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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근 Sep 26. 2021

글을 쓰는 이유 네 가지

새벽 5시 20분, 컴퓨터 앞에 앉아 이런저런 글을 썼습니다. 30분 뒤 해가 뜨고 바깥이 점점 환해졌습니다. 의자를 왼쪽으로 90도 돌려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봤습니다. 비가 올 것 같은 차고 습한 공기의 질감이 좋습니다. 하늘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가라앉았습니다. 잠시 눈을 감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왜 글을 쓰고 있을까?'

'글을 쓰는 이유는 뭘까?'


생각 끝에 글 쓰는 이유를 네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돈"

"명예"

"재미"

"의미"




1. 돈, 명예는 글을 계속 쓰고 싶게 하는 감초 역할을 담당합니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수억 원의 돈을 벌고, 사인을 받으러 오는 독자에게 눈인사를 건네는 일은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히죽거리며 글을 씁니다.


아직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려면 멀었습니다. 그래도 한 달에 몇만 원이나 되는 인세를 받으니 신납니다. 인세가 입금됐다는 메시지를 볼 때마다 여전히 신기합니다.


글쓰기로 버는 돈은 적지만 글쓰기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좋습니다. 성취감이 느껴지고 동기부여가 됩니다.



2. 글쓰기가 재미있습니다. 재미있으니 누가 시키지 않아도 글을 씁니다. 단어를 다른 단어로 바꾸고, 모르는 어휘를 외우고, 문장의 배치를 조정하는 작업이 즐겁습니다. 글로 내 생각,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누군가가 제 글을 읽을 생각을 하면 엉덩이가 들썩입니다. 독자의 크고 작은 반응에 코끝이 시립니다. 손수 제 브런치를 방문해서 글을 읽어준 것만 해도 감사한데, 본인의 생각과 감상을 댓글로 남겨주니 더할 나위 없이 기쁩니다.


제 책의 리뷰를 읽는 것도 소소한 재미입니다. 힘이 되는 리뷰만 있는 건 아니지만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남겨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 글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3. 글을 쓰면서 성장합니다. 사물과 현상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남의 말에 좀 더 귀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기 전이라면 스쳐 지나가고 말 것을 한 번 더 보고 메모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생각의 꼬리를 무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상대방이 쉽게 이해하도록 글을 쓰는 훈련을 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풀었습니다. 땅에 버려지던 출퇴근 시간을 유의미하게 바꾸었습니다. 모두 글쓰기가 제게 준 선물입니다.

글을 쓰면서 나만 바뀐 건 아니었습니다. 제 글은 읽는 사람도 바꾸었습니다. 공부에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가 제 책을 읽고 공부를 시작했다는 학생, 책에 관심이 없었는데 제 책은 읽었다는 청소년의 소감을 접했습니다.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열망이 생깁니다.




현재 글을 쓰는 네 가지 이유의 비중을 나눠보면 


돈 10%

명예 10%

재미 40%

의미 40%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재미와 의미가 있는 데다가 돈과 명예까지 따라오니 글쓰기보다 매력적인 일이 없습니다. 글쓰기를 끊을 수가 없습니다.


글에는 힘이 있습니다. 글쓰기는 나를 바꾸고, 남을 바꾸고, 사회를 바꿉니다. 내가 쓰는 글은 공간을 넘어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칩니다.


글쓰기를 통해 나를 응시하고, 남에게 나를 공유하세요. 글을 써야 하는 이유를 찾았다면 주저하지 말고 첫 자음을 쓰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글이 나와 남, 우리를 연결하는 실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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