하와이 감자칩은 또 왜 그렇게 맛있던지, 거기다 라면까지 즐겼으니 몸이 반응할 만하다. 단순히 여독 때문이라고만 여겼는데 원인을 늦게라도 알아차린 게 다행이다.
여행하는 동안 느슨해져서, 순간의 즐거움을 위해 무심히 먹었던 음식들이 결국 내 몸의 이상증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불편함은 불행이 아니라 신호다. 다시 균형을 잡으라는, 나를 돌보라는 몸의 메시지다.
이번 경험 덕분에 건강을 지키는 삶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한 끼의 선택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작은 습관 하나가 몸을 지키고 마음까지 편안하게 만든다.
내일부터는 심플하고 가볍게, 몸이 반길만한 음식을 먹으며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