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엄치듯이 가겠습니다.

백일백장 이른

by 민희수

바닷속에서 헤엄치듯이 살아가고 싶다. 이번 하와이 바다에서의 경험은 나에게 새로운 자유를 경험하게 해 주었다.


와이키키 바다에서 가슴 높이쯤 되는 곳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는데, 큰 파도가 밀려오자 어쩔 수 없이 발이 닿지 않는 바다로 떠밀렸다. 순간 겁이 났지만 이상하게도 그 파도가 싫지 않았다. 파도에 자꾸 쓰러지다 보니 오히려 생각을 하게 되었다. 중심을 잃는 건 파도 때문이 아니라, 내가 바닥에 발을 붙이고 버티려 하기 때문이구나. 몇 번 더 부딪히고 나서야 요령이 생겼다. 파도가 오기 전에 발을 떼고 몸을 맡기면, 파도는 부드럽게 나를 밀어줄 뿐 결코 쓰러뜨리지 않는다는 것을.



스노클링을 하던 날, 구명조끼와 안전요원들이 있었기에 든든하기도 했지만, 좋지 않은 컨디션으로 깊은 바다로 몸을 던진 순간 오히려 더 편안함이 밀려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디에도 막힌 곳이 없는 바다, 그야말로 우주 같은 공간이었다. 감기몸살은 마치 배 위에 두고 온 듯, 이 바다에서는 애초에 허락되지 않는 것처럼 기적 같은 순간의 회복을 경험했다. 바다에서 나는 자유롭게 춤추고 있었다.

호흡 장비가 낯설어 처음엔 걱정했지만 놀랍게도 금세 익숙해졌다. 평소에는 가끔 이유 없이 호흡이 답답한데, 그 작은 장비 하나에 의지하면서도 오히려 더 편안하게 숨 쉴 수 있었다.


파도는 힘을 빼는 법을 알려주었고, 깊은 바다는 나에게 한없는 자유와 해방감을 선물해 주었다.

삶 역시 그러하지 않을까. 우리가 붙잡으려 애쓰는 안전과 확신이 때로는 우리를 더 흔들리게 한다. 그러나 두려움을 내려놓고 흐름을 받아들이면 예상치 못한 평온과 자유가 찾아온다.

바다는 결국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나를 더 크게 품어주는 진정한 스승 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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